글,문학/故事成語

금의야행(錦衣夜行)

淸潭 2013. 7. 27. 10:23

금의야행(錦衣夜行) 


       유방(劉邦)에 이어 진(秦)나라의 도읍 함양(咸陽)에 입성한 항우(項羽)는 유방과는 대조적인 행동을 취했다. 우선 유방이 살려 둔 3세 황제 자영(子孀)을 죽여 버렸다(B.C. 206).

또 아방궁(阿房宮)에 불을 지르고 석 달 동안 불타는 그 불을 안주 삼아 미녀들을 끼고 승리를 자축했다. 그리고 시황제(始皇帝)의 무덤도 파헤쳤다. 유방이 창고에 봉인해 놓은 엄청난 금은 보화(金銀寶貨)도 몽땅 차지했다.

모처럼 제왕(帝王)의 길로 들어선 항우가 이렇듯 무모하게 스스로 그 발판을 무너뜨리려 하자 모신(謀臣) 범증(范增)이 극구 간했다.

 

 그러나 항우는 듣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오랫동안 누벼 온 싸움터를 벗어나 많은 재보와 미녀를 거두어 고향인 강동 (江東)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그러자 한생(韓生)이라는 사람이 간했다.

"관중(關 中:함양을 중심으로 하는 분지)은 사방이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요충지인데다 땅 이 비옥하옵니다. 하오니 이곳에 도읍을 정하시고 천하를 호령하시오소서."

그러나 항우의 눈에 비친 함양은 황량한 폐허일 뿐이었다. 그보다 하루바삐 고향으로 돌 아가 성공한 자신을 과시하고 싶었다. 항우는 동쪽 고향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부귀한 몸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은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가는 것(錦衣夜行)'과 같아 누가 알아줄 것인가……."

항우에게 함양에 정착할 뜻이 없다 는 것을 안 한생은 항우 앞을 물러나자 이렇게 말했다.

"초(楚)나라 사람은 '원숭 이에게 옷을 입히고 갓을 씌워 놓은 것(沐糅而冠)처럼 지혜가 없다'고 하더니 과연 그 말대로군."

이 말을 전해 들은 항우는 크게 노하여 당장 한생을 삶아 죽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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