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움직임이 번뇌에 막힘/「대지도론」
「대지도론(大智度論)」에서는 다음과 같이 논하였다. “또한 누군가 ‘땅〔地〕은 견고하지만 마음〔心〕은 형태와 질량〔形質〕이 없다’고 말한다면 모두 허튼 이야기이다. 이것을 부처님께서는 ‘마음의 힘이란 커서 반야바라 밀을 행하므로 이 대지를 흩어 작은 티끌로 만든다’고 말씀하셨다.
땅이란 색. 향기. 맛. 감촉. 무게가 있기에 그 자체에는 작용이 없고 물은 냄새가 적으 므로 그 작용은 땅보다 낫고, 불은 향기와 맛이 적으므로 그 힘은 물을 이기고, 바람은 색. 향기. 맛이 적으므로 그 움직임이 불보다 나은 것이다.
마음에는 이 네가지(四大)가 없기에 그 힘이 크다. 그러나 마음은 번뇌에 매이기 때문에 그 힘이 적어진다. 우선 새어나감이 있는 선심〔有漏善心〕은 비록 번뇌가 없다 하여도 마음이 제법(諸法) 의 상(相)을 취하므로 그 힘 또한 적어진다. 또한 성문, 연각(聲聞, 緣覺)의 새어나감이 없는 마음〔無漏心〕은 비록 ‘상(相)’을 취하지 않는다 하여도 지혜에 한계가 있다. 그리하여 무루(無漏)의 도에서 벗어날 때에는 6정(六情)이 세속에 따라서 분별하여 제법 의 상을 취하기에 마음의 힘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
제불과 대보살의 지혜는 한량없고 가이없어 항상 선정(禪定)에 안주하니, 세간과 열반의 분별이 없다. 제법의 실상(實相)은 실제로 차이가 없지만 지혜에는 우열이 있다. 그러므 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자는 완전히 청정하여 장애가 없어 한 생각 가운데 시방의 모든 것, 즉 항하의 모래알처럼 수많은 삼천대천세계의 국토, 대지, 산, 그리고 작은 티끌마저 흩어 버린다. 그러므로 그의 마음에는 이와 같은 큰 힘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중생은 망(妄)이 가로막혀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 바라오니, 이 법문을 듣는 자는 선정을 닦고〔隨順〕스스로 수행하여 본디 청정한 깨 달음의 본체와 계합해야 한다. 이것은 무슨 일을 착수하거나 힘들여 하는 어려운 일이 아 니라 마음만을 가다듬으면 되는 일이다. 오늘날 절은 어디에나 널려 있고 먹을 것 입을 것 은 늙어 죽는 날까지 넉넉하여, 사람이 살아가는데 걱정거리가 되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 는데, 여기에 뜻을 두지 않는다면 부처의 은덕을 저버리는 일이 아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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