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명상글] 세상의 끈

淸潭 2011. 3. 5. 16:05

출처;음악정원

글쓴이;사맛디

 

아침의 명상
 
 
     
      ♤ 세상의 끈 ♤ 至若絶絃之痛 지약절현지통 我幸而有目焉 誰與同吾視也 아행이유목언 유여동오시야 我幸而有耳焉 誰與同吾聽也 아행이유이언 유여동오청야 我幸而有口焉 誰與同吾味也 아행이유구언 유여동오미야 我幸而有鼻焉 誰與同吾嗅也 아행이유비언 유여동오후야 我幸而有心焉 將誰與同吾智慧靈覺哉 아행이유심언 장유여동오지혜영각재 지기(知己)를 잃은 아픔에 이르렀으니, 내 다행히 눈이 있다고 하나, 누구와 더불어 내 보는 것을 같이 볼 것이며, 내 다행히 귀가 있다고 하나 누구와 더불어 내 듣는 것을 같이 들을 것이며, 나에게 다행히 입이 있다 하나 누구와 더불어 같이 맛볼 것이며, 나에게 다행히 코가 있다고 하나 누구와 더불어 내 냄새 맡는 것을 같이하며, 나에게 다행히 마음이 있으나 장차 누구와 더불어 내 지혜와 깨침을 함께 하리요.
                                                                             
      벗이란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끈이다. 
      그러니 그 끈이 끊어지면 
      어떻게 세상과 만날 수 있으랴. 
      연암 박지원(燕巖 朴趾源)은 “사귐에는 서로 알아주는 것보다 
      귀한 것이 없으며, 
      즐거움에는 서로 함께 느끼는 것보다 지극한 것이 없다.
      (交莫貴乎相知 樂莫極乎相感)”고 하였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깊이 이해해 주는 사람에겐 
      마음을 여는 법이니, 
      마음을 열지 않고서는 
      서로 소통될 수 없으며 
      소통되지 않고서는 
      서로 함께 느낄 수가 없을 것이다. 
      마음을 함께 나눌 이가 없는 삶이란, 
      물 없는 사막처럼 삭막한 것이니 
      그 영혼이 어찌 
      시들지 아니하리오.   
      사람들의 코를 막아 버리면 바로 죽고, 
      눈을 막으면 아무것도 못 보게 된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외부세계와 교류해야만 생명력이 
      신선해지고 충만해진다.
      함께 보고 함께 듣고 
      함께 말하고 함께 먹고 즐기며 
      무엇보다 마음을 함께하는 ‘벗’에서 
      우리의 세계와 생명력은 더 넓어지고 깊어지고 
      충만해지고 신선해진다. 
      무릇 친구는 
      기쁨을 두 배로 하고 
      슬픔을 반으로 해 준다고 했거니와, 
      그가 아니면 기쁨을 
      누구와 나눌 것이며, 
      그가 아니면 슬픔을 어디로 
      쏟아 부울 것인가.
      마음에도 
      습량(濕量)이라는 것이 있거니와, 
      인생이 깊어지는 것은 
      사람을 얼마나 많이 아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안쪽까지 젖을 만큼 
      마음을 얼마나 나누었으며 
      그 깊이와 질량이 
      어떠한가에 있을 터이다. 
      정녕 벗이란 
      세상과 나를 이어주고 
      만나게 하는 깊은 끈이거니, 
      그 끈이 짧거나 혹 끊어진다면, 
      내 눈과 귀와 입과 코와 
      마음이 닿는 삶의 폭도 
      짧아지거나 끊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