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外直中通

淸潭 2011. 1. 17. 19:55

外直中通

 

莫逐有緣, 勿住空忍

있다고 쫓지도 말고, 빈 곳이라도 머물지 말라.

     - 금강경 -

 

인연이 있다고 쫓지도 말라고 한다. 인연이 닿으면 쫓아 가는 게

우리의 마음이다. 빈 곳이라고 머물려고 한다. 인연은 사바하에 깃든

영혼과의 교접이다. 하지만 이 누리는 이러한 인연이 아니다. 그저 티끌에

묻어 게염(욕심)을 좇는 것일 뿐이다. 빈 자리라고 어디 그게 빈 곳인가.

마음에는 욕심이 도사리는 한, 빈 곳은 없을 뿐이다.

 

마음이 이는 곳에 머물지 말라는 말은 그래서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無所住以生其心/ 生心이란 물욕이 일어나는 바탕이자 온갖 티끌이

묻어나는 근본이다.

 

[논어] <안연>에서도 克己復禮라고 한다. '己'란 바로 사욕(私慾)이라고

[논어집주]에서도 풀이하고 있다. 자신의 욕심을 이기지 못하면 결국 사욕에

휘둘려 본심을 잃고 망나니가 되는 것이다.

 

각박한 세상에 좀 더 너그럽고 사욕을 부리지 않는 것 또한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묘책일 것이다. 연꽃의 대궁처럼 속을 비우며 진흙을 묻히지 않는

슬기와 깨끗함이 더욱 절실한 요즘이다. 外直中通이랄까!

 

회원님들 추운 날씨 평안하시길 빕니다.

 

단기 4344년 1월 17일

불이당 강상규 頓首 謹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