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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키워낸 노민상 수영대표팀 감독 전격 사퇴

淸潭 2011. 1. 13. 19:56

박태환 키워낸 노민상 수영대표팀 감독 전격 사퇴

 

박태환(22)을 세계적 수영스타로 키운 노민상(55) 경영(競泳)대표팀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노민상 감독은 1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4층 아테네홀에서 대한수영연맹이 주최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포상식에 참석한 뒤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노 감독은 “우리 수영을 열렬히 응원해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그런 분들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었다. 박태환이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을 치르면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저 혼자 때문이 아니었다”며 “이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짓고 싶다”고 말했다.
   

노민상 수영대표팀 감독이 13일 오후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수영대표팀 포상식에서 용퇴를 발표하며 박태환과 포옹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기흥 대한수영연맹 회장. /뉴시스

 노 감독은 대표팀 감독직에서는 물러나지만 대한수영연맹과 관계는 유지하면서 유망주 발굴·육성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박태환이 지금 한국 수영 기둥이지만 제2, 제3의 박태환을 어디든지 쫓아가서 발굴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노 감독은 “어디든 불러주면 달려가서 도와줄 것이다. 상당히 마음 아프지만 훌륭한 후배들을 위해 이쯤에서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좋은 일 아닌가 생각한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며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이기흥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노 감독이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이미 “많이 지쳤고 힘들다. 선수들의 기량도 많이 올라왔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연맹에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자며 노 감독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당분간 경영대표팀은 수석코치인 안종택 코치가 감독직을 대행하고 연맹은 경기력 향상위원회를 열어 새 감독을 영입할지, 내부에서 뽑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감독은 수영 명문인 오산중을 거쳐 오산고에 진학했지만, 선수로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학업을 중단했다. 1980년 군 복무를 마친 뒤 선수가 아닌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노 감독은 박태환을 7살 때부터 가르쳤다. 5살 때 천식이 있던 박태환에게 의사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시킨 그의 부모는 처음엔 가까운 스포츠 센터 수영반에 보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선수로 키워볼 생각에 수소문 끝에 노 감독의 수영 클럽을 찾아 박태환을 들여보냈다. 박태환의 타고난 지구력과 폐활량을 보고 가능성을 알아차린 노 감독은 줄곧 그를 지도해왔다.
   
노 감독은 2006년 8월 캐나다에서 열린 팬퍼시픽선수권대회 직전 처음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고교 중퇴 학력으로 수영대표팀 감독을 맡은 것은 노 감독이 처음이었다.
   
노 감독은 이후 경영대표팀 감독을 계속 맡아 박태환이 아시안게임 2회 연속 3관왕(2006·2010년)을 비롯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등을 따며 세계적 스타로 성장하도록 이끌었다. 2009년에는 소강체육대상  지도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