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T―뉴스 이정혁 기자, 백지은 기자]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첫경기인 한국 대 그리스전이 12일 오후 8시 30분 열렸다. 전국민의 뜨거운 응원열기가 이어진 가운데 5인조 여성그룹 LPG도 응원 행렬에 동참했다.
T-뉴스 기획 '걸그룹 숙소탐방'을 위해 지난해 숙소를 급습한데 이어 두번째로 이들의 숙소를 찾았을 때 멤버들은 한창 응원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T-뉴스를 보자마자 가연은 "저번 기사 때문에 '야동 가연'이란 별명이 붙었다"며 앙탈을 부렸다.
▶ 섹시한 붉은 악마 등장
LPG는 리폼한 붉은 티셔츠와 핫팬츠로 시원하게 몸매를 드러내고 등장했다. 리본을 포인트로 큐티섹시한 붉은 악마로 변신한 이들은 피자 두 판과 음료 피트병 4개, 포도를 비롯한 과일과 각종 과자를 늘어놓고 응원준비를 시작했다. 가연은 "맥주가 없어!"라며 연신 운동경기 관전의 백미인 치맥(치킨과 맥주)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되기 한시간 전인 오후 7시 30분. 한상 가득 먹거리를 준비한 LPG는 경기 스코어를 예측했다. 세미는 1대 0, 유미는 1대 1, 은별은 2대 0, 수연은 2대 1 승리를 예상했다. 가연은 독특하게 "0대 0 무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8시. LPG는 TV 앞에 모여들었다. "뱃살 굴욕에 걸릴 수 없다"며 한사코 착석을 거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내 피자 뚜껑을 개봉하며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오는 14일 컴백 준비를 위해 사이즈를 재야한다던 멤버들은 거리낌없이 식사를 시작했다. 특히 세미는 "먹으면서 살찔 걱정하면 오히려 더 (살이) 찐다더라. 먹을 땐 즐겁게 먹는 것이 최고"라고 설명했다.
▶ 첫 골 터지자마자 "저 선수 결혼했어?!"
오후 8시 30분.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됐다. 식사에 열중하던 LPG 멤버들도 어느새 경기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6분 후 그리스 선수가 이영표 선수에게 반칙을 하자 "너무하다"며 분개한다. 불만을 토로하는 것도 잠시. 한국 대표팀의 첫 골이 터졌다. LPG 멤버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세미는 직접 재연까지 한다.
가장 독특했던 것은 수연의 반응. 그는 이정수 선수가 첫 골을 넣자마자 "언니, 이정수 선수 결혼했어요?!"라고 말해 주변을 폭소케했다. 하지만 수연은 이에 굴하지않고 "정말 축구선수가 최고인 것 같다"며 찬사를 보냈다. 세미 역시 "나는 이호를 좋아했는데 친구(양은지)랑 결혼하더라"라며 거들고 나섰다. 가연은 기성용의 이름을 외쳤다. 어린데다 잘생기기까지 한 기성용은 LPG 전체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고.
그렇다면 이들이 축구선수에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멤버들은 장딴지와 허벅지, 한껏 업된 엉덩이를 매력 포인트로 꼽았다. 특히 가연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근육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아온 노력들이 보이는 근육이라 섹시한 것 같다. 땀흘리는 모습도 물론 섹시하지만 허벅지가 최고"라고 말했다. 유미는 "보통 여자들이 남자를 볼 때 엉덩이를 많이 본다. 축구선수들의 경우 힙업이 제대로 되어있기 때문에 섹시한 것 같다"면서도 "나만 그런가?"라며 부끄러워했다.
섹시스타 LPG와 축구선수의 만남이라. 그럴듯하다. 혹시 축구 선수를 사귄 적은 있을까? 가연은 "못사귀어봤다. 소개 좀 시켜달라"며 눙쳤다. 세미는 "축구선수가 싸이월드 일촌신청을 한 적은 있다. 궁금해서 그분 미니홈피에 들어가봤더니 인터뷰했던 기사들이 있더라"라며 "어떻게, 일촌 수락해볼까요?"라고 답했다. 수연은 "언니도 포항이에요?"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그럼 축구 선수가 남자친구라면 어떨까? LPG 멤버들은 "당연히 좋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세미는 "본인이 자주 만나지 못한다는데 대한 미안함 때문에 만나면 정말 잘한다더라"라고 설명했다. 전반전이 끝나갈 때 쯤 쏟아지던 비가 잦아들었다. 멤버들은 "생각보다 골을 빨리 넣었고 선전해줘서 재밌게 경기를 봤다"며 "오늘 경기를 이기려나보다. 경기에 이겨 사람들이 거리로 뛰어나가라고 비가 그친 것"이라며 웃었다.
▶ 후반전, "아쉬운 박주영, 내 남편 박지성"
후반전 경기가 시작됐다. 세미는 스케줄 때문에 이동, 유미 가연 은별 세미 4명의 멤버가 남아 응원 열기를 이어갔다. 오후 9시 38분께 박지성 선수가 두번째 골을 뽑아냈다. 거친 함성을 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LPG 멤버들. 특히 막내 은별은 "역시 박지성이다. 미래의 내 남편답다"고 외쳤다.
이내 "박지성 선수 부모님이 연예인 며느리는 절대 안된다고 하셨다"라는 언니들의 충고가 이어진다. 하지만 유미 역시 "갑자기 사람이 잘생겨보인다"며 기쁨을 감추진 못했다. 가연은 박지성 선수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며 "저 장면 '당신을 믿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분명히 CF에 나온다"고 말해 멤버들을 폭소케했다.
오후 9시 49분. 박주영 선수가 추가 득점 찬스를 놓쳤다. 이어 경기 종료를 얼마 앞두고 찾아온 득점 기회마저 놓쳐버렸다. 하지만 멤버들은 "박주영 선수가 골 운이 없었지만 잘하고 있다"며 더욱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반면 김남일 선수가 투입되자 가연은 "2002년엔 내 남자였는데…"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7대 1로도 지지 않는 터프한 매력에 푹 빠졌다고. 김보민 아나운서와의 결혼때문에 아쉽지만 보내줄 수 밖에 없었단다.
LPG는 "그리스가 우릴 너무 만만하게 봤다"며 유키스의 '만만하니'를 부르는 등 단체 응원을 펼쳤다. 경기가 끝나가며 '치맥의 상실'외에 또다른 불만거리가 대두됐다. 그것은 바로 '남자의 부재'. 세미도 빠지고 여자끼리만 응원을 하려니 아무래도 심심하다는 것이다. 특히 옆집엔 남자들의 응원소리만 들려 번개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LPG가 함께 응원전을 펼치고 싶은 남자 가수는 누굴까? 비스트, 슈퍼주니어, 2AM 등 남자 아이돌그룹들이 등장한다. 가연은 "우리와 나이대가 가장 비슷한 슈퍼주니어"라고 말해 멤버들을 또 한번 웃게 만들었다.
▶ 제가 술 사겠습니다!
드디어 경기종료 휘슬이 울렸다. 한국 대표팀은 그리스를 상대로 2대 0 승리를 거뒀다. 통쾌한 승전보에 LPG 멤버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가연은 "남아공 대표팀 팀플레이가 가장 좋다고 성적 많이 기대한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팀플레이도 잘한 것 같고 무엇보다 태극전사들이 다치지 않아 너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아끼고 있는 기성용 선수가 잘 뛰어서 좋다고. 그는 "남아공 다녀와서 술 한잔 하시죠. 제가 사겠습니다"라는 화끈한 프러포즈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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