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조절/당뇨 합병증

국내 의료진들 “김정일, 뇌졸중 개연성 있다”

淸潭 2008. 9. 10. 12:58

국내 의료진들 “김정일, 뇌졸중 개연성 있다”

 

 

 

뇌출혈보다 `뇌경색' 가능성"

북한 김정 국방위원장의 뇌졸중(stroke) 가능성에 대한 외신들의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이 그동안 당뇨와 심근경색 등의 질환을 앓아왔던 점으로 미뤄볼 때 이에 따른 합병증으로 뇌졸중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방오영 교수는 "몸속 당 수치는 뇌졸중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그동안 김 위원장이 심한 당뇨와 함께 심근경색 등의 관상동맥질환을 함께 앓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던 점을 볼 때 뇌졸중이 발생했을 개연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권순억 교수도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알려진 보도 내용으로 볼 때 뇌졸중 고위험군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당뇨와 고콜레스테롤증 이 두 가지 만으로도 뇌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졸중은 혈관 속을 떠돌아다니던 혈전(피찌꺼기)이 뇌혈관의 흐름을 막아 생기는 질환이다. 혈전이 관상동맥의 흐름을 방해하면 심근경색증(심장발작)이, 다리로 혈액을 운반하는 말초동맥의 혈류를 방해하면 말초동맥질환이 각각 생긴다.

특히 관상동맥에 혈전이 쌓여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지는 심근경색의 경우 이 혈전이 뇌혈관으로 옮아가 뇌졸중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성인 사망의 주요 원인 질환 중 하나로 꼽히는 뇌졸중은 크게 출혈성 뇌졸중(뇌출혈)과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뇌졸중의 70~80%가 뇌경색으로 집계되고 있다.

둘 다 발병 과정이 워낙 급박해 자칫 사망하거나, 사망하지 않더라도 심각한 후유장애를 동반하기 쉽다.

보통 뇌졸중은 전조 증상이 있다. △천정이 빙빙 도는듯한 어지럼증이 있거나 △얼굴의 한 쪽이나 손 등이 마비되는 반신마비 증상 △손발의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 △시각장애, 의식장애 △말하기 장애와 실어증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조증상은 몇 분만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방심하기 쉽고 환자 스스로의 자가진단도 어려운 편이다.

뇌경색의 경우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용해제가 널리 사용되는데 보통 뇌경색 발병 후 3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해야만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막힌 혈관을 인접한 정상 혈관으로 대체함으로써 뇌에 피가 통하게 하는 우회로 수술도 있지만 북한에서 이 같은 수술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전문의들은 만약 김 위원장이 뇌졸중이라면 뇌출혈보다 뇌경색일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뇌출혈의 경우 뇌경색에 비해 증상이 좀 더 급작스럽게 오는데다 반응도 즉각적이어서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뇌경색은 당뇨와 심근경색 등에 따른 합병증의 개념으로 볼 수 있어 외부활동을 삼간 채 장기간 치료에 들어갔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고지혈증과 당뇨, 비만 등의 증상만 놓고 봤을 때는 뇌출혈 보다 뇌경색에 가깝다"면서 "하지만 아시아인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뇌출혈 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뇌출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만약 김 위원장이 뇌경색이라면 증상이 어느 정도인지와 치료가 가능한지 여부다.

 

권순억 교수는 "만약 3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로 치료가 가능한 수준이라면 앞으로 큰 문제가 없겠지만 증상이 혈전용해제로 해결될 정도가 아니라면 치료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교수는 "뇌경색도 동맥경화에 따른 뇌경색과 심인성 뇌경색은 증상이 심하지만 작은 혈관에 의한 열공성 내경색은 일부 마비 증상이 있어도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김 위원장이 만약 뇌경색이라면 세부적으로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예후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