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바라밀 중 마지막인 지혜 바라밀을 살펴 보자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일은 바로 스스로 행복을 만드는 일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 생명이다. 살아 있는 모든 중생들의 생명은 하나 같이 귀중하다. 그게 설령 소나 말이나 돼지라도 마찬가지이다. 하물며 미물 곤충까지도 자기 목숨을 보호하고 아끼려는 본능은 있다.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일찍이 일체 살아 있는 모든 생명에는 부처가 될 근본 성품인 불성(佛性)이 깃들어 있다고 하셨다.
부처님 자비의 진폭은 이렇게 무한하고 생명 경외 사상은 무량하다. 하나의 축생이라도 죽이게 되면 다음의 부처될 성품을 죽이는 것이 되므로 살생을 못하도록 계율을 정하셨다.
이 세상에서 제일 큰 악업은 다른 목숨을 빼앗는 일이라고 설파하셨다. 그 원한은 세세생생 이어지는 악업이므로 철저히 금기하셨다. 그래서 대승불교계에서는 제일 첫째 항목이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지 말라고 되어 있다. 또는 남을 시켜서 하거나 다른 이가 살생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여도 악업이 된다고 하셨다.
앞에서 뜨거운 물로 뱀을 죽게 한 실수로 인하여 아이가 기형으로 태어나 평생을 실의 속에서 살아야 하는 예를 들었다. 그것이 바로 인과 화살에 의항 염력(念力)의 피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말세일수록 인과가 빠르다는 말이 있다. 자신도 모르게 범한 실수가 한 생명에게는 일생의 악업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인과경)에서는 '살생'에 대하여
첫째, 마음에 항상 독을 품어 세세생생토록 끊어짐이 없다.
둘째, 다른 이들이 증오의 눈으로 바라보며 좋아하지 않는다.
셋째, 항상 나쁜 생각을 가지며 나쁜 일을 한다.
넷째, 다른 이들이 그를 두려워하여 마치 호랑이나 뱀을 보듯 한다.
다섯째, 잠을 잘 때에 마음이 두렵고 깨어나도 편안하지 못하다.
여섯째, 악몽에 시달리고 질병이 많아진다.
일곱째, 목숨을 마칠 때에 미칠 듯 두려워하며 나쁘게 죽는다.
여덟째, 단명 업의 인연을 심게 된다.
아홉째, 죽어서 지옥에 간다.
열째, 만약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일찍 죽는다.
이러한 과보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살아 있는 목숨을 빼앗는다는 것 자체가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제일 잔인한 일이다.
그러므로 지혜 있는 자라면 반드시 삼가는 것이 좋다.
반면에 방생(放生)을 권하고 싶다. 가끔 보면 미구라지, 자라, 붕어의 방생은 원시적이니 인간 방생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말을 한다. 다 옳은 말씀이다. 그러나 미꾸라지의 목숨이나 사람의 목숨이나 귀한 생명이라는 차원에서는 평등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죽어가는 생명의 방생을 권한다. 새로이 태어나는 생명을 위하여 죽어가는 목숨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일이 있다.
어느 부인이 처녀 때였다. 때마침 낙동강에서 방생법회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곳으로 갔다. 그는 법회비도 못 낸 형편이었지만 마음은 한없이 기쁘고 즐거웠다. 스님의 뒤만 따라다니던 그녀에게 스님께서 이것은 너의 몫으로 방생하여라 하는 덕담과 함께 내미는 큼직한 잉어 한 마리를 낙동강에 놓아 주었다
무한한 기쁨에 마음속으로 염불을 하였다.
후에 처녀는 결혼을 하였고 드디어 첫 아이가 태어났다.
남자아이였는데 아들을 처음 보는 순간 처녀 때 낙동강에서 방생한 일이 문득 떠올랐다. 아이의 눈은 스님으로부터 받아 놓아 주었던 잉어의 눈처럼 큼직하고 서글하게 생겼더라는 얘기였다. 이것은 실화로써 직접 들은 이야기이다.
경전에는 방생을 하는 것은 부처님 말씀에 순종하는 일이며, 선업을 짓는 일이며, 공덕을 닦는 일이며, 복덕을 증장시키는 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방생과 살생의 인과는 너무나 뚜렷하므로 지혜로운 이는 잘 선택하여야 한다.
이렇게 대승불교 철학사상에서의 행동 실천덕목인 여섯 가지 바라밀을 임신부가 몸소 행한다면 임신부 자신의 행복은 물론 태어날 태아의 지난 세상 악업도 소멸된다. 그러므로 복덕과 지혜가 두루 갖추어진 아이가 태어날 수 있다.
임신부가 얼마나 굳은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그 이유는 악업이 선업으로 바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십 몇 년간 많은 임신부들에게 한결같이 태교의 중요성을 육바라밀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가르쳐 왔다. 그결과 훌륭한 아이들이 태어나는 것을 참으로 많이 보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