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블록 싣고 나갈 때마다 전선 잘랐다 붙였다
“옮겨달라”에 산자부·전남도·목포시 16개월 핑퐁
(1월 19일자 3면 보도) 특히 그는 “대불공단에 가 봤는데 폴(전봇대) 하나 옮기는 것도 몇 달이 지나도 안 된다고 하더라”며 “산자부 사람이 나와 있어 물어봤더니 도(道)도 권한이 없고, 목포시도 안 되고, 산자부도 안 되고, 서로 (미루려다)하다 보니 폴 하나 옮기는 것도 안 된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아마 지금도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이 강도 높은 규제 개혁 정책을 인수위에 마련하라며 ‘대불 공단의 전봇대’를 거론함에 따라 이 전봇대는 규제 개혁의 상징이 돼 버렸다. 이 당선인은 왜 ‘대불 공단의 전봇대’를 거론했을까. 그리고 취임 한 달여를 앞둔 대통령 당선인에게 이 전봇대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2006년 전봇대의 기억 2006년 9월 19일.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을 그만두고 지방 강연회를 다닐 때였다. 전남 영암의 대불공단에서 경영인 간담회를 하던 그는 어쩔 줄 몰라 했다. “여러분 애로가 너무 크네…. 미안해요. 세금 내고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불편을 주는 내가 미안해요. 미리 알았으면 부끄러워서 안 왔을 것 같아…. 모르고 왔어요.” 참석자들이 “선박 조립용 블록을 실은 대형 트레일러가 다니는 골목길이 좁은 데다 전봇대마저 있어 통행이 어렵다” “트레일러가 다니기엔 교량이 약한데, 보강해 달라고 해도 감감무소식”이란 하소연을 쏟아낸 뒤였다. 그는 “(전봇대 대신) 전선을 지하에 묻어 달라, 교량 좀 보강해 달라…. 얼마나 작은 문제인가. 산업 정책의 문제도 아니고…. 이래 놓고 무슨 일자리를 만든다고…”라고 말했다. 당시 기억은 이 당선인에게 너무도 생생했다. 참석자들 말 때문이 아니라 그가 몸소 체험한 일이기도 했다. 대불공단에 들어설 때 그가 탄 승합차는 한동안 멈춰서야 했다. 대형 트레일러가 전봇대를 피하느라 아슬아슬하게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차 안에서 그 광경을 다 지켜봤다. 지난해 3월 펴낸 자서전 『이명박의 흔들리지 않는 약속』에까지 이 얘기를 담았다. #2007년 전봇대의 기억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0월. 광주에서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한 그는 ‘대불공단의 전봇대’를 또 언급했다. “내가 보니까 한 달이면 다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였다. 선박용 대형 블록을 싣고 골목을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조선소가 있는) 거제도로 가는 시간보다 더 걸린다. 그래도 해보려고 노력하는 기업인들을 보면서, 나 같으면 집어 치우겠더라.” 오랫동안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활동을 해온 이 당선인에게 전봇대 문제가 뿌리 깊은 규제의 덫으로 다시 한번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전봇대의 오늘 18일 오후 4시 전남 영암군 대불산업단지. 선박 블록 제조업체인 대상중공업의 정문 앞 도로를 따라 전봇대가 줄지어 있었다. 회사 측은 블록의 높이가 10m가 넘으면 전선에 걸리기 때문에 블록을 실은 트레일러가 나갈 때마다 한국전력 측에 연락해 전선을 자른다고 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블록 옮기는 게 끝나면 몇 백만원씩 주고 전선을 다시 잇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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