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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설레임보다 편안함이 좋다

淸潭 2007. 4. 2. 14:08

 

가끔은 설레임보다 편안함이 좋다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친구가 
더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만나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뛰고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걸을 때
옷깃 스칠 것이 염려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어야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어깨에 손 하나 아무렇지 않게
걸치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해질 때가 있습니다

너무 커서,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보다는 
자신과 비록 어울리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질 때가 있습니다

말 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도 
상처받으며 아파할까봐 차라리
혼자 삼키고 
말없이 웃음만을 건네주어야  
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허물없이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질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입을 
벌린다는 것이 흉이 될까 염려되어 
식사는커녕 물 한 잔 맘껏 마실 수 없는
그런 사람보다는 
괴로울 때 찻잔을 앞에 놓고 
마주할 수 있는 사람 
밤새껏 투정을 해도 
다음날 웃으며 편하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더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비위 맞추며 사는 게 버거워 
내 속내를 맘 편히 털어놓고 받아주는

친구 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램 탓이겠지요
 좋은 글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