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명법문 명강의

“죽을 준비 미리미리 해 그래야 행복하게 살어”

淸潭 2007. 3. 4. 20:06
석남사 회주 정무 스님
 
“죽을 준비 미리미리 해 그래야 행복하게 살어”
 
 

안성 석남사 회주 정무 스님은 2월 12일 봉은사가 새해를 맞아 실시한 선지식초청법회에서 ‘불교의 죽음과 건강한 삶’을 주제로 법문했다. 5백여명의 불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법왕루에서 열린 법문을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

인류역사는 싸움판의 중생놀음
孝 정신 되살려야 모두가 상생


이곳 봉은사는 저와 인연이 깊어요. 58년 이곳에서 행자생활을 하고 사미계도 받았으니까요. 그 당시만 해도 이런 건물은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참 많이도 변했네. 지난해 내가 법문 때 효도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여러분 그동안 부모님께 지극정성으로 효성을 다했습니까. 세월은 금방입니다.

천년만년 살아도 더 살고 싶은 게 사람이여. 80~90이 되어 언제 죽을지 몰라도 자기는 빼 놓고 생각하는 거여. 죽음은 남의 일이지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죽음도 준비가 필요해요. 이사할 때 미리미리 준비한 사람은 이사 가는 날 얼마나 편해, 그렇지 않아요. 사람도 죽음을 미리미리 준비하면 죽을 때 무엇이 걱정이여. 하나도 걱정할 게 없어요.

왜 정월부터 죽는 얘기를 하나 생각하는 사람들 있지. 아녀, 아녀~. 죽는 게 별 거 아녀. 죽음은 우리 사는 연속선상에 있는 거여. 죽음을 혐오하고 기피하고 묻어두고 이런 게 부처님 문화가 아닙니다. 부처님 사상이 아닌 거여. 부처님께서 왜 왕궁을 나오셨습니까. 생사가 두려워서 그랬죠. 죽는다는데 왕이 무어고, 처자, 궁전이 다 뭐냔 말이여. 부처님은 참 현명한 분이여, 보통 사람은 날마다 죽어도 발심 못하잖아요.

죽음이 있었으니까 부처님도 깨달을 수 있었던 거여. 간혹 노인들 하는 얘기 있잖아. 죽고 싶다고. 그거 다 거짓말이여. 그 얘기 알지. 도선사에 90살 먹은 노인이 있었는데 매일 미륵부처님께 “얼른 좀 데려가십시오, 얼른 좀 데려가십시오.” 했다는 거여. 하루는 행자가 미륵불 뒤에 숨어 “오냐 얼릉 가게 해주마.” 그랬더니 “어머나, 부처님 앞에서는 거짓말도 못하겠네.” 했다는 거 아녀. 백살이 되도 죽을 준비 안돼 있으면 두려운 거여. 그러니까 미루지 마. 오늘로, 금년으로 인생 졸업한다는 생각으로 살아봐. 그러면 누구와도 원만하게, 소홀하지 않게 살 수 있을 터이니 말이어요.

일지감치 정신 차려야 돼. 사람나이가 건강나이가 있고 달력나이가 있어요. 달력나이가 오십이 되도 건강나이가 100살 된 사람도 있어. 그렇더라도 건강나이가 80이 되면 준비를 해야 돼. 대구 관음사와 국녕사에 죽음 체험하는 거 있잖아. 그거 가서 해봐요. 죽음을 의식하면 허투루 살 수 없습니다. 사람이 진실하고 충실해집니다.

따지고 보면 인류역사가 오늘날까지 전부 중생놀음 한 거 아녀. 전쟁과 불행을 일삼아 왔잖아. 다 행복을 원치만 결과가 어때, 불행하잖아. 중생소견은 다 그렇게 돼 있어. 진리를 어기고 살아서 그런 거여. 그것을 오늘날 상담학에서 외부통제라고 하지. 남을 이기려는 그것이 원인이 되서 인류사회가 이런 거여. 비판하고, 평가하고, 무한경쟁, 이런 게 다 죽이는 거여. 요즘 말로는 열린 세상이라고 하잖아. 그건 말뿐이야. 더 꽁꽁 닫혀가잖아. 우리가 정말 행복하게 살려면 남을 이롭게 해야 하는 거여. 중생은 업으로 살고 보살은 원으로 산다고 하지 않아요.

그러려면 선택을 해야 혀. 발심을 해야 한다 이겁니다. 남을 지지하고, 들어주고, 들어줄 가치가 있어서 들어주는 게 아녀. 정신과 의사는 귀만 열어놓으면 되는 거여. ‘아 예 그렇군요.’ ‘그렇게 됐군요.’ ‘그렇게 돼야 할 텐데’ 들어만 주면된다니까. 요즘 치매환자들이 참 많다고 합디다. 열에 1~2명이라니까 말이에요. 그만큼 엉뚱한 얘기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 아니겠어.

늙는 게 별게 아녀요. 우리 주위에 가까이에 있는 겨. 누가 안 늙고 누가 안 죽어. 다 늙고 죽게 돼 있어. 이게 노인문제가 아녀. 인생문제인 거여.

조선시대에 효종대왕이 있었잖아. 효도를 많이 장려해서 효종대왕이여. 그 왕이 하루는 민정시찰을 나갔는데 어떤 놈이 80넘은 노모를 업고 달려오더니 가마를 막 잡는 거여. ‘저놈 잡아라.’ 난리가 났지. 그런데 이 사람 하는 말이 “우리 어머니 평생 소원이 어가를 만져보는 거라서 내가 죽을죄를 지고 왔습니다.” 그런데 효종대왕이 “그래 참 효자로다. 저 놈한테 쌀 50섬을 상으로 내려라.” 그런데 어떤 놈이 또 그런 일을 한 거여. 그런데 동네 사람들이 데모를 하는 거여. 대왕마마 저놈이 1년 내내 불효하다가 상 타려고 저럽니다. 임금은 “어~ 그래! 장난도 아름다워, 저 놈한테도 쌀 50섬을 줘라.” 이렇게 장려한거여. 생각해봐요. 한 시간이라도 한 놈이 안 한 놈보다는 낫잖아.

오늘날 복지복지 해가며 노인학대 신고는 국번 없이 1389로 해라. 이게 무슨 세상이여. 국가가 아무리 커도 가정이 핵입니다. 핵이 건전하면 국가가 번창하는 것이여. 핵이 썩으면 나라가 아무리 넓어도 별거 없는 거여. 가정을 살리려면 부모님을 잘 모시고 그러면 청소년 문제가 사라져. 모든 행복의 토대가 되는 것이여.

얘들한테도 마찬가지여.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런 식으로 하기보다 ‘나 전달법’으로 해야 한다니까. ‘네가 이렇게 저렇게 나쁜 짓을 해서 내 마음이 아프다.’ 칭찬도 마찬가지지. ‘일찍 일어나고 밥 잘 먹으니, 아 즐거워 살맛나네.’ 요렇게 나 전달법으로 해야 하는 거여. 비판하고 나무라면 고쳐질 것 같지. 아녀, 절대 아녀. 이것은 죽이는 거여.

죽는 거 늙는 거 얘기 했으니까 건강에 대해서도 한 마디 안할 수 없지.
병이 뭐냐, 약이 뭐냐. 이걸 잘 알아야 해. 약은 독이고 병이 약이여. 병이라는 건 나를 살리는, 내 생체가 받아들이는 치유현상입니다. 나를 치유하는 현상이 병이란 거여. 병이 몹쓸 게 아니란 거여. 나를 살리는 거여 지금. 부지통(不知痛)이면 부지사(不知死)다. 통 아픈 줄 모르면 죽는 줄 모르고 죽는다 이 말입니다.

아픈 것이 뭐여, 나를 경고하고 잘못된 것을 치료하는 내 전지전능한 내 자생력이 치료하는 것을 질병이라고 하는 거여. 그래서 부처님께서 병과 벗 삼아라 이렇게 말씀 하신 거여. 건강하게 살고 싶으면 일찍 일어나.

그리고 창문을 활짝 열고 좋은 공기를 많이 들이키며 운동해. 아침 일찍 대소변 보고 생수를 많이 마셔. 그게 건강해지는 비결이여.

여러분, 행복하려면 나를 돌아보고 가정을 돌아보세요. 행복은 거기에 있는겨. 오늘날 제자가 스승을 이겨버리고, 자녀가 부모를 이겨버리고, 이긴다는 것은 자살입니다. 명심하세요. 부모님 잘 모시고 어른을 잘 모시고 얘들한테 스승으로 행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리=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