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 17696

벼슬하는 자 백성 위에 있지 않네

벼슬하는 자 백성 위에 있지 않네 사람과 사람 사이 차등이 없으니 / 人與人相等 벼슬하는 자라 해서 백성 위에 있겠는가. / 官何居民上 마음을 어질게 지니고 일 처리를 명철하게 해야 / 爲其仁且明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네. / 能副衆所望 - 이용휴(李用休, 1708~1782) 「서하로 부임하는 홍광국을 전송하며[送洪光國晟令公之任西河]」 『탄만집(集)』 이용휴가 풍천 부사로 떠나는 홍성(洪晟, 1702∼1778)을 전송하며 써준 시로 전체 5수 가운데 첫 수입니다. 『승정원일기』 영조 42년(1766) 6월 30일 기사에 홍성이 풍천 부사로 떠나며 하직(下直)하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시는 이 즈음에 지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지방관은 왕을 대신하여 백성을 다스리는 중대한 일을 맡은 사람이..

"환생은 환상 아니에요, 죽음 뒤에도 패자부활전 있죠"

"환생은 환상 아니에요, 죽음 뒤에도 패자부활전 있죠" 한겨레 입력 2021. 09. 11. 15:46 댓글 0개 14년째 죽음학 연구·강의한 내과 의사 "초반엔 긴가민가했으나 이젠 윤회 믿어" [한겨레S] 이충걸의 인터+뷰 죽음학 정현채 명예교수 정현채 교수는 2007년 죽음학 강의를 시작해 605회를 넘겼다. 그는 “환생은 환상이 아니고, 죽음 뒤에도 패자부활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당신은 언제 그 생각을 해야 할지, 지금 하는 게 나을지 잘 모른다. 아주 당황스럽고, 공포스럽고, 이상하고, 압도적이고, 놀라울 만큼 중요한 것. 악몽처럼 회의적인 것. 이 모든 것의 가장 나쁜 혼합. 바로 죽음에 대해서다. 유물론과 실증적 접근, 환원주의의 세상에 ..

<문재인 한마디에 사라진 것들>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겠습니다 --->저녁 먹을 돈이 사라짐 K방역 잘하고 있습니다 --->백신이 사라짐 일자리 상황판으로 일자리 챙기겠습니다 --->일자리가 사라짐 소득주도 성장 하겠습니다 --->소득이 사라짐 최저임금 올리겠습니다 --->최저임금 줄 사장님이 사라짐 주 52시간 노동시간 제한하겠습니다 --->노동 할 곳이 사라짐 탈원전 하고 재생에너지 개발 하겠습니다 --->전기가 사라짐 탄소중립 정책 하겠습니다 --->나무가 사라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하겠습니다 --->평화(안보)가 사라짐 저출산 해소하겠습니다 --->출산이 사라짐 카드 수수료 없애겠습니다 --->카드혜택이 사라짐 코로나 거리두기 하겠습니다 --->자영업자가 사라짐 버스공영제 하겠습니다 --->버스 노선이 없어짐 블라인드 채용 하겠..

예산(禮山) 관아의 벽에 적다

용재집 제2권 / 오언율(五言律) 예산(禮山) 관아의 벽에 적다. 이때 당형(堂兄) 무백(茂伯)이 이 고을 현감으로 있었다. 고을 작다고 관직 어이 작으랴 / 十室官無小 삼 년이면 충분히 정사가 이뤄지리 / 三年政有成 마음은 바야흐로 하하에 수고롭고 / 心方勞下下 사람들은 절로 평평에 편안하여라 / 人自易平平 사나운 범은 교화시킬 수 있어도 / 猛虎寧難化 마른 풀은 새싹 돋길 기다려야지 / 枯荑待發榮 이 고을이 몹시 잔폐(殘廢)하였던 까닭에 조정이 의논하여 특별히 형을 천거하여 다스리게 하였던 것이다. 정히 알겠노니 순리전에서 / 定知循吏傳 외숙과 생질의 이름 부끄럽지 않을 줄 / 不愧舅甥名 유공(柳公) 문통(文通)이 일찍이 이 고을 현감을 역임하여 명관(名官)으로 세상에 전해지는데, 형은 곧 유공 부인..

글,문학/漢詩 2021.08.10

청담4수 〔淸潭 四首〕

성호전집 제3권 / 시(詩) 청담4수 〔淸潭 四首〕 시내 꽃 돌길 이끼 맘껏 보고 지나니 / 溪花磴蘚恣經行 흰 바위 맑은 물이 가슴에 들어온다 / 白石淸流愜素情 구곡가 시 중에 그 무엇과 비교하랴 / 九曲歌中誰較得 진중하게 생각하고 품평하지 말기를 / 請君珍重莫題評 예전에 중흥동을 노닐 때가 생각난다 / 念昔中興洞裏遊 시내 따라 오르내리며 맘껏 구경했었지 / 沿溪上下恣探搜 지금껏 청담 있다 내 믿지를 않았는데 / 至今未信淸潭在 늙은 얼굴 맑은 물에 비춰 보니 부끄럽다 / 羞殺蒼顔照碧流 올 땐 그리 급했는데 갈 땐 어이 더딘가 / 來何急急去何遲 산수와의 깊은 인연 지금껏 몰랐구나 / 山水緣深自不知 청교에서 친구와 술을 나눠 마신 뒤에 / 恰似靑郊桮酒後 이별 못내 슬퍼하는 그 마음과 흡사하다 / 故人相別不勝..

글,문학/漢詩 2021.08.10

다 때가 있는 법

다 때가 있는 법 하수일의 본관은 진주(晉州), 자는 태이(太易), 호는 송정(松亭)이다. 과거에 급제하여 영산 현감(靈山縣監), 호조 정랑(戶曹正郎) 등을 역임하였지만 크게 현달하지는 못하였다. 문장은 의리(義理)에 근거하여 전아(典雅)하고 조리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용문의 출처는 「초당삼경설」이다. 음력 2월에 초당을 지은 하수일은 국화와 해바라기를 심었다. 상추는 그보다 늦은 3월 초에 심었는데, 채 20일이 되기도 전에 싹이 났고 4월에는 밥상에 올랐으며, 6월이 되자 꽃이 피고 열매가 맺혔다. 상추보다 일찍 심은 해바라기는 6월이 되어서야 꽃이 피고 7월에는 다 떨어졌다. 그때까지도 국화는 울창하게 푸를 뿐 꽃이 피려는 조짐이 없었다. 9월, 서리가 내리자 비로소 황금빛 노란 국화가 피어 그..

윤석열 전 총장을 만났다.

윤석열 전 총장을 만났다. 조은산 ・ 5시간 전 URL 복사 이웃 윤석열 전 총장을 만났다. 장소는 서울 광화문 인근 한식당이었다. 식사를 겸한 대화는 100분가량 이어졌고 많은 대화가 오갔으나 구체적 내용을 되짚기 힘들어 짧은 메모에 근거해 이 글을 남긴다. ​ 그는 먼저 시무 7조를 읽고 한 시민의, 직장인의, 가장의 분노가 강하게 와닿아 인상 깊었다고 그 소감을 전했다. ​ 나는 다분히 술에 취해 쓴 글이며, 그 글로 인해 인생이 뒤틀렸다 답했다. 그러자 그는 웃으며 이해한다고, 글은 결국 사람의 삶에서 나오지만, 때론 사람의 삶을 바꾸기도 하는 것이라 말했다. ​ 인생이 뒤틀린 건 나 뿐만이 아닌 것 같아 넌지시 물었다. 조국 수사 왜 했느냐고. 국정원 수사에 이어 적폐 청산까지 마무리했으니 그대..

권귀를 비웃다

권귀를 비웃다 푸른 등라 우거진 곳 밤은 깊었는데 한번 누워 보니 홀가분하여 온갖 생각 사라지네 멀리 산굴에 구름 피어나 다시 달을 가리고 작은 시내에 조수 가득 차 다리가 잠기려 하네 몸에는 벼슬이 없으니 가난해도 오히려 즐겁고 흉중에는 시서(詩書)가 있으니 비천해도 또 교만하다 서글퍼라 새벽이 찾아온 우물에는 벽오동에 서린 가을 기운이 또 쓸쓸하겠지 綠蘿深處夜迢迢 녹라심처야초초 一枕翛然萬慮銷 일침소연만려소 遠岫雲生還掩月 원수운생환엄월 小溪潮滿欲沈橋 소계조만욕침교 身無簪組貧猶樂 신무잠조빈유락 腹有詩書賤亦驕 복유시서천역교 怊悵曉來金井畔 초창효래금정반 碧梧秋氣又蕭蕭 벽오추기우소소 - 성여학(成汝學, 1557~?), 『학천집(鶴泉集)』 2권, 「권귀(權貴)를 비웃다 - 당시 이이첨이 공의 시를 보고자 하였는..

우리 선비들에게 가장 절실한 공부는오직 하학下學입니다

우리 선비들에게 가장 절실한 공부는 오직 하학下學입니다 순암(順菴) 안정복이 72세 되던 해(1783년), 자신에게 간절히 공부의 방법을 묻는 제자 황이수(黃耳叟)에게 보낸 답장에서 한 말이다. 황이수는 황덕길(黃德吉, 1750~1827)이다. 그는 형인 황덕일(黃德壹)과 같이 안정복에게 배웠고, 형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에는 순암의 정갈한 순암연보를 작성하기도 했으며, 그 학문을 성재 허전(許傳, 1797~1886)에게 전했다. 순암의 수제자였던 셈이다. 후에 이토록 각별한 사승으로 이어진 제자, 이를테면 순암의 학문의 도를 전하여 결과적으로 성호학파의 학맥을 이은 황덕길에게 순암 안정복은 “우리 선비들의 절실한 공부는 하학”이라고 가르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입으로 말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