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계절이다. 이러한 계절에는 아무래도 여기저기서 콜록대는 소리가 많이 들리게 마련. 그러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한약재 몇 가지로 가정에서도 감기를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특히, 가정요법의 경우에는 다량 복용해도 소화장애 등 특별한 부작용이 없으며 복잡하거나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는 큰 장점이 있다. 감기의 예방 및 회복에 좋은 한방약재를 알아보고 그 효능과 증상에 따라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인체의 면역력 약화가 감기 일으켜
감기는 호흡기계통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이다. 그러나 감기는 사계절 내내 쉽게 발병하고 쉽게 낫는 만큼 그다지 큰 병으로 인식하지 않아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감기를 앓고 난 뒤에 해수, 천식, 만성피로 등으로 고생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이처럼 감기 자체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체력이 저하돼 있거나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합병증 또는 질병 악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감기는 인체의 생리 기능인 ‘정기'가 약화되어 있을 때 발생하기 쉽다."는 남천한방병원 한동하 원장은 “외부의 다양한 환경변화, 즉 바람, 온도, 습도, 추위, 더위 등이 인체에 침범했을 때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 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사기(외부환경의 나쁜 기운)'와 함께 신체적으로 체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쉽게 노출 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중요한 것은 인체에 ‘정기'가 충만하면 외부의 나쁜 기운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충분히 저항 할 수 있는 면역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열에 민감한 반응 보일 필요 없어
대부분의 감기는 열을 동반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는 쉽게 달아올랐다가 쉽게 내리는 경향이 많은데, “39℃가 넘어가지 않을 경우에는 굳이 열을 떨어뜨리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한 원장의 견해다. 단순한 감기 증상에 의해 열이 나는 경우는 병을 이겨내기 위한 과정이므로 1~2시간이 지나면 열은 자연스럽게 떨어진다는 것. “38.5℃ 정도에서 열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면 급하게 해열제를 복용하지 말고 그 상태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열이 나자마자 바로 항생제나 해열제를 투여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감기에 대한 신체 저항력을 떨어뜨리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를 나타낸다. 또한 성인의 경우도 의학적인 위험기준인 41℃ 이상의 체온을 보이는 일은 흔하지 않으며 39~40℃의 체온으로 인해 뇌 손상 등의 부작용은 일어나지 않으므로 열이 나면 거의 반사작용처럼 체온을 떨어뜨리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한 원장은 조언한다. 만약 열을 식히고자 할 경우에는 미지근한 물로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 이는 말초순환을 촉진하고 혈관을 확장시켜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 좀더 강한 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수건에 알코올을 적시거나 얼음찜질을 하기도 하는데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40℃ 이상의 고열인 경우에 사용한다.
땀내면서 열 떨어뜨려야 감기 물러간다
흔히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감기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감기의 원인을 추운 날씨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감기는 공기 중의 바이러스가 코나 입안의 점막을 통해 들어와 발병한다. 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는 특히 증식이 빠르기 때문에 주위 환경이 지나치게 건조하거나 습할 경우 코나 목, 기관지의 점막이 예민해져 감기 바이러스에 보다 쉽게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날씨가 춥더라도 환기를 통해 실내의 혼탁해진 공기를 자주 갈아주고 습도를 60% 정도로 유지하면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감기에 걸리는 경우를 보면 대개 그 당시 과로했다거나 지나친 회식자리 등 체력적 소모 뒤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정기가 약화되지 않게 정신적, 육체적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영양섭취와 지속적 운동이 필수다. 칼로리가 높은 음식물을 많이 섭취하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통적인 한방치료로 감기에 의한 열을 떨어뜨리는 방법이 바로 ‘발한해열'이다. 즉, 땀을 내서 열이 떨어지게 하는 방법. 아이들에게는 잔뿌리를 제거하지 않는 뭉툭한 파뿌리 3~4개를 콩기름에 살짝 볶은 후 이것을 삶아서 차처럼 먹이면 몸을 따뜻하게 해 땀이 나면서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이때, 꿀을 첨가해 맛을 내주어도 좋다. 또한 독감 예방주사는 단지 독감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독감백신이 잠재적인 항체형성능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독감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감기에 걸리는 확률 또한 낮추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감기 뚝! 가정요법
1. 기침, 가래 : 오미자·귤껍질 오미자 한 주먹 정도를 1리터 정도의 물에 넣고 끓여 수시로 복용한다. 만약 가래도 많다면 여기에 귤껍질 반 주먹을 첨가해도 좋다. 아이들의 경우 오미자가 너무 시면 꿀을 넣거나 흑설탕을 첨가한다. 귤껍질 대신 레몬 엑기스를 넣어도 좋다.
2. 으슬으슬 오한이 날 때 : 생강 으슬으슬한 감기에는 뜨거운 생강차가 제격이다. 특히 생강의 독특한 매운 맛은 위액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흡수를 돕는다. 땀을 내는 작용도 있기 때문에 초기 감기에는 해열제로 쓰인다. 또 호흡의 기능을 높여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가 나오는 것을 촉진하며 코막힘에도 효과가 있다.
3. 목 감기 : 도라지 + 감초 목이 많이 아프면 도라지와 감초를 2 :1의 비율로 함께 믹서기에 갈아 한 번에 한 수저 정도씩 뜨거운 물에 타 마신다. 목이 많이 아프면서 기침을 많이 하는 경우는 오미자를 감초의 비율로 첨가한다.
4. 만성기침 : 오과다 만성기침에는 ‘오과다' 라 해서 5가지 과실로 달이는 차가 좋다. 몸이 허약해서 감기에 자주 걸리고 기침이 잦을 때 달여서 마시면 효과가 있다. 호두 10개, 은행 15개, 껍질을 벗기지 않은 밤 7개, 대추 10개, 생강 1개에 물 3컵을 붓고 은근한 불에 오래 달여서 반 정도로 줄면 마신다.
5. 열이 나면서 두통있을 때 : 박하 열이 나면서 두통이 있고 속이 안 좋을 때에는 박하가 좋다. 잎을 말린 것도 좋고 가루로 빻아 나온 것을 차처럼 마신다.
6. 열나고 기침날 때 : 매실 매실 2개를 약한 불에 굽다가 흑설탕 5g과 뜨거운 물 반 컵 정도에 섞어 따뜻할 때 마신다.
7. 목이 아프면서 기침날 때 : 배 흔히 배 속을 파 내어 꿀을 넣고 즙을 만들어 마시지만 번거로우므로, 큰배를 4조각으로 나눈 후 꿀을 몇 스푼 첨가하여 주전자에 넣고 우려내서 먹는 방법이 편리하고 빠르다. 목을 편안히 하고, 감기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8. 가래 끓을 때 : 은행 은행알 10개를 1회 복용량으로 물에 넣고 달여서 꿀을 적당히 첨가해 마시면 좋다. 은행은 반드시 볶거나 익혀서 먹어야 하며, 가로수에서 나오는 은행은 공해로 인한 해가 많으므로 구입시 주의를 해야 한다.
9. 목이 마르고 아플 때 : 길경 길경을 은근한 불에 달여 수시로 차처럼 복용한다. 감초 20g을 같이 넣으면 더욱 효과가 좋다.
10. 열 있고 목이 아플 때 : 무 무를 껍질째 1cm로 얇게 썰어서 그릇에 담고 무가 잠길 정도로 꿀을 넣은 후 밀봉해서 그늘진 시원한 곳에 2~3일 삭히면 무·꿀 진액이 된다. 이 진액을 더운물에 타서 마시면 특히 목이 아픈 데 좋다. 무씨인 나복자를 3~4g 달여 마셔도 효과.
출처 : [li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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