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을 결정하는 시간은 3초다. 3초 안에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야만 상대방이 호감을 갖는다. 시간이 지나면 나의 매력을 알아주겠지 하는 것은 오산이다. 그렇기에 사랑에 빠지는 첫 번째 단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도 첫인상이다. 첫인상이 나쁘면 이성이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성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보일 때에는 여자는 여자다울 때이며 남자는 남자다움이 드러날 때다. 강한 여성의 등장으로 여성스럽다는 것이 고리타분한 이야기로 치부되고 있지만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아름다움은 시대를 뛰어넘어 여전히 매력으로 작용한다.
여자가 여자답다는 것은 흉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무기다. 남들에게 첫인상부터 매력적으로 보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외모가 매력적이었던 여자
여자의 외모는 항상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여자는 자신의 외모를 갈고닦을 필요가 남자보다 더 있다. 그렇기에 호박꽃도 꽃이라는 생각은 접어두어야 한다.
장미가 호박꽃보다 사랑받는 것도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은 경쟁력이다. 여자가 지혜로우면서 아름다우면 자신의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는 길이 쉽게 열린다. 첫인상부터 호감을 주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외모로 자신이 원하던 것을 쟁취했으며 당대의 미인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여성이 프랑스 샤를 7세의 정부 아그네스 소렐이다. 아그네스 소렐은 1422년 빈곤한 귀족의 딸로 태어나 샤를 7세의 친척의 시녀로 입궁한다. 시녀로 만족하지 않았던 그녀는 자신의 외모를 무기로 왕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왕의 사랑을 받은 지 1년 만에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무기로 궁정의 숨은 권력자가 된다.
아그네스 소렐을 그린 작품은 푸케의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다. 이 작품은 샤를 7세의 재무상이었던 슈발리에가 아내 카트린 부드의 무덤에 걸기 위해 의뢰한 두 폭의 제단화 중의 하나로서 그가 짝사랑했던 아그네스 소렐을 모델로 했다.
이 작품에서 높은 이마, 깨끗한 우윳빛 피부, 잘록한 허리의 성모 마리아는 담비로 덧댄 망토를 입고 무표정한 얼굴로 가슴을 드러내고 있다. 젖을 먹이지 않는데 가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성모의 젖가슴은 인류의 중재자이자 유모라는 것을 상징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유행의 선두에 서 있던 아그네스 소렐은 젖가슴을 드러낸 옷차림을 즐겼는데 그녀를 나타내기 위해서이며 그녀가 머리카락 한 올 없이 이마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당시 그런 헤어스타일이 유행이었기 때문이다.
아기 예수의 시선과 손가락은 이 작품의 열쇠를 쥐고 있는데 왼쪽에 쌍을 이루고 있는 작품에서 슈발리에를 가리키고 있다.
푸케는 이 작품에서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뒤에 있는 천사들을 교묘하게 배치했다. 6명의 붉은색의 천사는 세라핌으로, 하나님은 천사들을 아홉 가지 등급으로 나누었는데 세라핌은 천사들 중 가장 등급이 높은 계급이다. 여섯 개의 날개를 달고 있어 육의 천사로도 불린다. 세라핌 다음으로 케루빔 천사는 푸른색으로 묘사된다. 3명의 케루빔은 죽은 이의 영혼을 천국으로 이끄는 천사다. 아기 예수의 머리 위에 있는 케루빔 천사만 정면을 바라보고 있고 나머지 인물들은 시선이 엇갈려 있는데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성모의 얼굴을 바라보게 되어 있다. 천사들은 이 작품의 주제를 강조한다.
장 푸케(1415(1422)~1480)의 이 작품과 짝을 이루는 작품이 <성 스테파노 성인에 의해 소개되는 에티엔 슈발리에>다. 서로 짝을 이루고 있는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내용, 배경, 구도, 주제, 분위기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두 작품은 원래 노트르담 성당에 안치되어 있는 카트린 부드의 무덤 위에 걸려 있다가 프랑스 혁명 중에 각기 다른 사람들에게 팔려나가 지금은 따로 떨어져 있다.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1452년경, 나무에 유채, 각각 94×85, 벨기에 안트베르펜 왕립미술관 소장
아름다운 가슴이 매력인 여자
여자는 외모가 아름답다고 해도 몸매가 엉망이면 매력이지 않다. 비만은 아름다운 외모도 비호감으로 만들어놓는다. 여자는 외모뿐만 아니라 몸매도 예술이어야만 자신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호감을 얻기 때문이다. 사랑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외모는 물론 온몸을 끊임없이 매력 덩어리로 가꾸어야만 한다.
외모도 아름다웠지만 특히 가슴이 아름다워 사랑받았던 여인이 가브리엘레 데스트리스다. 프랑스 앙리 4세의 정부 가브리엘레는 당시 아름다운 외모뿐만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가슴을 가진 여자로 명성이 높았다.
앙리 4세는 평생 50여명의 정부를 두었지만 가장 사랑했던 정부는 가브리엘레다. 그녀는 외모뿐만 아니라 정치에도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의회에 진출해 법률을 제정하는 일에 개입했으며 대사들을 영접하고 종교 전쟁을 종식시키는 일을 하기도 했다.
가브리엘레를 그린 작품이 프랑스 퐁텐블로파의 <가브리엘레 데스트리스와 자매>다.
두 여인은 당시의 관례에 따라 공중목욕탕 욕조에 앉아 있다. 우윳빛 가슴을 들어낸 두 여자들은 자매들로서 가브리엘레는 반지를 들고 있고 그 옆에 있는 자매가 손가락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만지고 있다.
멀리 보이는 배경에 하녀는 바느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그 옆으로 불을 지핀 벽난로가 있다.
가브리엘레가 반지를 들고 있는 것은 왕의 정부라는 것을 암시한다. 반지는 여성의 성기를 암시하는 상징물이며 가슴을 만지고 있는 행위는 당시 임신 중이었던 가브리엘레를 향한 축복을 우의적으로 표현하면서 동성애를 암시한다.
양쪽으로 젖혀 놓은 붉은색 커튼은 캐노피 침대를 연상시키고 있으며 우윳빛 피부와 대조를 이루면서 여인의 아름다움을 더욱더 부각시키고 있다.
이 작품은 퐁텐블로 2차 파에 의해 제작되었다. 퐁텐블로 2차 파는 종교 분쟁을 해결한 앙리 4세의 후원 아래 발전했다. 이 작품을 제작한 화가의 이름은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앙리 4세의 기호에 맞추어 여성의 누드를 세심하게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