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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어린 옛 장터의 모습들...

淸潭 2024. 12. 17. 20:06

추억 어린 옛 장터의 모습들...


 
장터
옹기전, 어물전, 우시장, 철물전, 장에서 장으로
이장 저장 떠도는 온갖 장돌뱅이에 뜨거운 국물 국밥집,
갓 눈뜬 강아지도 팔러 나왔다.
사고파는 이가 따로 정해진 것도 없었고
아마추어와 프로의 구별도 없었다.




사방의 장사꾼이 모인 장터엔 세상의 모든 것이 모여 하나의 축제가 됐다.
모두가 주인공이고 각 부문의 감독이었다.
한 명의 관객도 없는 역동하는 완벽한 축제의 한마당 그 자체였다.






맨바닥
장터는 원시적 거래장소다.
땅바닥에 물건을 놓고 엉덩이를 붙이면 그만이었다.
그런 노점이 장터가 되고 장날이 생겼다.
장터 국밥집에서는 주인과 손님, 초면과 구면을 불문하고 거래와 별개로
자리를 털고 일어설 때까지 이런저런 대화가 이어졌다.


 
거래
거래 처음에는 물러설 줄 모르는 듯 아슬아슬 하지만
짐짓 한발씩 물러서는 듯 거래가 됐다.
“이러면 밑져요.” “ 그 무슨, 허허허.”
그러다가 그다지 상관도 없는 사람이
끼어들면 거래는 또 늦어졌다.


 
지게꾼
입성이 제법 괜찮아 보이는 사람은 중절모를 쓰고
곰방대를 물고 있지만 남루한 옷차림의 남자는 이것도 저것도 없다.
가난에도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
지게꾼은 시장이나 기차역등에서
손님의 짐을 날라주고 삯을 받았다.
긴 기다림에 비해 얼마 되지 않는 돈이 그의 손에 쥐어졌다.


 
닮았다.
흰 수건 곱게 쓰고 고추를 다듬는 아낙의 얼굴은
색 좋은 고추처럼 발그레하다.


 
물레방아
옛 시골의 물레방아간은 만남의 장소로 제격이었다.
하교 길 아들을 마중 나온 엄마는 물레방아 간에서 얼굴이 붉어졌다.
처녀시절 추억이 한순간 떠오른다.




그만 출발하시죠. 일년 농사를 장에 팔러가는 날 주인아저씨는
더 실을 것 없냐고 고함을 친다.
짐이 점점 높아 갈수록 소는 불만이 많다.
“아저씨, 그만 출발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