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천심이라는데
최근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 토막 들었다. 서울 장안의 어느 명사의 초상이 나서 당대의 명사들이 많이 문상을 왔더라고 한다. 그런데 한 사람이 그 초상집에 들어서자 모든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고 박수를 치더라는 것이다.
초상집에서 무슨 박수냐 할 수도 있지만 “고맙다, 환영한다, 자랑스럽다”라는 느낌을 다 모아 박수로 그를 맞이했던 것이었다. 그가 누구냐 하면 본인이 원하지도 않던 검찰 총장 자리를 맡아 가지고 문재인의 구박을 받기도 하고, 조국의 미움을 사기도 하는 윤석열이라는 사나이 였다는 것이다.
그의 얼굴만 보고도 감격스러워 박수를 아끼지 않는 문상객들의 그 마음과, 문재인은 하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일치되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 나라의 검찰 총장이 되어 묵묵히 일하는 이 사나이에게 하늘이 칼 한 자루를 주면서 "이 칼이 매우 예리한데 주저하지 말고 조국의 목에 들이대고 이실직고 하여라" 라고 명하였을 것이다. 그것이 하늘의 뜻인 것만 같다. 하늘의 뜻에 따라 일하는 사람에게는 겁이나 두려움이 없는 법이다.
윤석열은 교만한 사람이 아니라 겸손한 사람이다.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뿐입니다”라고 한마디 던지는 그의 표정은 비장하기도 한다. 하늘의 도움을 받아 오늘의 검찰 총장이 그 칼을 대통령의 목에 들이대며 "사실대로 말하시오”라고 한마디 던질 날이 올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은 정말 무서운 나라이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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