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혼자' 오지 않는다..고혈압·고지혈증 물고 들어와..
입력 2018.11.13. 11:34
당뇨병은 환자가 너무 많아 오히려 그 심각성을 잘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아주 심해지기 전엔 증상이 특별히 있지 않을 때도 많아 잘 관리하지 못하는 사례가 다반사다. 특히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등 동반 질환을 함께 앓게 되면 심혈관 질환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동반 질환까지도 철저리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팩트 시트 2018’에 따르면 2016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 환자는 약 501만명, 예비 환자라 할 수 있는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하는 사람도 약 871만명으로 추정된다. 유병율도 16.8%로, 5년 전(2011년ㆍ14.5%)보다 증가하는 등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당뇨병을 앓는 성인 10명 중 6명만이 본인이 당뇨병을 앓는 것을 알고 있고, 치료를 받는 경우는 절반을 조금 넘었으며, 4명 중 1명만이 당뇨병의 치료 목표(당화혈색소 6.5% 미만)에 도달했다.
이에 대해 김성래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이 당뇨병이 잘 조절되지 않고 15년 이상 지나서 발생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당뇨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문제는 앞으로 우리나라 보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만성 콩팥병으로 인한 혈액 투석 환자의 가장 많은 원인이 당뇨병이고, 사고로 인하지 않은 시력 상실(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 당뇨병이다. 당뇨병 환자는 뇌경색,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이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 비해 약 3~5배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김 교수는 “지금이라도 건강검진을 철저히 하고, 그 결과 혈당이 높게 측정된 수검자는 재검을 통해 당뇨병 여부를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며 “일단 당뇨병이 확진되면 경각심을 갖고 초기부터 철저히 관리하는 보건 정책과 환자 개인의 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뇨병은 약물ㆍ식사ㆍ운동 요법, 스트레스 관리 등이 중요한 질환임에도 아직도 당뇨병 교육에 대한 인식은 높지 않은 실정”이라며 “올바른 약물 요법이 중요함에도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과 잘못된 정보를 통한 음식 섭취를 통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되는 일을 하는 환자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당뇨병학회ㆍ대한고혈압학회ㆍ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공동 연구, 발표한 ‘고혈압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 동반 치료 현황’을 보면 2016년 기준 전체 고혈압 치료자는 약 822만명, 당뇨병 치료자는 약 325만명, 이상지질혈증 치료자는 약 660만명이었다. 이 중 한 가지 질환만 있는 환자보다는 두세 가지 질환이 겹쳐 있는 환자가 더 많았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사망 원인이 결국은 심혈관계 질환임을 고려하면 당뇨병 단독 환자보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환자가 더 많다는 것은 향후 당뇨병 치료에 있어 종합적인 치료가 필요함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지금 당장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당뇨병과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의 철저한 관리를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김 교수는 “고혈압 등 동반 질환 관리를 게을리하면 뇌경색, 심근경색, 협심증, 망막ㆍ콩팥ㆍ신경 합병증 등 각종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해 개인, 가족은 물론 사회 전체가 고통받을 수 있다”며 “당뇨병은 올바르게 인식하고 철저히 치료ㆍ관리해야 하는 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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