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舍廊房

팔월 한가위 .. 넉넉한 마음으로 고향에 다녀오이소

淸潭 2014. 9. 6. 14:21
    
     
    오늘은 왠지
    자꾸만 어릴 때 생각이 난다. 
    손꼽아 기다리던 
    팔월 명절
    서라벌 지방에서는 
    한가위, 추석이라 말하지 않고 
    팔월-八月이라고 한다. 
    "엄마, 팔월 몇 밤 남았어요?" 하고 
    아침마다 묻는다. 
    "아직 세 밤 남았다" 하고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던 엄마
    머리맡에 놓인 
    깜장 고무신을 만지고 또 만졌다.
    혹시나, 
    누가 가져갔을까
    자다가도 일어나
    만져보고는 품에 안고 잤다.
    길을 걷다가
    흙먼지가 묻으면 
    옷 소매로 곱게 닦았다.
    끝간 데 모를 넓은 들녘
    강아지풀 줄기 꺾어 뀐대기 만들어 
    메뚜기 잡느라 
    들판을 쏘다니다 보면 
    어느덧
    가을해는 뉘엿뉘엿, 
    자옥산(紫玉山)을 넘어가고 있었다.
    밤하늘에 
    둥근 달이 뜨고 
    구절초처럼 
    하얀 별이 반짝이면 
    내 마음은 
    밤이 깊도록 하늘에서 놀았다.
    나는 지금 
    황금 들녘을 날아가는 가을제비처럼
    그리운 하늘
    고향집으로 가고 있다.
    추석날 밤
    나는 송편 한 입 물고 
    동산에 뜬 보름달에게
    두손 모우고 절을 하며 소원을 빌 것이다.
    달님요,
    꽃처럼 살게 해 주이소.
    둥근 달님요,
    별처럼 살게 해 주이소.
    고향 ..
    그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아슴아슴 그리움이 고인다.
    사랑하는 님들,
    고향달이 휘영청 밝은
    팔월 한가위
    넉넉한 마음으로 
    고향에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건강하이소.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