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왠지
자꾸만 어릴 때 생각이 난다.
손꼽아 기다리던
팔월 명절
서라벌 지방에서는
한가위, 추석이라 말하지 않고
팔월-八月이라고 한다.
"엄마, 팔월 몇 밤 남았어요?" 하고
아침마다 묻는다.
"아직 세 밤 남았다" 하고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던 엄마
머리맡에 놓인
깜장 고무신을 만지고 또 만졌다.
혹시나,
누가 가져갔을까
자다가도 일어나
만져보고는 품에 안고 잤다.
길을 걷다가
흙먼지가 묻으면
옷 소매로 곱게 닦았다.
끝간 데 모를 넓은 들녘
강아지풀 줄기 꺾어 뀐대기 만들어
메뚜기 잡느라
들판을 쏘다니다 보면
어느덧
가을해는 뉘엿뉘엿,
자옥산(紫玉山)을 넘어가고 있었다.
밤하늘에
둥근 달이 뜨고
구절초처럼
하얀 별이 반짝이면
내 마음은
밤이 깊도록 하늘에서 놀았다.
나는 지금
황금 들녘을 날아가는 가을제비처럼
그리운 하늘
고향집으로 가고 있다.
추석날 밤
나는 송편 한 입 물고
동산에 뜬 보름달에게
두손 모우고 절을 하며 소원을 빌 것이다.
달님요,
꽃처럼 살게 해 주이소.
둥근 달님요,
별처럼 살게 해 주이소.
고향 ..
그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아슴아슴 그리움이 고인다.
사랑하는 님들,
고향달이 휘영청 밝은
팔월 한가위
넉넉한 마음으로
고향에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건강하이소.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