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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불편함들이 아이디어로 연결됐죠

淸潭 2014. 8. 19. 14:02

일상의 불편함들이 아이디어로 연결됐죠

  • 손진석 기자
  •  

    입력 : 2014.08.19 02:57

    언 음식도 쉽게 떨어지는 용기 개발… 청와대서 성공담 발표한 이정미 대표

    
	이정미 대표는“가정 형편 탓에 대학을 나오지는 못했지만 매일 신문을 통해 세상 공부를 하면서 사업의 꿈을 키워왔다”고 했다.
    이정미 대표는“가정 형편 탓에 대학을 나오지는 못했지만 매일 신문을 통해 세상 공부를 하면서 사업의 꿈을 키워왔다”고 했다. /제이엠그린 제공
    "무서운 일 없다고, 못 하는 일 없다고 살아왔는데, 대통령 앞에서 2분간 얘기해보라고 하니까 떨리고 긴장이 좀 되던데요."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무역투자진흥회의에 초청받아 중소기업의 애로를 얘기한 이정미(48·사진) 제이엠그린 대표는 3년 전에는 평범한 주부였다. 생활 속의 아이디어로 주방용품을 개발, 숱한 어려움을 헤치고 창업에 성공한 여성 기업인이다.

    이씨의 아이디어는 '알알이쏙'이라는 냉동용기다. 지난 2010년 요리를 하던 중 냉동 식재료를 용기에서 꺼내기가 불편한 데 착안했다. 알알이쏙은 겉모양은 특별할 게 없지만 밑부분을 영하에서도 말랑말랑한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 밑에서 누르면 얼린 음식물이 가볍게 빠져나오게 만들었다.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부드러우면서도 많은 양을 담아도 처지지 않는 바닥 소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수십 번 실패한 끝에 폴리에틸렌 소재를 용기 바닥에 붙이는 방식으로 개발에 성공했다. 이씨는 "이거면 주부들의 불편을 해결해 주겠다 싶어 특허를 받았고 사업을 해보자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이씨는 여성발명협회,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편지를 보내 지원금을 받았고, 시제품을 만들었다. 알알이쏙은 인터넷 쇼핑몰에 등장하자마자 주부에게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이유식을 얼렸다가 꺼내 먹이는 엄마들의 호응이 컸다. 그는 "엄마 마음은 엄마들이 가장 잘 안다"고 했다.

    사업 첫해인 2011년에는 매출이 4000만원에 그쳤지만, 이듬해에는 4억원, 작년에는 7억원으로 늘어났다. 1인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직원도 8명이나 두게 됐다. 2012년 여성발명경진대회에서 특허청장상을 받았고, FDA(미연방식품의약국)의 안전검사도 통과했다.

    이정미 대표는 '성공시대 2막'을 준비 중이다. 수출길을 뚫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일본 업체로부터 수입 요청이 와서 시제품을 보냈고, 미국 월마트(온라인쇼핑몰)에는 입점이 확정됐다. 알알이쏙의 후속 상품으로 국물이 흐르는 것을 막아주는 도마도 개발했다. 그는 "일상에서 불편한 점을 고쳐보려고 나서니 자연스럽게 아이디어를 얻게 됐고, 어려움도 겪었지만 여기까지 왔다"면서 "세상일은 열심히 하면 길이 열리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