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빈 바랑

쌀 나오는 바위

淸潭 2014. 6. 11. 18:32

전주에서 서남쪽으로 모악산이라는 아름다운 곳에 대원사라는 절이 있고 대원사 윗쪽에 수왕사라는 조그마한 암자가 있었다.


옛날 아주 오랜 옛날 이 곳에서 불도를 닦는 중이 두 사람 있었다. 주지승과 상좌승 두 사람은 같은 절에서 똑같은 불도를 닦으면서도 주지승이 말이 별로 없고 불도에 신앙심이 높은데 비해 상좌승은 너무 활달해서 무슨 일이든 벌여 놓고 보는 성격이었다.

 

그렇게 성격이 다르면서도 두 사람은 헤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이 절 뒤 바위 속에서 끼니 때마다 두사람이 먹을 쌀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워낙 절이 멀리 떨어져 있어 불공을 드리려 오거나 절을 위해 애쓰는 신도가 한 사람도 없어 주지승과 상좌승은 바위밑에서 나오는 쌀로 절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바위 밑에선 꼭 두사람이 먹을 쌀만 쏟아져 나와 어쩌다 멀리서 손님이라도 한사람 오게 되면 별도리 없이 굶어야 했다.

그런 어느 날 이곳에 산삼을 캐러 다니는 세 사람이 길을 잘못들어 이 절에까지 오게 된 것이다.

며칠간씩이나 산 속을 헤매다 지친 사람이 절을 찾아왔으나 먹을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주지승은 큰 걱정을 했다.

어쩔 수 없이 주지승은 자기가 먹는 쌀을 길 잃은 세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두 사람은 굶어야 하겠다고 상좌승에게 말을 했다.

그러나 상좌승은 한 마디로 거절을 하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주지승은 자기가 굶어서라도 배고파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쌀이 나오는 바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인가 바위밑엔 다섯 사람이 먹을 양식이 나와 있었다.

주지승은 깜짝 놀라 부처님께 감사의 불공을 드리고 밥을 해서 다섯 사람이 나누어 먹었다. 상좌승은 눈이 휘둥그래져서 주지승에게 어떻게 쌀을 구해왔냐고 물었다.

 

주지승은 대꾸도하지 않고 세 사람의 길 잃은 나그네 간호에 정성을 다했다. 이튿날도 다섯사람이 먹을 양식이 꼬박 쏟아져 나왔다. 며칠이 지나 세 사람들은 기운을 되찾아 다시 길을 떠났다. 살려 준 은혜를 갚겠다며 몇 번이고 고마운 마음으로 인사를 하기도 했다.

어느날 주지승은 시주를 받으러 마을로 내려갔다. 혼자 절에 남아있던 상좌승은 ‘도대체 바위 밑엔 얼마나 많은 양식이 들어 있을까?’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마침 주지승이 없었기 때문에 상좌승은 마음 놓고 바위밑을 곡괭이로 팠다. 바위 밑을 파자 양식이 쏟아졌던 곳에서 난데없이 물이 펑펑 쏟아지는 것이었다.

 

 상좌승은 그때야 비로소 천벌이 두려웠다. 부처님의 조화로 지금까지 이 절을 지키는 사람에게 양식을 주었던 것인데 쓸데없는 중의 마음으로 영원히 양식구경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도 이 바위 밑에선 물이 솟아나고 있다고 한다. 함경남도 정평군 정평면에 있는 친경대에 있는 절에도 위와 같은 이야기가 전하고 있으며 그리고 강원도 명성산 기슭에 있는 석천암도 옛날엔 하루 세끼씩의 양식이 나오는 돌구멍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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