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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진군민은 놔두고 군수만 도망가.....

淸潭 2013. 3. 11. 14:55

北위협 와중에… 美로 안보강연 떠난 옹진군수

  • 인천=최재용 기자
  • 오유교 기자
  • 입력 : 2013.03.11 03:04

    5일 북한의 핵도발 위협에도 예정된 초청이라며 7일 訪美
    "옹진군민들은 불안에 떠는데 군수가 자리 비운건 부적절"

    조윤길 옹진군수

    북한이 군사적 도발 위협을 강화하는 가운데 서해안 최전방 지역인 인천 옹진군의 군수가 지역을 비우고 안보 강연을 위해 미국 출장을 떠나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옹진군에 따르면 조윤길 옹진군수는 지난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6박7일 일정의 출장을 떠났다. 이번 출장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자문회의) '미국 샌디에이고 지역 협의회'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이 협의회 회원들은 지난해 11월 인천 평통자문회의와 자매결연을 하고 안보 상황을 체험하기 위해 백령도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달 '천안함 폭침 3주기'를 맞아 조 군수에게 미국을 방문해 회원과 교민들에게 안보 강연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출장에는 백령면장과 백령면 주민자치위원장, 옹진군 공무원 등 5명이 함께 갔다.

    조 군수는 LA에서 두 차례 강연을 했다. 강연 내용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의 상황,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유래와 운영 등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조 군수는 앞으로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를 거쳐 LA에서 각각 한 차례씩 더 강연을 하고 13일 귀국할 예정이다.

    옹진군은 "항공료와 숙박비·식비 등을 모두 합해 1인당 300만원씩 총 1800만원이 책정된 출장 경비는 군청 예산으로 부담했다"며 "5일 북한의 핵도발 위협 성명을 보고 출장을 취소하려 했으나 초청한 쪽에서 '이미 참석 대상자들에게 초청장을 보냈고 강연 준비가 모두 끝난 형편이니 꼭 와달라'고 요청해 부득이 떠났다"고 해명했다.

    10일 새벽 연평도에서 해병대원들이 해안 순찰을 하고 있다. 북한이 11일 시작되는‘키 리졸브’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비난하고 군사 위협 공세를 강화하면서 연평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준헌 기자

    그러나 군민들 사이에서는 초청에 따른 안보 강연 출장이라고 해도 그 시점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백령도의 한 선주는 "북한이 핵을 쏘고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협박을 무섭게 해오는 것을 보면서 연평도에 포격까지 당했던 옹진군민들은 특히 더 불안할 수밖에 없는데, 아무리 사정이 있었다지만 군정(郡政)을 책임진 사람이 지역을 비우고 외국 출장을 간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는 말들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 2010년 북한의 포격 도발을 받았던 옹진군 연평도 주민 일부는 불안에 떨며 섬을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연평면 사무소는 섬 내 11개 대피소를 모두 개방하고 비상물품 등을 점검하고 있으며 주변 군부대도 경계근무를 강화했다. 연평도의 한 숙박 업소 주인인 김모(62)씨는 "지금 주민들은 섬에서 나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정부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김재식(51) 주민대책위원장은 "북이 연평도 방향으로 포를 열어놓고 있다니 불안하다. 대통령이 연평도 주민들을 안심시켜주겠다고 했는데 말만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