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 "예상 못한 통보"… 연아측 "5월부터 불편"
김연아(20)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함께 일군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석연치 않게 결별했다. 오서 코치는 24일 대리인을 통해 이런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가 2일 오서 코치와 트레이시 윌슨 기술코치를 만나 '더는 코치 관계를 유지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그는 "갑작스럽고 예기치 못한 결정에 대해 깜짝 놀랐으며, 이유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 ▲ 밴쿠버올림픽에서 높은 점수를 받자 함께 기뻐하던 김연아(왼쪽)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오서는 "김연아처럼 재능있는 스케이터와 함께 일해 영광스러웠다. 김연아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그는 김연아측이 일방적인 결별 통보를 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자 이날 김연아와 박미희씨 소유의 스포츠 마케팅회사 AT스포츠측은 이에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자신들이 먼저 헤어지자고 한 게 아니라 23일 오서로부터 김연아의 코치를 더 맡지 않겠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김연아측과 오서 코치 모두 헤어진 사실은 인정하지만, '누가 먼저 결별을 통보했느냐'에 대해서는 180도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AT스포츠는 김연아와 오서가 지난 5월부터 불편한 사이였다고 했다. 5월은 오서 코치가 김연아의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측으로부터 간접적으로 영입 제안을 받았던 시점이었다.
이 탓에 김연아는 6월부터 사실상 혼자 훈련했고 김연아측이 8월 오서에게 '공백기'를 가지자고 제안해 합의를 얻었다고 한다. 김연아는 현재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클럽에서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과 새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김연아와 오서 코치는 왜 결별했을까. 김연아측은 2006년 캐나다로 건너가 오서에게 지도를 부탁했다. 오서는 1984·1988 올림픽 남자 피겨 은메달리스트다. 김연아를 실질적인 첫 제자로 맞으면서 본격적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김연아의 실질적 코치였던 어머니 박씨의 요구를 잘 이해했으며 코치로서 선수의 잠재 능력을 잘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이나 러시아의 유명 코치가 연간 1억원 안팎까지 '레슨비'를 받는 데 비해 오서는 50분 1회 레슨에 15만원쯤을 받았다고 한다.
김연아와 오서 코치의 계약은 올해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토리노 세계선수권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김연아는 이미 선수보다 '사업' 쪽에 중심을 두는 듯한 분위기다. 실제로 김연아는 올림픽 후 한국에서만 아이스쇼를 두 번 했고 10월엔 미국 LA에서 아이스쇼를 한다.
그 수입에 광고 출연료를 합친 것만 100억원 이상이다. 게다가 김연아는 올가을부터 시작되는 2010~2011시즌 국제대회를 건너뛰고 내년 3월 일본 도쿄 세계선수권만 출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