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 조선의 법궁 13. 집옥재, 팔우정, 협길당
2월 13일, 설 연휴 첫날, 북악이 눈으로 화려한 자태를 뽐내던 날,
흰 눈에 덮인 북악을 배경으로 한 경복궁은 어디에서, 어떤 건물을 보더라도
궁궐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었다.
그런데 건청궁과 신무문 사이, 그러니까 경복궁의 가장 북쪽 담장의 바로 앞에는
경복궁 전체의 건물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세 채의 건물들이 있다.
왼쪽부터 팔우정, 집옥재,협길당...
팔우정과 집옥재
북악과 협길당
대개 좌우 대칭의 멋을 살리거나 대칭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균형을 잡는 궁궐 건물 배치와는 달리
좌우의 균형이 무시되기도 하고 중앙의 건물도 어딘지 모르게 한국적이 아닌 건축양식으로 보인다.
남쪽을 향하여 나란히 서 있는 이 건물들이 바로 중앙의 집옥재(集玉齋), 동쪽의 협길당(協吉堂)
그리고 서쪽의 팔우정(八隅亭)인데 복도로 연결이 되어 있다.
이 건물들은 원래 창덕궁의 함녕전의 별당으로 사용되던 건물이었는데
고종이 경복궁의 화재로 창덕궁에 머물다가 다시 경복궁으로 돌아온 1988년에이곳으로 옮겨 왔다고 한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제각각 독특한 건축양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집옥재(集玉齋)
중앙의 집옥재를 보면서 어딘가 이국적인 형태라고 봤더니 역시 중국풍의 건물이라고 한다.
그 이국적이라는 느낌은 지붕의 선이 우리의 전통건축이 지니는 곡선의 미가 아니라는 것에서,
용마루의 면이 회를 바르지 않고 기와를 놓아서 해결한 점등에서 바로 느낄 수 있었는데 역시 그렇다.
특히 현판을 보면 궁궐의 어떤 건물에서도 보지 못한 세로쓰기이다.
숭례문의 경우 관악산의 화기를 막는다고 세로로 썼다고 하는데 이 곳은 무슨 연유에서일까?
치미를 보면 우리 궁궐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기와가 아니고 청동으로 만든 용의 장식을 올려 놓았다.
그리고 우리 궁궐의 건물에 거의 쓰지 않는 주황색의 벽돌로 옆벽을 쌓아올려서 지붕까지 연결한
맞배지붕의 형식의 집이라 마치 몇 십년 전의 군인들의 옆머리를 바짝 깎아 올린 것 같은 스타일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현판의 글은 송나라 때 명필이었던 미불 (米芾 : 1051년 ~ 1107년 )의 글자를
집자하여 만들었다고 하고 건축양식은 당시 최신 유행인 중국식으로 지었다는 것이다.
집옥재의 용도는 고종의 서재였으며 임금의 어진의 봉안장소, 사신의 접대등의 용도로도 쓰여졌다고 한다.
팔우정(八隅亭)
서쪽의 팔우정은 언듯 보면 향원정과 닮은 것 같다.
그러나 뭔가 다른 점이 보여서 자세히 뜯어 보노라면 일단 이름이 이야기하듯 8각형이다.
그리고 향원정과 같은 2층이긴 하지만 1층의 아래가 3분의 1층쯤 비어 있다.
게다가 향원정의 창호가 한지로 되어 있는 반면 팔우정의 창호는 유리로 되어 있다는 점도 다르다.
협길당(協吉堂)
동쪽의 협길당은 전통적인 한국의 팔작지붕형태인데 동쪽을 다시 기역자로 꺾어 뒷편으로 내었다.
그리고 2008년과 2010년의 남은 사진들...
태원전으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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