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람은 와인보다 라벨을 마시는 것 같아요"
- 아시아人 첫 '와인 마스터' 획득한 이지연씨
"네 아이 키우며 7년 공부 제대로된 전문가 나왔으면"
- 아시아人 첫 '와인 마스터' 획득한 이지연씨
'와인 마스터(Master of Wine ·MW)'는 와인업계에서 '와인 박사학위' 같은 것이다. 영국 와인마스터협회(Institute of Masters of Wine·IMW)에서 1953년부터 수여했으나, 올해까지 MW를 획득한 사람은 세계적으로 277명에 불과하다.
이 엄격하고 힘든 MW를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인 여성 이지연(40·사진)씨가 올해 획득했다. 세계적 와인평론가 잰시스 로빈슨(Robinson)은 지난 6일 이씨를 축하하는 글을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이씨는 홍콩에서 '지니 조 리(Jeannie Cho Le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와인전문가. 사설학교인 '더 파인 와인 스쿨(The Fine Wine School)'의 교육 과정을 총괄하고 있으며, 미국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와 프랑스 '르뷰 뒤 뱅(Revue du Vin)' 등 와인전문지에 정기적으로 기고한다.
18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만난 이지연씨로부터 들은 시험과정은 꽤나 복잡했다. "와인 시음과 필기가 나흘에 걸쳐 진행돼요. 평균을 내지 않기 때문에 첫날이라도 통과 못하면 바로 탈락이죠. 오전 세 시간 동안 12가지 와인을 맛보고 생산지, 생산연도, 포도품종, 품질은 어떻고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와인당 1~2장씩 써내야 합니다. 오후 필기시험에선 5가지 문제 중 셋을 골라 2시간 15분 안에 포도밭 토양의 화학성분, 기후, 강우량 등등을 20~30장 빽빽하게 써내야 하죠. 다들 손가락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어요."
- ▲ 아시아인으로는 최초의‘와인 마스터’이지연씨. 홍콩에서 활동 중인 이씨는“요리를 평생의 업으로 삼는 건 너무 힘들 것 같아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와인 품평을 평생의 업으로 택했다”고 했다. /오종찬 기자 ojc@chosun.com
이씨는 한국 와인 시장을 "라벨을 마시는 사람(label drinker)이 많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와인의 품질보다 브랜드를 따진다는 소리다. "홍콩, 중국도 마찬가지예요. 레드와인이 전체 시장의 60~70%를 차지하는 점도 비슷하고요. 중국에서는 프랑스 보르도 '샤토 라피트 로칠드(Chateau Lafite-Rothschild)'가 가장 인기 브랜드예요."
이씨는 한국 와인시장의 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국 시장은 칠레 와인에 푹 젖어 있는 것 같아요. 아르헨티나, 호주 등에도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와인이 많잖아요."
"믿을만한 와인 권위자가 없는 것"도 이씨가 꼽은 한국 시장의 특성. "인터넷 블로그, 웹사이트에 저마다 엄청나게 많은 와인 글을 올리지만 정확한 정보는 많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는 그러나 덕담으로 끝났다. "아직은 전문가가 없지만 세계 와인업계에서 인정 받는 전문가가 나올 가능성도 큽니다. 한국사람은 열정적으로 몰입해서 일하잖아요. 세계적 와인전문가를 중국보다 훨씬 빨리 배출하리라 믿습니다."
-
- ▲ 아시아인으로는 최초의‘와인 마스터’이지연씨. 홍콩에서 활동 중인 이씨는“요리를 평생의 업으로 삼는 건 너무 힘들 것 같아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와인 품평을 평생의 업으로 택했다”고 했다. /오종찬 기자 ojc@chosun.com
입력 : 2008.09.19 03:08 / 수정 : 2008.09.19 09:32
'사회생활 > 생활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멜라민 이란 ? 그리고 그 문제점은? (0) | 2008.09.25 |
---|---|
카페에 사진 올리고 배경음악 넣기 (0) | 2008.09.21 |
허영심인가, 옛날 못 살때를 망각했나. (0) | 2008.09.19 |
전 월세 계약시 일반상식 (0) | 2008.09.15 |
의료비 연말정산서류 안떼도 된다 (0) | 2008.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