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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얼마나 늘지…” 李당선인 향해 냉소-비꼬기
정권 핵심들 “언론이 경제불안 조장” 5년간 네탓만
노무현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임기 중 마지막 신년 인사회를 했다. 그는 많은 시간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50여 분의 발언 시간 가운데 대부분이 이런 내용이었다.
특히 경제와 관련해서는 “제 발로 걸어갈 수 있는 멀쩡한 경제인데 왜 자꾸 살린다고 할까”라며 “죽은 놈이라야 살리는 것이지 산 놈을 왜 살린다고 하는지 납득을 못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경제성장률만 올라가면, 수출만 많이 되면 일자리가 저절로 생기는지 검증해야 할 것”이라든가, “출자총액제한제가 풀리면 투자가 얼마나 늘어날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대부분의 경제계 인사는 “더 언급할 가치도 없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반응도 많았다.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크게 위축되고 민생이 어려워졌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심지어 노 대통령과 한 배를 탔던 범여권 인사들의 인식도 그리 다르지 않다.
자칭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간 세계 경제성장률은 평균 4.8%였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성장률은 평균 4.2%에 머물러 노 대통령이 공약한 7%보다 2.8%포인트나 낮았다. 지난해 한국의 성장률 추정치(4.8∼4.9%)도 세계 경제성장률 추정치 5.2%보다 낮아 경제 개발이 본격화한 뒤 처음으로 5년 연속 세계 경제성장률을 밑돌았다.
그렇다고 ‘서민 경제’가 좋아졌는가 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부자와 대기업을 적대시하면서 전반적인 소비가 죽었고, 그 결과 중소기업의 고통은 가중됐다. 자영업 경기도 내내 죽을 쑤어 자영업자들을 힘들게 했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현 정부의 말에 속아 내 집 마련을 미룬 서민들은 아파트 값 폭등에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그 총체적 결과가 이번 대선에서 나타난 엄청난 민심의 이반이었다.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한국사회에는 미래에 대한 낙관 대신 불안감이 확산됐다. 현 정권 핵심 인사들은 걸핏하면 “경제는 심리인데 언론이 위기를 조장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민과 기업의 경제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것은 바로 그들 자신이었다.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시장 및 기업친화정책을 분명히 한 이명박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된 뒤 많은 기업이 투자 확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기자는 지난해 여름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게 “어떤 조건이면 기업들이 투자를 하겠느냐”고 물었다. 조 회장은 “돈은 엄청난 겁쟁이라서 미래가 불확실하거나 겁이 나면 어디로 숨어 버릴지 모른다”며 “자본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겨 투자하고 싶은 의욕이 나게 해야지, 윽박지른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경제를 어렵게 만든 노 대통령이 퇴임 직전까지도 ‘배배 꼬인 인식’으로 실정(失政)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차기 대통령을 공격하는 모습이 씁쓸하기만 하다.
배극인 산업부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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