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세상사는 이야기

검찰이 선정한 2007년 억울한 누명들

淸潭 2007. 12. 27. 22:37

“저 아저씨가 성폭행했어요” 10代 낙태비 벌려 거짓신고

 


 

‘거짓 성폭행 신고한 무서운 10대, 모녀 선불금 사기단, 자다 일어나니 뺑소니범으로 몰린 황당한 사람….’ 27일 대검찰청이 선정해 공개한 ‘2007년 억울한 누명을 벗긴 사건’들을 살펴 보면 ‘눈감으면 코 베어간다’는 요지경 세태를 여실히 들여다볼 수 있다.

“저 아저씨가 성폭행했어요” 10代 낙태비 벌려 거짓신고



◆거짓 성폭행 신고한 무서운 10대들=김모(16)양은 “성인인 김모씨가 3차례나 성폭행해 임신했다”며 김씨를 고소했다.

김양의 친구 박모(16)양도 “김씨가 강제추행했다”고 경찰에 고소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김양 등이 수차례 김씨에게 전화해 합의금을 요구한 정황 등을 포착,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수사하는 한편 김양이 김씨의 아이를 가졌는지 유전자를 감식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김씨의 아이가 아니라는 결과를 얻어 김양 등을 추궁한 끝에 “낙태비용이 필요해서 거짓 신고했다”는 자백을 받았다.

母女가 전국 돌며 명의도용 사기

◆전국 돌며 선불금 사기 행각 벌인 모녀=전국을 돌며 선불금 사기 행각을 벌인 사기단이 붙잡혔는데 알고 보니 이들은 모녀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어머니 고모씨와 딸 이모씨는 우연히 알게 된 최모(여)씨의 인적사항을 이용해 대구, 천안, 서귀포 등을 돌며 다방이나 술집 등을 상대로 딸 이씨가 최씨라고 속여 돈을 받고 어머니 고씨가 보증을 서는 수법으로 200만∼300만원의 선불금을 받아 달아나는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인적 사항을 도용당한 최씨는 제주도 서귀포까지 가서 조사받는 등 피해가 적지 않았다. 검찰은 고씨를 지명수배로 검거한 뒤 추궁한 끝에 딸 이씨가 공범이라는 자백을 받아냈다.

술 깨 보니 뺑소니범으로 몰려

◆술 깨 보니 뺑소니범=집 주변 편의점 앞에 차를 세워둔 채 술을 마시다 잠든 A씨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소스라치게 놀랐다.

주차해둔 차가 사라진 데다 자신은 뺑소니범으로 몰려 구속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사건을 송치받은 의정부 지검은 “A씨가 편의점에서 술을 먹다 잠이 들었고, 주변에 젊은 사람들이 배회했다”는 편의점 직원의 진술을 확보하고,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 A씨에게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무혐의 처분 이후 진범이 검거돼 뺑소니 사고 사실을 자백했다.
 

검찰이 선정한 2007년 억울한 누명들

[쿠키 사회] 대검찰청은 2007년 한 해 동안 검찰 수사를 통해 ‘억울한 누명’ 을 벗은 대표적 사례 16건을 선정, 27일 공개했다.

사업가 김모씨는 인터넷 구인사이트를 통해 가사도우미 구모(여)씨를 고용했다. 집안일을 잘 돌봐주던 구씨는 “결혼을 전제로 동거해온 김씨가 매일 폭력과 성폭행을 일삼았다”며 상해진단서를 첨부, 김씨를 혼인빙자간음죄로 고소했다. 검찰은 그러나 통화내역 조회를 통해 두 사람이 동거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내 구씨를 무고죄로 기소했다. 김씨는 이후 담당검사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회사 사장 김모씨는 부하직원 박모씨 등과 퇴근 후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셨다. 술자리가 끝난 뒤 김씨는 박씨 등 직원 2명을 태우고 운전하던 중 사고를 냈다. 음주운전 전력이 있던 김씨는 뺑소니로 구속될까 두려워 박씨에게 허위 진술을 부탁했다. 입사 한 달째였던 박씨는 사장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박씨가 허위 자백한 사실이 밝혀져 김씨에게 징역 6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꽃뱀’에게 성추행범으로 몰렸던 택시기사도 누명을 벗었다. 송모(여)씨는 “택시기사 김모씨가 모텔로 끌고 가 성추행하고 돈까지 빼앗았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범행을 자백했고 강제추행 혐의로 운전면허를 취소당했다. 면허 취소로 생계가 어려워진 김씨는 “성추행으로 고소당해 가정이 깨질까 두려워 허위 진술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검찰은 택시운행기록 분석과 통화내역 조회 등을 통해 김씨의 결백을 입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