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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자기기인’(自欺欺人)이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23일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전국 국ㆍ사립대 교수회 회장 등 3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자기기인'이 뽑혔다고 밝혔다.
'자기기인'이란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뜻으로 주자의 어록을 집대성한 책인 '주자어류(朱子語類)'와 불경(佛經) 등에 자주 등장하는 사자성어다.
자기기인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는 "자기기인은 인간의 도에 넘친 욕망이 분출돼 나타나는 행동"이라며 "지난 한해 신정아와 사회저명 인사들의 학력위조, 대학총장과 교수들의 논문표절, 유력 정치인들과 대기업의 도덕적 불감증 등 자기기인 성어에 들어맞는 사건을 너무도 많이 접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고려대 손주경 교수(불문학)는 “신정아 사건이나 대통령 선거가 보여주듯이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스스로 언행에 정직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경제·사회적 이득만을 추구한 사회가 스스로 가늠해볼 능력을 상실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환갑 중앙대 교수(국어학)는 “자신이 믿지 않는 말로 남을 속인다기보다는 상습적으로 거짓을 농하다보니 스스로 도취돼 자신까지 속이게 되는 지경까지 온 것”이라고 ‘자기기인’식 세태를 비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자기기인에 이어 난제가 가득한 형국을 묘사한 ‘山重水複(산중수복)’이 18%, 의혹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치부가 드러난다는 의미의 ‘水落石出(수락석출)’이 15%, 대통령 선거까지 눈뜨고 볼 수 없는 사건들이 이어졌다는 뜻의 ‘目不忍見(목불인경)’이 9%를 각각 기록했다.
이밖에 '올 한 해 동안 가장 안타까웠던 일'에는 충남 태안 원유 유출사건(23%)이, '올 한해 동안 가장 기뻤던 일'에는 김연아 선수의 그랑프리 파이널 2연패와 박태환 선수의 선전(16%)이 꼽혔다고 교수신문은 전했다.
교수신문은 설문조사를 위해 고려대 심경호 교수(한문학), 영산대 배병삼 교수(정치학), 성균관대 안대회 교수(한문학), 안동대 임재해 교수(민속학), 한양대 정민 교수(한문학), 이화여대 정재서 교수(중문학), 목포대 허형만 교수(국문학) 등 7명으로부터 사자성어를 2개씩 추천받았으며 이 중 5개를 추려내 설문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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