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타령 李 鎭杰 엮음
지난 날 인물의 평가 항목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들고 있다. 이 기준은 오늘날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여기에 꼭 한 가지 보태지는 것이 있다면 나이가 아니겠는가. 사람을 첫 대면 인사 시에도 통성명 다음에는 꼭 나이를 밝혀주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다. 그만큼 나이는 사람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임에 틀림이 없다.
나이란 사람이나 동물이 나서 자란 햇수를 말한다. 나이를 줄여서 나라고도 하는데, 나는 날(日) 즉 세월을 뜻한다. 나이를 세는 말은 살이다. 살은 세월(歲月)이란 말이 줄여서 된 말이며 세월의 단위인 즉 한 해를 의미한다.
좀 우스운 발상일지 모르지만 나이를 먹는다고들 하는데 입으로 먹는 것과는 의미가 너무 멀어서 ‘먹다’의 사투리이면서 ‘일정한 기간이 지나다’의 뜻인 ‘묵다’가 더 타당할 것도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음식은 먹고 나이는 묵고’하는 말이 성립될 것이다. 산삼은 묵을수록 약효가 더 나고 묵은 골동품은 값이 더 나가는데, 사람은 나이 먹어 늙어지면 쓸모가 없어지니 모두들 늙기를 서러워하는 것이 아닌가.
나이 계산법으로는 우리가 보통 쓰는 나이 즉 ‘집의 나이’ 와 요즘 신세대들이 쓰는 ‘만나이’가 있는데, 나이를 나타낼 때에는 이 두 나이 사이에서 갈등하고 망설이기도 한다. 앞의 것은 조상 대대로 써오던 나이 계산법으로 태어남과 동시에 한 살로 계산하는 소위 할머니 세대들의 계산법이며, 뒤의 것은 출생 후의 년 월을 만(滿)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가족 사이에서나 교우관계에서는 ‘집 나이’로 처도 무난하나 젊은 세대 사이에서나 행정(行政) 용으로 기재할 때에는 만나이로 계산하여야 통한다.
언제부터인가 서양풍이 불고부터 할머니 식 방법은 너무 모순이 많다면서 자기 나이는 몇 년 몇 개월까지 계산하면서 우쭐거리기는 젊은이들을 보기도 한다. 전통적인 우리의 ‘집나이’ 계산법이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현명했는가는 요즘 과학적으로도 증명되고 있지 않는가? 모태(母胎)에서 자란 1년(엄밀히 10개월)은 세상에서 몇 해보다 더 중요한 기간(期間)인 것이다.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 한다’는 가전제품의 선전 문구를 빌지 않더라도 태교(胎敎) 1년이 인생 100년을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태교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알았고, 이 태교야 말로 오늘날 떠들어대는 조기교육의 원조(元祖)인 것이다. 그래서 슬기로운 우리의 선조들은 태중(胎中)에서의 나이를 통산해서 태어남과 동시에 한 살로 치는 것이다. 이 얼마나 과학적인 발상(發想)인가 말이다. 이를 두고 웃는다는 것이 어찌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근래에 와서야 서양(西洋)의 교육학자(敎育學者)가 우리의 나이 계산법에 탄복했다고 한다. 아마 멀지 않아 그들도 우리의 ‘집 나이’를 배워 갈지도 모를 일이다.
이 세상에 가장 공평한 것 중의 하나가 나이를 먹는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누구나 똑 같이 한 해 한 살씩 나이를 먹게 되니 얼마나 공평한가. 그런데도 이 나이를 두고 싸움이 벌어지는 것을 가끔은 볼 수 있는데. 이는 모두 이 나이대접과 나이 값을 놓고 벌어지는 일이다. 수상(手上)은 나이의 숫자를 내세워 대접을 받으려하고 수하(手下)는 나이 값을 하기를 바라는 대서 발단이 되고 있다. 나이 대접이란 자기보다 나이든 이를 존경하여 받드는 것을 뜻한다, 우리 조상들은 나이를 인생 역정(歷程)의 훈장으로 보고 어른 공경을 주요 덕목으로 삼았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나이 값이란 나이대접에 상대되는 것으로 자기 나이에 걸맞을 만큼 인격적인 성숙이 되어 있는 정도를 말하는 것이다. 이는 나이대접이 권리라고 본다면 나이 값은 의무적인 측면이 있다. 무엇을 내 세울 것이 없어 나이의 숫자를 자랑하는 어리석은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 나이대접을 받으려 하기 전에 나이 값을 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면서 살아간다면 큰 실수 하지 않고 무난한 인생살이가 될것 같다.
이런 나이를 유년기와 성장기에는 나이 먹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기도 하며 빨리 나이 들기를 바라기도 하는데,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나면 늙기가 싫다고 나이 먹는 것을 꺼린단다. 어차피 먹어야하고 먹은 나이라면 나이를 몰라서야 되겠는가? 자기 나이를 모르는 사람보다 더 철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쉬운 것 같으면서도 헷갈린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면 다음의 식을 눈여겨보시라...
너무 쉽고도 간편할 것이다...
☟◈ 나이 셈법
*출생년도를 알고 집 나이는 기준년도-출생년도=◯ +1
*만나이 기준년도 - 출생년도 = ◯ 에서 그해에 생일이 지났으면 ◯
기준년도 - 출생년도 = ◯ 에서 그해에 생일이 안지났으면 ◯-1
집나이 = ◯ 에서 그해에 생일이 지났으면 ◯-1
집나이 = ◯ 에서 그해에 생일이 안지났으면 ◯-2
☟◈ 나이와 관련된 말
갑장(甲長): ¶ 동갑 친구.
노년(老年): 늙은 나이. 만년(晩年). 모년(暮年).
노령(老齡): 늙은 나이.
동갑(同甲): 같은 나이. 갑장(甲長). 동경(同庚). ¶ 동갑 친구.
동년(同年): 같은 나이. 동령(同齡).
방년(芳年): 여자의, 스무 살 안팎의 꽃다운 나이. 방령(芳齡). ¶ 방년 19세.
소년(少年): 아주 어리지도 않고 완전히 자라지도 않은 남자 아이. ↔소녀.
연갑(年甲): 서로 비슷한 나이. 나이가 서로 비슷한 사람. 연갑(年甲).
연고(年高): 나이가 많음. 늙바탕에 들어 있음. 연고(年高).
연기(年紀):(대강의) 나이.
연령(年齡): 나이.
연로(年老): 나이가 많음.
연만(年晩): 나이가 많음. 늙바탕에 들어 있음. 연고(年高).
연상(年上): (서로 비교하여) 나이가 많음, 또는 많은 그 사람. ↔연하(年下).
연세(年歲): 나이>의 높임말. 연치(年齒). 춘추(春秋)
연소(年少): 나이가 젊음.
연장(年長): (서로 비교하여) 나이가 많음, 또는 그런 사람.
연치(年齒): <나이>의 높임말. 연세(年歲).
연하(年下): (서로 비교하여) 나이가 적음, 또는 그 사람.↔연상(年上).
유년(幼年): 어린 나이나 때, 또는 어린아이.
이팔청춘(二八靑春): 나이가 열여섯 살가량 된 젊은이.
장년(壯年): 혈기 왕성하여 한창 활동할 나이, 또는 그런 나이의 사람. 일반적으로 서른 살에서 마흔 살 안팎을 이름. 장령(壯齡).
장령(壯齡): 장년(壯年).
중년(中年): 마흔 살 안팎의 나이. ¶ 중년 남자.
청년(靑年): 젊은 사람. [흔히, 젊은 남자를 가리킴.] 젊은이
춘추(春秋): <나이>의 높임말. 연세.
향년(享年): ‘죽은 이의 한평생 살아서 누린 나이’를 이르는 말.
¶ 향년 90세로 돌아가시다.
◈ 관용구
나 많은 말이 콩 마달까.
나무때기 시집보낸 것 같다.
나이가 들다.
나이대접.
나이배기.
나이(가) 아깝다
나이차다.
나이 차(서) 미운 계집 없다.
나이 탓.
나이테.
나이 이길 장사 없다
나잇값.
나잇살.
나이를 나타내는 한자어(漢字語)
명칭(名稱) 연령 의미(意味) 출전(出典)
지학(志學) 15세 학문에 뜻을 두는 나이 논어(論語)
약관(弱冠) 20세 남자 나이 스무 살을 뜻함 예기(禮記)
이립(而立) 30세 모든 기초를 세우는 나이 논어(論語)
불혹(不惑) 40세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 논어(論語)
상수(桑壽) 48세 상(桑)자를 십(十)이 네 개와 팔(八)이 하나인 글자로 파자(破字)하여...
지명(知命) 50세 천명을 아는 나이. 지천명(知天命)이라고도 함 논어(論語)
이순(耳順) 60세 인생에 경륜이 쌓이고 사려(思慮)와 판단(判斷)이 성숙하여 남의 말을 받아 들이는 나이 논어(論語)
화갑(華甲) 61세 화(華)자는 십(十)이 여섯 개이고 일(一)이 하나라고 해석하여 61세를 가리 키며,
일 갑자인 60년이 돌아 왔다고 해서 환갑(還甲) 또는 회갑(回甲)이라고도 함
진갑(進甲) 62세 환갑보다 한 해 더 나아간 해라는 뜻
종심(從心) 70세 뜻대로 행하여도 도리 에 어긋나지 않는 나이 논어(論語)
고희(古稀) 70세 杜甫의 곡강시(曲江詩) 중,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에서 유래되 어 70세를 뜻함 두보의 詩
희수(喜壽) 77세 희(喜)의 초서체가 칠(七)이 세변 겹쳤다고 해석하여 77세를 의미
산수(傘壽) 80세 산(傘)자를 팔(八)과 십(十)의 파자(破字)로 해석하여 80세라는 의미
미수(米壽) 88세 미(米)자를 팔(八)과 십(十)과 팔(八)의 파자(破字)로 보아 88세라는 의미
졸수(卒壽) 90세 졸(卒)자의 약자를 구(九)와 십(十)으로 파자(破字)하여 90세로 봄
망백(望百) 91세 91세가 되면 백살까지 살 것을 바라본다하여 망백
백수(白壽) 99세 일백 백(百)자에서 한 일(一)자를 빼면 흴 백(白)자가 된다하여 99세로 봄
상수(上壽) 100세 사람의 수명을 상중하로 나누어 볼 때 최상의 수명이라는 뜻. 좌전(左傳)에는 120살을 상수(上壽)로 봄 장자(莊子)
※예기(禮記)에
人生十年曰 幼 (學)
二十曰 弱 (冠)
三十曰 壯 (有室=아내가 있음)
四十曰 强 (而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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