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 하는 것도 병
홧김에…" 고성.욕설.폭언.폭력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몰상식한 행동 뒤편엔 가해자 나름의 변명이 존재한다. 이들은 '꼭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순간,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대인 접촉이 잦아지면 스트레스 요인도 증가한다. 당연히 억울하고 화낼 일도 많다. 분노심이 끓어 오를 땐 누구나 본능적 감정 폭발을 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하지만 아무리 화가 치밀어도 원시적 감정 표현은 상스럽고 부도덕한 행위임을 알기에 이성적 해결책을 모색한다.
그렇다면 가정과 직장.공공장소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분노 폭발이 끊임없이 문제되는 것은 왜일까.
홧김에 학생을 250대나 때린 선생님, 청바지 문제로 가정부를 폭행한 세계적 스타, 전 국민이 지켜봐도 아랑곳없이 고성.폭언.몸싸움 등을 마다 않는 국회의원을 보면 교육 수준이나 사회적 지위와도 무관해 보인다.
정신의학적으로 이들은 충동 조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다. 생각이 자기중심적이며, 본능을 견제하고, 양심.도덕.윤리를 지키려는 힘인 초자아(超自我)가 무너진 상태다. 충동 조절 능력은 타고난 천성과 성장기에 어른들의 양육 태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형성된다.
인간은 유아기부터 부모를 통해 '해야 할 일(Do)'과 '해서는 안 될 일(Don't)'에 대한 기본 개념을 배우면서 충동조절법을 익힌다. 만일 이 시기에 부모 자신이 화가 난다고 아이를 마구 혼내면 아이는 '아~, 기분이 나쁠 땐 상대방에게 막 해도 되는구나!'란 나쁜 기억이 각인된 채 성장한다. 버릇없는 아이도 충동조절 장애 환자가 될 위험이 크다. 아이의 잘못을 단호하게 지적하지 않고 마냥 '오냐 오냐' 받아주다 보니 욕망을 조절할 능력을 못 배운 탓이다.
아이의 요구를 어른이 무작정 무시하는 것도 문제다. 늘 화난 상태로 지낸 아이는 부적절한 상황에서 부적절하게 화풀이하는 습관이 반복된다. 따라서 아이의 부당한 요구도 단호하게 '안된다(No)'는 말은 하되 왜 안 되는지를 반복설명 해줘야 한다.
뇌의 이상, 특히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란 부위에 이상이 있어도 충동 조절을 못한다. 최근엔 세로토닌.도파민.노르아드레날린 등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졌을 때도 발생한다는 증거가 속속 제시된다.
이런저런 문제가 없더라도, 피로가 누적되거나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되면 분노를 억제하는 기능이 약해지면서 충동적 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 늘 일을 분산하면서, 심신이 무리하지 않는 상태로 일상을 꾸려나가야 하는 이유다.
어떤 원인에서건 이미 충동조절에 문제가 있다면 1년 이상 약물 치료와 정신치료(상담)를 받는 게 안전하다. 일단 습관화된 행동, 뇌나 신경전달물질 이상은 주변 설득이나 '다음에는 안 그래야지'라는 본인의 의지만으론 재발을 막기 힘들기 때문이다.
황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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