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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영 결산> 박태환, 세계정상

淸潭 2007. 4. 2. 09:16

<세계수영 결산> 박태환, 세계정상

 

미국ㆍ러시아ㆍ중국, 종목별 특화 뚜렷

 

(멜버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경영 첫날에 첫 금메달'

지난 달 25일 오후 호주 멜버른에 터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쾌거는 나라 안팎으로 파란을 일으켰다.

열여덟 살 고교생 박태환(경기고)이 장거리 수영에서 새 '황제'의 탄생을 알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도하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3관왕을 차지, 아시아를 제패한 10대 천재가 4개월 만에 세계정상에 올랐으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특히 1994년부터 키어런 퍼킨스와 이안 소프, 그랜트 해켓을 거치며 이 종목 5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아왔던 호주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2005년 몬트리올대회 우승자 해켓은 3위로 처졌고, 호주의 독주에 제동을 건 박태환은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주종목이 아닌 자유형 200m에서도 발군이었다. 장거리가 전공인 박태환은 세계 수영계의 기린아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맞붙는 '영광'을 누리기 위해 이 종목에 출전했는데 동메달까지 차지해 정상급 실력을 과시했다.

짧은 훈련 탓에 지구력이 완성되지 않아 마지막 1,500m에서는 예선 탈락했지만 금 1, 동메달 1, 아시아신기록 2개로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 더구나 그의 성과는 내년 베이징올림픽 우승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1,500m 예선 탈락의 원인이 된 지구력 보완. 최상의 지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훈련이 최선이다. 기술적으로는 근력을 키워 잠영 거리를 늘리고 피치수(팔을 휘젓는 수)도 줄여나가야 한다.

특히 1,500m 예선에서 탈락했다고 이 종목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메달을 획득한 자유형 400m나 200m에만 집중하고 1,500m를 포기하는 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전문가들은 1,500m 훈련을 계속하면 400m 금메달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충고하고 있다.

또 1,500m는 선수생명과도 직결된다. '인간 어뢰' 이안 소프가 단거리인 100m와 200m에 400m까지 석권한 뒤 24살 나이에 일찍 은퇴하고 말았지만 장거리를 전문적으로 뛴 그랜트 해켓은 27살까지 선수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 러시아 중국, 종목별 패권분할

초반은 박태환, 후반은 펠프스로 압축된 이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경영종목은 미국,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이하 싱크로)은 러시아, 다이빙은 중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경영(금 40)과 다이빙(금 10), 싱크로(금 7), 수구(금 2개) 등 각 종목에서 그동안 세계 판도를 결정지어 온 전통의 강자들이 각 종목에서 메달 싹쓸이에 성공했다.

개막과 함께 시작된 싱크로는 러시아의 독무대였다. 총 7개 메달 가운데 솔로 자유를 제외한 솔로 기술, 콤비네이션 자유, 듀엣 기술, 듀엣 자유, 단체 기술, 단체 자유까지 6개를 독식하며 이 부문 최강자 자리를 지켜냈다. 스페인과 일본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러시아는 1998년 호주 퍼스 대회부터 시작된 10년 세계 정상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러시아는 장거리 야외수영에서도 돋보였다. 남녀를 통틀어 6개의 금메달 가운데 4개를 쓸어담았다. 러시아는 금메달 총 11개로 전체 순위 2위에 올랐다.

다이빙은 중국의 독무대였다. 중국은 금메달 10개 가운데 1개만 러시아에 내줬을 뿐 9개를 가져갔다. 폭넓은 선수층에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에 대항할 국가가 없었던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45명의 선수를 파견한 중국은 다른 종목에서는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지만 효자 종목 다이빙 덕분에 종합 3위에 올랐다.

세계 최강 미국은 육상, 체조와 함께 3대 기초종목으로 꼽히는 경영에서 단연 선두를 차지했다. 전체 금메달 40개 가운데 절반인 20개를 독차지했고 여자 수구에서 금메달을 하나 보태 금메달 총 21개로 이번 대회 최정상에 우뚝 섰다.

대회 초반 싱크로나 장거리 야외수영, 다이빙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했던 미국은 경영 덕분에 종합 순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남녀를 불문하고 미국은 경영에서 단연 우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수영은 이번 대회에서 7관왕을 차지한 펠프스라는 최고 스타 덕을 톡톡히 봤다. 펠프스는 미국 남자 대표선수가 따낸 11개의 금메달 가운데 7개를 차지하며 힘을 보탰다.

여자부도 만만치 않았다. 호주(금메달 8개)의 강력한 추격을 받았지만 미국은 나란히 2관왕에 오른 장거리 강자 케이트 지글러와 개인혼영 챔피언 케이티 호프를 비롯해 총 9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정상 자리를 굳혔다.

미국이 승승장구 하는 동안 개최국 호주는 소프의 은퇴와 해켓의 몰락 때문에 대회 내내 우울했지만 금메달 8개를 따낸 여자 경영 선수들의 선전으로 그나마 종합순위 3위로 대회를 마감할 수 있었다.

남자 수구에서는 기존에 강세를 보여온 동유럽 국가인 크로아티아와 헝가리가 결승에 올랐고, 연장 접전 끝에 크로아티아가 패권을 차지했다.

min76@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