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찌꺼기부터 씻어내자
변우량 교수는 기업체 최고인기를 누리는 명강사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두 번이나 유정회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한번 더하라는 권유를 받고 도망치듯 나와 새마을 연수원 교수로 들어갔다.
국회의원을 역임하면서 더 이상 이런 직업은 갖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새마을 연수원에 부임하던 첫날 1시간쯤 일찍 도착하여 윗옷을 벗어 놓고 화장실 청소를 시작했다.
연수원장이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대걸레를 뺏으려고 했다.
“변교수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이런 일을 교수님처럼 귀한 분이…”
“아닙니다. 부임한 기념으로 뭔가를 하려고 한 것뿐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하기 싫어하는 일이 청소다. 학교에서 잘못했을 때 벌로 청소를 했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요즘은 학생이 청소하지 않고 학부모가 대신하거나 대신 못하면 사람을 사서 하게 하기도 한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백수생활을 하면서도 힘들고 더러운 일은 하지 않으려는 것이 요즘 세대다.
독실한 종교인인 문경현씨는 서울 선릉에 있는 한 사무실에 매일 출근한다.
100평이 넘는 이 사무실은 많은 사람이 출입하다 보니 쉽게 더러워진다.
그는 이곳에서 일한지가 1년 반이 넘는데 남보다 1시간 먼저 나와 대걸레를 들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청소를 한다.
자신이 해야할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한다고 해서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기쁘게 하는 것이다. 대걸레를 들고 아침마다 땀흘려 일하는 그를 보면 성자처럼 느껴진다.
한번 뿐인 세상에서 더러움을 씻어내는 사람이 바로 성자이다.
“걸레는 주인은 위해 자기를 더럽히면서도 불평이나 불만 없이 봉사를 합니다.
이 사무실에 올 때 이왕이면 여기서 거룩한 걸레가 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자기는 더러워질지라도 자신이 지나간 곳은 깨끗해지지요.
예수님은 자신의 생명을 바쳐 남의 더러움을 씻어주는 걸레노릇을 했잖습니까?”
새해는 대걸레로 자신의 마음속에 쌓여있는 찌꺼기를
말끔히 씻어내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이상헌 한국심리교육협회장·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