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의 진실/황우석사건

황우석 박사 죽이기에 앞장섰던자 들 보복당해도 싸다

淸潭 2006. 11. 1. 14:45

진중권씨, 황우석 지지자들에 3시간 억류 

 

민언련 주최 창원대 강연서 경찰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와

 

이시우 기자 hbjunsa@idomin.com">hbjunsa@idomin.com

 

강연차 창원을 방문한 시사평론가 진중권씨가 24일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지지자들에 의해 약 3시간동안 사실상 억류상태에 있다 경찰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오는 봉변을 당했다.

   
▲ 황우석 박사 지지자들이 진씨를 만나게 해달라며 강사대기실로 몰려들어 앞을 막아선 학생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일호 기자
진중권씨는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 주최한 제22회 시민언론학교 5번째 강좌인 ‘여론의 물꼬는 언론이 튼다’는 주제로 50여명의 시민과 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7시 30분 창원대 22호관 공개강의실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시작 직후 황우석 교수 지지자 40여명이 몰려와 강연장인 공개강의실을 들어가려 했고, 경남민언련 관계자와 학생 7∼8명은 강의실 문 앞에서 스크럼을 짜고 황 교수 지지자들이 강의실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섰다.

   
▲ 24일 창원대에서 열리는 경남민언련 주최 ‘시민언론학교’ 강사로 나선 시사평론가 진중권씨 강연회장 입구에서 ‘황우석 교수를 사랑하는 경남사람들’ 소속 회원들이 진씨의 강연 중단을 요구, 이를 막는 대학생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박일호 기자
이 과정에서 일부 지지자들은 ‘야이, 진중권 ×새끼야 나와’라는 등 욕설을 뱉기도 했다. 이들은 강의가 진행되던 강의실 밖 22호관 건물 앞에서 ‘황우석을 사랑하는 경남사람들’명의로 ‘다 뺏기고 바보새끼 될래, 다시 찾아 부자 될래?’라는 현수막과 각종 피켓을 들고 있었다.

또 스님복장을 한 1명 등 2∼3명의 황 전 교수 지지자들은 이미 강의실에 들어가서 진씨가 강의를 하는 동안 목탁을 두드리는 등 강의를 방해했다. 강의실로 들어가는 게 여의치 않았던 지지자 10여 명도 건물 밖으로 나와 1층 공개강의실 창문을 두드리고 ‘진중권 매국노’ 등을 외치며 강의를 방해했다.

오후 7시 45분께 사회대 학생회 관계자로 보이는 학생 2명이 “지금 위층에서 강의 중이고 시험을 치고 있으니 조용히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시위자들은 욕설에 가까운 말을 내뱉으며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 /박일호 기자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창원대 행정학과 김모(24)씨는 “학교 안에서 외부사람들이 들어와서 하는 집회도 불법일 뿐더러 학생들 수업에 방해된다며 조용히 해달라는 말에도 욕을 하는 행위는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황 교수에 대한 이들의 주장이 일면 타탕성이 있어도 이런 행동은 오히려 설득력을 잃게 만든다”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오후 8시 10분께 112 신고를 받은 경찰 2명이 이들의 행위를 그만 둘 것을 요청했지만 지지자들은 “우리를 연행해 가도 모든 법적인 책임은 우리가 지겠다”고 말하며 경찰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강의가 끝난 오후 8시 40분께 진씨는 이들 황 전 교수 지지자들에 밀려 건물 끝에 있는 강사대기실로 들어갔다. 대기실 7m 앞에 학생과 민언련 관계자 7∼8명이 스크럼을 짜서 더 이상 황 교수 지지자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대치했다. 이 와중에서 경남 민언련 강창덕 상임대표 등 민언련 관계자들은 신속한 경찰병력을 요청했지만 경찰 측은 “강의장소가 학원 내라서 적절한 절차를 밟지 않으면 경찰력을 투입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 박일호 기자
황 교수 지지자 중 대표를 자처한 3명이 강사대기실에 와서 진씨에게 미리 준비한 질문에 답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진씨는 “우선 일정에도 없는 일이고, 우선 감금과 다를 바 없는 억압적 상황을 만들어놓고 답변을 해달라는 요청에 응할 이유가 없다”면서 “더욱이 강의실 안팎에서 방해를 해  강의도 제대로 못했다”며 이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 말을 들은 30대 초반 황 교수 지지 여성은 “진씨는 시사평론가라는 언론인으로서 공인이고 많은 이들이 이전 진씨가 얘기한 부분에 답변을 원한다”며 재차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진씨는 “왜 강의를 들으러 와서 혼자서 질문을 하지 않느냐”면서 “꼭 이렇게 무리를 지어 군중 속에서만 용기를 가지며 내게 답변을 강요하는 지 이해할 수 없고, 이런 상황에서 질문을 받거나 답변을 할 어떤 이유도 없다”며 잘라말했다.

이에 지지자 대표를 자처한 2명이 대기실 밖에 나와 이 같은 상황을 전달하자 지지자들은 “그럼 진씨는 오늘 여기에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감금상태에 가까운 상황을 계속 유지했다.

   
▲ 박일호 기자
이어 이 곳을 찾은 사회대 노동대학원 심상완 교수가 중재에 나서 지지자들의 질문을 심 교수의 전자우편으로 받아 진씨에게 전하고, 진씨의 답변을 전달하겠다고 제안했다. 지지자들은 잠깐 내부 논의를 거치더니 이 제안도 거부했다.

대치하고 있던 학생들과 지지자들은 한두 차례 몸싸움을 하며 흥분하고 있는 사이, 심 교수와 사회대 행정실장이 급히 하상식 사회대 학장에게 연락했다. 오후 10시 10분께 현장을 찾은 하 학장은 심 교수에게 이전 상황을 전해듣고 황 교수 지지자 중 대표를 자처하는 또 다른 2명에게 심 교수의 제안을 다시 한번 전달했다.

이에 이들은 응할 수 없다고 말했고 이에 하 학장은 “그럼 여기 있는 이들에게 퇴거요청을 할 수밖에 없고, 퇴거에 응하지 않으면 경찰력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24일 오후 창원대학교 22호관에서 시사평론가 진중권씨가 경찰들의 경호를 받으며 학교를 빠져 나가자 황우석 박사 지지자들이 차량 앞을 막아서고 있다. /박일호 기자
112신고를 받은 뒤 경찰은 사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복형사 10여 명을 22호관 뒷문 쪽에 배치했고, 학교 앞에 일개 중대병력을 배치했다.

하 학장의 얘기가 끝나고 10여 분 뒤 흥분한 지지자들은 오후 10시 30분께 강의대기실로 가기 위해 다시 한번 몸싸움을 벌였다. 이에 하 학장은 다시 한번 지지자들에게 “여기 있는 모든 이들이 이 건물에서 1분 내로 나가달라. 그렇지 않으면 경찰력을 요청하겠다”며 퇴거를 요구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자, 한숨돌리고 저 ×× 오줌쌀 때까지 기다리자”고 다소 과격한 말을 했지만 지지자 대부분은 건물 앞으로 나가 진씨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이후 경찰은 40여분 동안 진씨가 학교 밖으로 나가는 방안을 찾기 위해 자체 회의를 했다. 오후 11시 15분께 정문에 배치돼 있던 일부 중대병력이 강의대기실과 가장 가까운 현관 문으로 배치됐다.

   
▲ 24일 오후 창원대학교 22호관에서 시사평론가 진중권씨가 강연을 마친 후 '황우석 박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에 의해 강사대기실에서 3시간여 동안 발이 묶여 있다가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학교를 빠져 나가고 있다. 상황은 오후 11시 40분경 종료되었다. /박일호 기자
진씨는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건물 밖으로 나왔다. 진씨는 미리 준비돼 있던 승용차에 탔고, 이후 지지자들은 학내를 빠져나가려는 이 승용차를 향해 뛰어들거나 차 앞에 드러누웠다. 또한 일부는 차 위에 올라타기도 했다. 경찰병력은 이런 지지자들을 계속 제지하며 승용차를 호위했고, 오후 11시 30분께 차량은 겨우 지지자들을 벗어나 창원대를 빠져나갔다.

감금상태에 가깝게 있던 진씨는 강의가 끝난 후 약 3시간이 지나서야 창원대를 벗어날 수 있었다. 일부 황 교수 지지자들은 경찰을 향해 ‘진짜 애국 경찰’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이후 지지자들은 건물 앞에서 잠시 자체 집회를 가진 후 해산했다.

우연찮게 진씨를 찾아 상황을 지켜본 심상완 교수는 “어떻든 우리 학교를 찾은 손님인데 이렇게 가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 “오늘 일어난 상황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심 교수는 “저 사람들(황 교수 지지자들)도 뭔가 할 말은 있는 것 같은데, 오늘처럼 의견을 표출하면 전혀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2006년 04월 25일 08:36:20 / 수정 : 2006년 04월 25일 08:5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