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전가 사시(田家四時)

淸潭 2024. 7. 11. 12:58

전가 사시(田家四時)

김극기(金克己)

 

풀밭[草箔] 아래 고기들이 뛰놀고 / 草箔遊魚躍

버들 뚝에 철새가 날아오네 / 楊堤候鳥翔

봄갈이 하는 밭둑엔 창포잎 우거지고 / 菖葉秀

점심 먹는 이랑에 고사리 순이 향미(香味) 있네 / 畝蕨芽香

비 오라고 비둘기들이 지붕 위에서 날고 / 喚雨鳩飛屋

진흙을 물고 제비는 들보에 들어오네 / 含泥燕入樑

저녁 초가집 방 안에 / 晩來芧舍下

베개를 높이 베니 태고적 사람인 듯 / 高臥等羲皇

 

버들 들판에 녹음이 우거지고 / 柳郊陰正密

누에 먹이노라고 뽕나무 밭에 잎이 드문드문 / 桑壟葉初稀

새끼를 먹이느라 꿩은 여위고 / 雉爲哺雛瘦

고치를 만들려고 누에가 살찌네 / 蠶臨成繭肥

훈훈한 바람에 보리밭이 깜짝 놀라는 듯 / 熏風驚麥隴

싸늘한 소나기에 낚시터가 컴컴하이 / 凍雨暗苔磯

온종일 말 탄 사람 올 리 없으니 / 寂寞無軒騎

시냇가 마을 집들, 모두 문을 닫았네 / 溪頭晝掩扉

 

봄 여름내 고되던 농가의 일이 / 搰搰田家苦

가을엔 잠시 한가해지누나 / 秋來得暫閑

서리 온 단풍 언덕에 기러기 예고 / 雁霜楓葉塢

비 내린 국화 기슭에 귀뚜라미 우네 / 蛩雨菊花灣

연기를 뚫고 가는 목동의 피리 / 牧笛穿煙去

달 띠고 돌아오는 나무꾼 노래 / 樵歌帶月還

일찌감치 거둬야 하리 / 莫辭收拾早

뒷산에 가득히 익은 밤이랑 배랑 / 梨栗滿空山

 

철 따라 농사 일 자꾸 생기니 / 歲事長相續

[]가 저물어도 그대로 골몰 / 終年未釋勞

[]에 눌린 처마의 판자도 걱정 / 板簷愁雪壓

바람에 쓰러진 사립문도 손질 / 荊戶厭風號

새벽 서리에 땔 나무도 찍어 와야지 / 霜曉伐巖斧

달밤이면 이엉 새끼도 꼬고 / 月宵乘屋

조금 더 있으면 봄 농사가 시작 / 佇看春事起

그때엔 언덕에 올라 휘파람 불어볼까 / 舒嘯便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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