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집 안 채마밭의 여섯 노래

淸潭 2024. 6. 30. 11:36

집 안 채마밭의 여섯 노래

동국 이상국 후집 제4 / 고율시(古律詩) 98

 

오이는 물 안 주어도 많이 달려서 / 園苽不灌亦繁生

엷은 노랑꽃 사이 잎 간간이 푸르다 / 黃淡花間葉間靑

가장 사랑스럽기는 덩굴이 다리 없이 뻗어가 / 最愛蔓莖無脛走

높고 낮은 데 가리지 않고 옥병 매달리는 것이네 / 勿論高下掛瑤甁

위는 오이

 

물결치는 자주에 붉은 빛 띠었으나 늙음을 어찌하랴 / 浪紫浮紅奈老何

꽃 보고 열매 먹기로는 가지만한 것이 없네 / 看花食實莫如茄

밭이랑에 가득한 푸른 알과 북은 알 / 滿畦靑卵兼

날로 먹고 삶아 맛보고 가지가지 다 좋네 / 生喫烹嘗種種嘉

위는 가지

 

장을 곁들이면 한여름에 먹기 좋고 / 得醬尤宜三夏食

소금에 절이면 긴 겨울을 넘긴다 / 漬鹽堪備九冬支

땅속에 도사린 뿌리 비대해지면 / 根蟠地底差肥大

좋기는 날 선 칼로 배 베듯 자르는 것 / 最好霜刀截似梨

위는 무

 

고운 손처럼 가지런히 모여 수북하게 많고 / 纖手森攢戢戢多

아이들은 불어대는 호드기를 만드네 / 兒童吹却當簫笳

술 자리의 안주 구실뿐 아니라 / 不唯酒席堪爲佐

비린 국에 썰어 넣으면 더욱 맛나네 / 芼切腥羹味更嘉

위는 파

 

공의휴가 뽑아 버린 건 이익 다툼 꺼려서고 / 公儀去嫌爭利

동자가 돌보지 않은 건 책 읽기 위해서네 / 董子休窺爲讀書

재상 그만두어 일없는 사람이야 / 罷相閑居無事客

잎이 죽죽 뻗은들 무슨 상관 있겠나 / 何妨養得葉舒舒

위는 아욱

 

쪼개서 바가지로 만들어 물을 뜨니 얼음물같이 차고 / 剖成瓢汲氷漿冷

온전한 대로 호로병 만들어서 담으니 옥 같은 술이 맑네 / 完作壺盛玉

막힌 마음으로 펑퍼짐하니 큰 것을 근심할 것이 없다 / 不用蓬心憂瓠落

어지간히 커지기 전에는 삶아 먹어도 좋으니까 / 先於差大亦宜烹

위는 박

 

[-D001] 공의휴(公儀休) :

중국 춘추 시대 노() 나라의 재상으로 있으면서, 국록을 먹는 자들이 백성들과 이익을 다투는 것을 꺼리었다. 한번은 자기집 밭에 난 아욱을 삶아서 먹어 보고 맛이 있음을 알자 남김없이 뽑아버렸다는 고사가 있다. 《史記 循吏列傳》

[-D002] 동자(董子) :

동중서(董仲舒)로 중국 전한 때의 대학자로 한때는 학문에 열중하여 3년 동안이나 자기집 밭을 들여다보지 않기까지 하였다고 전해진다. 《史記 儒林列傳》

[-D003] 막힌……것이 없다 :

혜시(惠施)가 장자의 주장이 멋없이 크기만 하고 쓸모없음을, 펑퍼짐하니 크기만 하고 아무 소용에도 닿지 않는 박에 비유하자, 장자는 혜시가 마음이 막혀 큰 것을 쓸 줄 모름을 지적하고 큰 박을 줄로 엮어 물에 띄워 타고 놀 수 있음을 일러 주었다. 《莊子 逍遙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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