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15-15'… '세상에 이런일이' 기적을 쓴 롯데, 망신 당한 KIA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4회초까지 13점차 리드를 얻었다. 마운드엔 리그 평균자책점 1위 제임스 네일이 버티고 있었다. 그런데 역전을 당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기적을 보여줬고 1위팀 KIA 타이거즈는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
롯데는 25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5-15로 비겼다. 이로써 롯데는 32승3무40패로 8위, KIA는 45승2무30패로 1위를 지켰다.
이날 경기는 평범한 난타전이 아니었다. KIA가 한 때 13점차까지 앞섰던 경기를 롯데가 역전했기 때문이다. 13점차 역전은 KBO, MLB에서 모두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다.
이날 먼저 기선을 제압한 것은 KIA였다. 1회초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선제 투런포를 시작으로 상대 선발투수 나균안을 2회까지 난타하며 8점을 획득했다. 롯데는 1회말 1점을 만회했지만 2회말엔 점수를 올리지 못하며 7점차 리드를 허용했다.
롯데는 부랴부랴 나균안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롱릴리프 현도훈을 투입했다. 화요일 경기, 7점차 승부에서 필승조를 투입할 수 없었고 현도훈에게 긴 이닝을 맡겨 남은 주간 경기를 바라보자는 계산이었다.
KIA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3회 1점, 4회 5점을 추가로 획득하며 14-1로 앞서 갔다. 이 때까지만 해도 KIA의 승리는 당연한 듯했다. 특히 마운드엔 리그 최고의 투수 네일이 버티고 있었다. 롯데의 추격은 전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4회말 고승민의 그랜드슬램을 포함해 순식간에 6점을 따라갔다. 이어 5회말에도 추가 2득점을 올렸다. 4회말 수비진의 실책부터 흔들린 네일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승부의 추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불 붙은 롯데 타선은 6회말 정훈의 스리런 홈런을 통해 12-14까지 따라붙었다. 이어 7회말 고승민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균형을 맞추더니, 이정훈의 1타점 희생플라이로 승부를 뒤집었다.
13점차 역전은 KBO리그,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없었던 일이다. 그만큼 어려운 과제였는데 상대 에이스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3이닝만에 역전했다. 엄청난 사건이었다. 승패를 떠나 13점차를 뒤집었다는 것만으로도 롯데로서는 대단한 성과였고 KIA로서는 아픈 결과였다.
KIA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는 듯, 8회초 홍종표의 1타점 적시타를 통해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이후 점수를 올리지 못했지만 실점도 내주지 않으며 롯데와 비겼다.
하지만 무승부여도 이번 결과는 다르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 13점차를 역전한 롯데는 홈팬들에게 어떤 승리보다 달콤한 무승부를 선사했고 1위 KIA는 원정팬들에게 허탈함을 선물했다. 5시간이 넘는 사투 끝에 롯데만 웃은 경기였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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