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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모은중경(新父母恩重經)

淸潭 2020. 6. 8. 21:51

신부모은중경(新父母恩重經)

 

사람들이여!

 

불효는 스스로의 가슴에 가시를 키우는 것과 같다.

만일 그대가 지금도 행복하고, 앞으로도 행복코저

한다면 한시도 부모님 은혜를 잊지 말라.

정성을 다 하여 부모님을 봉양하라.

성인은 길 가에 뒹구는 백골을 보고도 부모님을

생각하여 예배를 드렸거늘 경망한 젊은이들

부모 은혜 저버리고 오히려 늙은 부모를 박대하네.

 

처음부터 부모님이 늙으셨던가.

예전부터 힘 없는 노인이었던가.

온 힘을 다 하여 자식들 키웠으니

근력 없는 오늘은 그대를 의지하네.

누가 늙음을 추하다 했는가.

부모님께 생긴 주름 자식 위한 기도였건만

장성한 자식은 남이 볼세라 더러운 것

감추듯이 골방으로 등 떠미네.

세상의 모든 착한 업은 효도에서 시작되나니

부모 은혜를 아는 것은 세상을 아는 것이요,

부모를 공경함은 부처님을 공경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부모님은 평생 자식의 바람막이를 자청하시네.

자식의 괴로움 대신 받기 원하시고,

아들 딸이 고단하면 부모 마음 편치 않으니

자식들의 잠깐 고생도 어머니는

오래도록 마음 아파하신다.

자식이 밖에 나가 그릇된 행동으로 남의

손가락질을 받아도 그 수모 다 받으며

사죄하고 용서 비네. 아들이 용서 받지

못할 죄를 범하고 도망자가 되어도 옳지

못한 일인 줄 알면서도 숨겨주고 옹호한다.

자식을 위해 나쁜 업도 두려워 않고 대신하니

아들 딸을 사랑하는 마음이 하늘이

세상을 덮듯 하는구나.

 

설혹 자식이 살인을 하고 도둑질을 하여도

어머니는 그 자식을 포기하지 않으신다.

모태에 들 때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자식에게 향한 정을 거두시지 않으시네.

부모님 사랑이 깊지만 자식의 잘못조차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네. 아들 딸이

그릇된 일을 할 때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내려앉듯 하니 식음을 전폐하고

생병을 얻어 앓아 눕는다.

 

세상에 이보다 큰 불효가 있겠는가.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이며 정성껏 키운 자식

부모를 배반하니 한번 불효해도 평안하지

못하거늘 나날이 불효하니 생병 앓아 누우시네.

편안하게 지내도 살날보단 죽을날이 가깝거늘

자식이 원수되어 어미 목을 조여오네.

장탄식 한숨 속에 행여소리 환청인가.

 

그대들이여!

 

부모님 장수하시길 바라거던 바른

행으로 선업을 닦아야 하리라.

비록 떨어져 살아도 마음은 늘 자식 곁에

머무니 그대의 행실 따라 울고 웃고 하신다네.

 

여인들이여!

 

그대의 얘기를 들어 보라. 딸자식은

어려서부터 집안일을 돕고 순종하니

아들이 더러 불경스러운 행동으로

부모 마음을 흐려 놓아도 부모는

딸에게 위안을 찾았다.

딸은 어려서부터 갖가지 재롱으로

부모 근심 들어주고, 커서는 부모가

고단할까 토끼 같은 웃음으로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곤 했네.

 

부모는 부드럽고 착한 딸을 볼 때마다 딸이라

섭섭히 여기는 것을 오히려 미안하게 생각했네.

부모의 은공이 무거운 줄 아는 자식도 딸이었으니

커 갈수록 부모는 딸에게 애착한다.

커 가면서 다투지도 아니하고, 욕심도 적게 내고,

마음 씀이 넓으니 부모는 더욱 딸을 사랑하게 되었네.

어엿한 숙녀로 자라서도 효심이 지극하니

출가시킬 때가 되면 부모는 더욱 마음이 허전하다.

딸은 혼인하는 그날까지 부모가 걱정이라 혼인날을

잡아 놓고도 부모에게 가는 정을 거두지 못하네.

모녀가 밤 늦도록 마주앉아 눈물바다

이루며 이별을 아쉬워한다.

.

그러나 딸들이여! 결혼하여 집 나온 뒤 그대는 어떠했나.

친정부모 찾아 뵙길 천리처럼 생각하니

예전의 효녀는 그대가 아니었나.

성이 다른 남편쪽 어른에게는 정이 깊고 사랑이 넘치면서,

그대를 낳아서 길러 준 부모에게는 도리어 서운하게 대한다.

남편을 따라서 거처를 옮겨 가니 부모와 떨어져

이별하고도 사모하는 마음이 없어 소식조차 끊는구나.

부모는 여식을 여의고 그 허전함에 식음조차 마다한다.

딸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마치 목마른

때에 물을 생각하듯 간절하다.

한량없는 부모 은덕은 변함이 없건만 딸은

혼인하면 효심까지 두고 가네.

 

무겁고도 깊으신 부모 은혜. 베푸시고 사랑하심

변함이 없으니 단 것은 뱉으시어 자식에게 먹이시고,

쓴 것만을 삼키셔도 싫어하지 않으셨다.

거친음식 헌 옷도 즐거운 듯 취하시니 철 없는

자식들은 부모는 원래 그런 줄만 아는구나.

훗날 장성하여 넉넉해지고도 부드럽고

좋은 것은 저희들이 차지하고,

늙으신 부모께는 험한 것만 대접한다.

그러고도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것이라

생각하니 나이가 들어도 철 없기는 마찬가지네.

 

그대들이여!

 

그대는 여덟 섬 너 말이나 되는 젖을 먹고 자랐다네.

아이 키운 어머니는 죽은 뒤에도 뼈조차 검으니

골수까지 짜 먹인 은혜 무엇으로 갚으려나.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끝없고 깊어서 천년 만년 자식 위해

살고자 하여도 언젠가는 가야할 길 저승사자 찾아오네.

 

생각해 보라. 세상을 살아가며 그만큼

깊은 은혜 받아 본 일 있는가.

비록 처자가 사랑하나 부모님 사랑처럼 깊지는 못하리라.

세상 풍파 바람막이 돼 주시니 추운날 덮혀주고,

더운날 식혀주고, 모진 고통 다 받아도

자식을 바라보면 못할 일이 하나 없네.

스스로 늙어가는 줄 모르고 몸 돌보지 아니하니,

가시고기 제살로 새끼를 키우듯이

부모 또한 자식 위해 젊음을 바쳤도다.

 

열두폭 비단치마 잘잘 끌던 한 시절.

새초롬이 앉아서 수나 놓던 그때가

어느 시절 꿈이런가 다시 오지 않으리라.

자식들 키워 놓고 한숨 돌려 거울 보니 저희가 누구인가.

검은머리 어디 가고 서릿발이 성성하네.

빈방에 홀로 앉아 탄식하고 슬퍼해도

어느 한 자식도 들여다보지 않는구나.

부모가 언제 호강시켜 달라던가.

가난한 손이라도 마주 잡고 싶은 것을.

 

먹여 주고 입혀 주니 그대로 자라나면 얼마나

좋을까만 갖가지 병을 앓아 부모 가슴 애태웠네.

고단한 몸 밤에도 눕지 않고 병든 자식

간호하며 뜬눈으로 지새우네.

아이 몸 뜨거우면 어미 가슴 뜨끔하고,

상처라도 날 양이면 부모 살이 먼저 아파

금이야 옥이야 보살펴서 장성하게 키웠다네.

자식들 다 자라니 부모가 늙는구나.

건장하던 육신도 무너져 내리나니

뼈마디가 따로 놀고 살갗조차 아프구나.

 

자식들 근심할까 신음조차 삼키는데

어리석은 아들 딸들 이를 알지 못하네.

한집에 살며 조석으로 보아도 누구 하나

부모 안색 살피는 이 없구나.

자식의 나이 여든이 된다 해도

부모에게는 여전히 어려 보이니

철 들면 나아지리라 아픈 몸 추스리며

혼자 눈물 삼키시네.

장성해도 부모 은혜 모르니 어느

때를 다하여 통곡할 날 있으리라.

어려서 한때는 재롱 피워 부모 시름 잊게 하더니

머리가 커 갈수록 이를 부끄럽게 여기네.

 

부모를 멀리하고 저희끼리 어울리니

나쁜친구 사귀어 잘못 되지 않을까,

그른일 도모하다 다치지는 않을까

부모님은 밤 늦도록 애태우며 기다리네.

철 없는 아들은 밖으로만 나다니고 나무라는 부모님을

곱게 보지 않으니 부모의 갖은 고생 헛수고가 되려는가.

매를 들어 훈육하고, 눈물로 호소하고 바른 길 인도하려

근심 걱정 잊을 날이 단 하루도 없구나.

 

나무는 고요하고 싶으나 바람이 자지 않는다.

부모 또한 평안하고 싶으나 자식들이 근심 걱정 몰고 오네.

노심초사 마음 조이며 저희들 키웠더니

커 갈수록 오히려 부모만 원망하네.

어느 부모가 자식 덕에 호의호식 하자던가.

순종하고 따라 주면 그것으로 족한 것을.

 

그대들이여!

 

부모님의 모습을 다시 보라.

그대들을 보살피는 은혜가 더할수록 그 모습은 여위고

시들어 가니 아들 딸 생각하는 가엾은 노고.

어머니의 얼굴이 저리 변했네.

말 배워 조잘대며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어린아이를 보라.

비 오는 날이면 비 맞고 다니고,

흙탕물 고인데 부러 밟고 재미있다 하네.

모래바닥, 진흙 구릉 제집인 양 뛰어 놀고,

강으로 들로 안 간 곳 없구나.

그대 또한 어린 시절 다르지 않았으니

씻기고 돌아서면 또다시 더럽힌다.

 

젖 먹일 때 기저귀 빨아대기 바쁘더니

어머니 두 손은 마를 날이 없어라.

더러운 것 씻기며 젖은손 거칠어도

무탈하게 잘 노는 것 오히려 기뻐하네.

좋은 말, 좋은 버릇 그렇게 일렀건만 어디서

배웠는지 나쁜 짓만 골라 하네.

형제간에 싸우고, 동무끼리 다툼하니 나의

부덕이라 부모가 한탄한다.

배고픈 그 시절에 못 배운 게 한이라

자식만은 공부시켜 훌륭하게 키우리라.

배움이 높으면 존경 또한 받으리니

자식의 앞날 위해 못할 일이 있을까.

 

뼈를 깎는 고통도 참아내고 견디었네.

철 없는 아들 딸은 커 갈수록 저만 알고

아침마다 문에 서서 달라는 것 많구나.

가난한 주머니 사정을 모르지 않을 텐데

제 욕심 앞세우니 한숨만 절로 난다.

지금은 비록 힘들어도 옛말 할 날 있으리라.

아들 딸 어서 자라 어른 되기만을 바라신다.

가르친 부모 노고 어디다 비할까만

자식이 어른 되어 부모를 무시하네.

 

좋은말로 훈계하면 눈 흘기고

윽박질러 제집 종 대하듯 하는구나.

늙음도 서러운데 자식조차 홀대하니

서럽고 애달파라, 무너지는 부모 심정.

그대 키운 부모 뜻을 그렇듯 저버리니

공손한 말 한마디 풍이 들어 못하는가.

부모님 저승길이 문 밖이고 조석간인 것을.

 

자식은 어려서 부모를 찾고,

부모는 늙어서 아들 딸을 찾는구나.

아이가 어미를 찾을 때는 언제고

곁에 있어 지켜 주었거늘

부모님 늙으셔도 곁에 머물며 돌보는 이 드물구나.

아이 적엔 나갔다 돌아와 어머니 안 보이면

어린마음 불안하고 초조했다.

어머니 원하는 마음이 그토록 간절하였건만

머리 굵어 집 나가면 부모 생각 전혀 없다.

하늘에서 떨어진 듯 제 아내만 생각하네.

 

그러나 그대의 어머니는 어떠한가.

비록 자식이 장성하여

집을 떠난다 해도 객지 생활하는

자식 생각에 밤잠을 설치신다.

끼니 때가 되어도 자식 생각에 더운밥을

못 넘기고 마음은 밤낮으로 자식을 뒤쫓는다.

생이별한 자식 생각에 애간장이 녹아나네.

꿈자리가 사나워도 자식에게 탈이 났나,

아침부터 까치 우니 그 아이 오려는가 문설키에 기대어

동구 밖만 바라보네. 기다리는 마음은 하루가 일년이요,

한 달이 십년일세. 어쩌다 다니러 와도,

부모를 길 가는 사람 바라보듯 덤덤하기 그지없다.

 

버선발로 반겨 맞는 부모가 무색하네.

제 살림 하면서도 부모 재산 탐을 내니 자식 한번

다녀갈 때마다 논이 줄고, 밭이 줄고.

자식이라고 키웠더니 도둑보다 무섭구나.

까마귀도 자라나면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봉양하거늘 블효하는

사람들 비록 사람의 모양은 하였으나

까마귀만 못 하도다.

등골이 휘도록 자식 위해 살았건만

오늘날 내 몸 늙으니 모두가 허사로다.

 

늙어지면 자식이 기둥 될 줄 알았더니

제 욕심에 눈 어두워 부모 생각 않는구나.

남에게 도움 주면 고맙단 말 들으련만

도적처럼 가져가도 고마운 줄 모르네.

부모는 열 아들을 길렀어도, 열 아들은

한 부모를 봉양하지 못하는구나.

부모 은공 모르는 어리석음 때문이니

불효의 화살은 그대에게 꽂히리라.

 

어머니 날 낳으시고 아버지 날 기르시니

자비하신 그 은혜 바다보다 깊어라.

산해진미로 공경하고 탕약으로 보은해도

부모님 은혜는 갚을 길 없어라.

자식 비록 어리석고 못났으나 부모님

사랑하는 마음에는 큰 차별이 없었으니

남들에게 미움 싸도 어머님 사랑하심은

어느 때나 한결 같으시네.

가난한 이가 여의주를 소중히 여기듯

못난 자식을 귀히 여겨 키우셨다.

험한 세상 겁나고, 남들은 냉정해도

어머님 품에 들면 그것이 천상이라.

 

모든 것 용서하며 감싸주며 위로해 주시는구나.

세상에 이보다 큰 위안이 있을까.

부모님 계시어 마음 놓고 살아가네.

세상에 어떤 이가 가장 큰 부자인가.?

부모님 살아 계시어 해가 되고,

쉼터 되니 그런 이가 부자로다.

세상에 어떤 이가 가장 가난한 사람인가.

부모님 돌아가시어 빛을 잃고 허덕이니

이보다 더 궁핍한 세상이 있을쏜가.

부모님 살아 계실 때는 해가 밝은 청렴 대낮이요,

부모님 돌아가시면 해 저문 동짓달 그믐날 밤이로다.

 

부모님 땅에 묻고 세상살이 캄캄하다.

누구를 붙잡고 부모 정을 빌 것인가.

진작에 못 한 효도로 가슴만 쥐어뜯으니

애달토다 세월이여. 왜 진작에 못 깨쳤나.

후회하고 통탄해도 돌아가신 부모님은

이를 알지 못하시네.

살아 계신 그 동안에 효성스레 못 했으니

제 가슴 향하여 대못을 치는구나.

 

그대들이여!

 

그대를 잉태하고 지켜 준 어머님 은혜를 생각해 보라.

그대의 생명을 얻기까지 지극정성

조석으로 합장하고 기도하니

여러 겁 동안 이어진 깊은 인연으로

마침내 그대를 잉태하였다네.

수태를 알고 나서 얼마나 기뻐했나.

금은 보화를 얻은들 이보다 기뻐할까.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온들 이보다 경사스러울까.

이때부터 어미는 귀한 손님을 영접하듯

태아를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는다.

 

정갈한 음식으로 가려 먹고,

흉한 일 보지 않으며,

길을 가다가도 굽은 나무 밑에서는 쉬지 않으니

갖가지 불편을 뱃속의 자식 위해 참아낸다.

반듯한 자리가 아니면 앉지도 않으며, 험악한

소리를 멀리했으니 자식이 태어나면 남에게

칭송받는 바른 인품 되게 하소서.

 

형제지간 우애 있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밖으로 덕을 쌓는 훌륭한 이 되게 하소서.

일거수일투족에 자식을 위한 마음 뿐이요

곳곳에 치성 들이네.

뱃속의 생명은 나날이 자라나니

한 몸뚱이 무겁기가 천근 만근 같구나.

발이라도 헛디딜까, 어미 몸 다치는 거야

두렵지 않다마는 뱃속의 아이가

놀라지 않을까 가고 서는 몸놀림에 조심하고 조심하네.

젊어서 한때는 곱단 소리 들었건만

자식을 잉태하니 그 자태 간데 없다.

매일 단장하던 거울에는 먼지만 뽀야니

제 모습 보아도 타인만 같구나.

 

어미 되는 마당에 어찌 모양을 탐하리.

부푼 배 바라보며 제 마음을 다잡는다.

부정한 사람을 멀리 피하고,

불경스러운 일 있는 곳엔

발그림자도 않으니 더러는 도리가

아니요 취할 바 아니로다.

모르는 바 아니나 자식 위한 마음에서라

그릇된 줄 알면서도 마다하지 않는구나.

태몽 꿈 꾸던 날이 어제 일만 같은데

자식은 장성하여 제 갈 길로 가는구나.

먼 하늘 바라보는 주름진 그 얼굴에

내 자식 보고픈 그리움만 절절하네.

 

그대여!

 

그대는 부모의 나이를 아는가?

부모의 나이는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한 해가 더할수록 오래 사시는 것을 기뻐하고도

한편으론 나이 많은 것을 걱정해야 한다.

늙으신 부모를 혼자 사시게 해서는 안된다.

모시고 살며 편찮은 곳은 없는지,

기색을 살피고 여쭤 보아야 한다.

젊어서는 튼튼하기가 바위 같다

했더라도 늙음이 찾아 들면 병마가 함께 온다.

부모의 나이가 많으면 사소한 병이라도

소홀히 보아 넘겨서는 안된다.

 

부모는 비록 몸에 병이 있어도 자식들 근심할까 말하지

않으니 지나치는 말로 묻고 흘려 들어서는 안된다.

사람의 건강은 믿을 것이 못 되니

병마에게 잡히면 흙담이 무너지듯 한다.

젊은 사람은 능히 이겨낼 수 있는 병이라도 나이 든 부모는

바위를 밀치고 나와야 하듯 작은병도 크게 앓는다.

세상에는 자식의 도리를 외면한 자 많으니 노인은

자식을 기다리다 아들 딸을 찾아 거리로 나선다.

 

혹 우연히 병이라도 얻게 되면 길바닥에 쓰러져 고통을

참아 내니 배고프고 고달파도 누구 하나

보살펴 주는 사람이 없다.

그대는 누군가의 아들 딸이 아니던가.

길에서라도 병든 노인을 만나면 부모를

위하여 보호하고 약을 주어야 한다.

불효하는 자식은 병든 부모를

미워하고 짐스럽게 생각하네.

자신의 근본이 어딘가를 안다면

병든 부모를 귀찮게 여기지는 못하리라.

불효가 무서운 죄인 줄 모르고 병든 부모를 그대로 죽게 하니

훗날 이를 뉘우치고 제 살을 도려내도

불효의 죄는 없어지지 않으리라.

 

죽음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것.

부부가 합심하여 노력해도 자식을 바르게 키우기 어렵거늘

한 사람 먼저 가니 남은 사람 고생이다.

혼자서 자식 키우니 고통도 배가 된다.

어렵사리 키운 자식 행여 남의 입에 오르내릴까

밤낮으로 애 쓰면서 뼈를 깎는 고통도 마다하지 않았다.

 

자식이 장성하여 결혼하니 이제는

시름 놓고 좋은 시절 맞을 만도 하건마는,

자식은 홀로 계신 부모를 더 홀대하고 업신여긴다.

따뜻한 방에 앉았어도 등 시리고

허전한데 자식은 이를 몰라주고

홀어머니 모시기 어렵다고 투정하네.

자식 내외 편케하려

죽은 듯이 앉았자니 하루가 십년인 양 길게만 느껴진다.

묵은 세월 속에 무슨 정이 남았겠는가만

세월이 흐를수록 먼저 간 임 생각 뿐이로다.

 

그대에게 친구가 필요하듯 홀로 계신 부모도

말동무가 절실하다.

홀로 되신 부모일수록 자식은 이일 저일을 의논해야 한다.

어떠한 이야기든 들어주고 들려주고

외롭지 않도록 돌봐 드려야 한다.

사람에겐 나이 따라 의지처가 달라진다.

어려서는 부모에게 의지하고,

결혼해서는 부부가 서로에게 기둥 되고,

늙어지면 자식에게 의지한다.

 

일찍이 홀로 된 부모는 기둥을 잃은 것이니 자식의

나이 비록 어려도 아들 딸을 의지해 살아간다.

양친 중에 한 분이 먼저 돌아가셨거던

특히 외롭지 않도록 정성을 다 하라.

모든 고난 헤치면서 홀로 이몸 키웠으니

은혜가 더욱 깊어 뼈 속까지 사무친다.

그 노고가 없었던들 오늘 내가 있었을까.

 

자식을 키워 혼인시키니 부모에게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있겠는가.

부모의 도리를 다 했으니 어깨조차 가볍구나.

부모는 말로서 홀가분하다 해도 한편으론

섭섭하여 마음 한구석이 빈 듯하다.

결혼하는 아들 딸은 부모와 헤어져 섭섭하다

하면서도 웃음 가득하니,

부모는 가슴으로 사랑하고, 자식은 입으로 효도하네.

 

결혼한 자식은 점차로 부모를 잊고 처자만을 생각한다.

한집에 살면서도 부모는 건성이요 처자식이 제일이라.

맛있는 음식이 생겨도 부모 봉양할 생각은 않고

처자에게 먼저 먹인다.

아들집에 산다 하나 남의집에 얹혀 살듯 어색하고 불편하다.

저희끼리 나가고 들어오고 부모가

집에 있는지 없는지 살펴보지 않는다.

 

저희가 쓰는 방은 쓸고 털고 닦으면서

부모방은 추운지 더운지조차 모른다.

부모가 때를 걸러도 배가 고픈지,

목이 마른지 물어 보지도 않는다.

처자를 위해서는 수고로움도,

번거로움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부모가 무엇을 원하면 새겨 듣지 않으니

기억조차 못 하는구나.

처자에게 약속한 것은 무슨 일이든 잘 지키며,

부모의 말씀과 꾸지람은 전혀 어렵고

두렵게 생각하지 않네.

제 처자 위하는데 부모인들 반대할까.

 

의좋게 살아가니 보기에도 좋다마는

늙은 부모 홀로 두니 불효가 따로 없다.

어려서는 철 없어 불효하고, 결혼해서도

처자만을 생각하니

어느 때 깨우쳐서 부모 은공 갚으려나.

예전 사람은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얼음바다

깊은 산도 마다하지 않았다네.

요즘 사람들 효도하라 이르면

값진 물건으로 대신하려 드는구나.

비록 부모방을 보배로 가득 채워 드려도

섬기는 마음이 없으면 공염불과 같으니,

순종하고 받들어 모시는 것만 못 하다.

 

세상엔 병도 많고 앓는 이 또한 많지만 속에서

아이가 자라니 어머니 또한 생배를 앓는구나.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쉽지 않고, 어린 생명은 어미는

아랑곳 없이 제 양분 다 취하니 어지럼증 가실 날이 없다.

달이 차서 해산 날이 다가오니 두려움이 엄습한다.

아무리 마음 굳게 먹어도 고통이 심한지라 이러다

잠깐 동안의 잘못으로 죽는 것은 아닐까,

어린 생명 던져두고 먼저 가면 어이 하나.

아침마다 흡사 중병 든 사람 같고,

두렵고 겁난 마음 어이 다 표현하리.

 

죽음이 임박한 듯 고통에 시달리다가도

자식을 얻는데 이만한

고통쯤 못 이긴데서야 어찌 부모라 할 수 있으리

스스로 두려움 떨쳐 내네.

하늘이 노랗다던 어머니 말씀.

오늘 당해 보니 진실인 줄 알겠네.

아이가 태어나면 이 아픔 알아줄까.

생살을 도려내도 이보단 나으리라.

 

그대들이여! 자비로운 어머니 그대 낳던 날.

오장이 모두 열려 벌어진 듯 하였다네.

서말 너 되나 되는 엉긴피를 흘리고

사경을 헤매면서 그대를 얻었다네.

혼미한 정신 속에 여기가 저승인가.

땀과 피로 얼룩져 죽은 듯 누웠는데

아득히 들리는 아이의 울음소리.

탄생의 그 소리에 모든 아픔 잊는구나.

 

주검처럼 누웠어도 자식의 건강이 제일 큰 걱정이라.

낳은 아이 건강하단 그 말에 기쁨의 눈물 흘리네.

우렁찬 아이 울음에 마음은 환희로와도

육신의 아픔이 그치지 않는구나.

회생하여 어린 것을 안아 볼 수 있을까.

모든 생각과 행동에 자식이 우선이라

죽을 것 같아도 자식 위해 일어서네.

 

이렇듯 애써 낳은 자식이니 그 사랑 오죽할까.

눈에 넣은들 아플까마는 키워 놓으니

부모 은공 모르고 저 살기 바쁘구나.

언제 부모가 많은 것을 바라던가.

보고플 때 찾아 주면 그것으로 족한 것을.

 

그대들이여!

 

그대가 나이 들면 부모 심정 알리라.

그대 또한 자식을 키우면서 효도하라 가르칠 것이다.

그러나 제가 부모 되고도 늙으신 부모에겐 효도하지 않는구나.

제 자식 귀여워 하면서도 부모 은공 헤아리지 못하니

자신만 생각하는 어리석음 때문이다.

생각이 옹졸하여 한치 앞을 못 보니 제 자신만 귀한 줄 아네.

그대의 부모 역시 그대를 보물처럼 키웠거늘

노부모는 생각하지 못하는구나.

 

그대가 자식을 낳은 것처럼 부모 또한 그대를

수태하고 열달 동안 몸에 품고 긴 고통을 이겨냈네.

달이 차서 아기를 낳을 때 칼날과 창 끝으로 사지를

헤집는 듯 했으니 어머니 정신을 잃고 사경을 헤매었다.

아버지 여러 자식을 키우며 몸 아끼지 않았고

수고롭다 생각치 않으셨다.

이렇듯 부모가 걸어온 길을 답습하면서도

요즘 사람들은 효도를 모른다.

부모의 부음을 들으면 그때서야 울고 불고

하늘이 무너진 듯 비통해 한다.

다시는 못 올 길 떠났는데 애태워

불러본들 대답이 있겠는가.

 

그대들이여!

 

늦기 전에 뉘우치고 부모님께 효도하라.

불효한 사람은 그 과보로 아비무간지옥에 떨어진다.

불효하다 부모를 잃으면 목숨이 다할 때까지

바늘방석 살다 가니 이승 또한 지옥일세.

늙은 목숨 다 하기는 구름이 흩어지는 것과 같으니

어느 바람에 흩어져 저승 갈지 모른다네.

그대들이여! 효도는 깨달음을 얻는 첫 번째 수행이니

아무리 공부해도 효도하지 않으면 무명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네. (모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