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故事成語

주구사서(酒狗社鼠)

淸潭 2016. 11. 30. 18:30

주구사서(酒狗社鼠)

[요약] (: 술 주. : 개 구. : 토지 신 사. : 쥐 서)


술집에 개와 사당의 쥐라는 뜻으로, 군주에 붙어 권력을 휘두르는 자와 군주의 눈을 흐르게 하는 자들을 가리키는 말.

[출전] 한비자(韓非子) 외저설우상(外儲說右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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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한 나라의 고위 공직자란 어떠해야 하는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드러난 청와대 인사들의 비리를 보면서 절로 나오는 질문이다. 이 물음에 대한 중국 전국시대 법가 사상가인 한비자(韓非子)의 답을 들어보자. 한비자외저설우상(外儲說右上)편에 나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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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사람으로 술파는 자가 있었다. 나눠주는 술의 양이 공정했고, 공손했고, 맛도 일품이었다(升概甚平,遇客甚謹,為酒甚美). 간판도 높이 달아 눈에 띄게 했다. 그런데도 술이 팔리지 않았다(然而不售). 팔리지 않으니 술이 시곤 했다(酒酸).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그는 동네 어른 양천(楊倩)에 그 이유를 물었다.

품질도, 서비스도, 마케팅도 좋은데 왜 술이 안 팔리는지 이해가 안갑니다.”(술집 주인)

당신 집의 개가 사납소?(汝狗猛耶)”(양천)

개와 술이 무슨 관계입니까?”(술집주인)

두렵기 때문이오. 사람들은 대부분 어린 자식을 시켜 술을 사오게 합니다. 아이는 개가 무서워 당신 주막집을 가지 않습니다. 조금 멀더라도 다른 주막집을 찾겠지요. 그러니 당신 집 술이 시는 것이오(人畏焉.或令孺子懷錢挈壺雍而往酤,而狗迓而齕之,此酒所以酸而不售也).”(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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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는 말한다.

무릇 나라에도 그와 같은 개가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도와 덕을 지닌 현사(有道之士)가 그 방법을 만승지국(萬乘之國) 대왕에 밝히려 해도 대신이 사나운 개가 되어 그들을 물어뜯는다. 이것이 바로 군주가 몽매하게 속임을 당하고, 인재들이 중용되지 못하는 연유이다(此人主之所以蔽肋,而有道這士所以不用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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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나라 군주 환공(桓公)과 재상 관중(管仲)의 대화가 소개된다.

나라를 다스리는 데 무엇을 가장 걱정해야 하는가?(治國最奚患)”(환공)

사당의 쥐(最患社鼠矣)입니다.”

왜 그러한가?”

군주께서 집짓는 광경을 보신 적이 있다면 아실 것입니다. 먼저 목재를 세우고 흙을 바르는데, 쥐새끼는 거기에다 구멍을 뚫고 살게 됩니다.

그런데 그 놈들을 쫒아내려고 불을 지르자니 목재가 탈 염려가 있고, 물을 붓자니 벽이 무너질 염려가 있습니다. 이것이 곧 사직에 들끓고 있는 쥐새끼를 잡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지금 군주의 좌우 측근들은 궁 밖에서 세도를 부리며 백성들로부터 이익을 거둬들이고, 또한 궁 안에서는 한 무리가 되어 자기들의 비행을 모르도록 군주의 이목을 가리며, 군주의 실정을 밖으로 알리는 등 안팎의 일을 자기들 멋대로 조정하기 때문에, 신하들은 모두 그러한 측근들의 권력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법관이 그들을 벌하지 않으면 국법이 문란해지고 그들을 처벌하자니 군주의 지위가 평안치 않을 것이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그 측근들이 사당의 쥐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此亦國之社鼠也)?

그러므로 신하된 자가 상벌권을 쥐고 마음대로 법령을 위반하여 자기들을 따르는 자에게는 반드시 이익을 주고, 자기들을 위해서 일하지 않는 자에게는 반드시 손해를 입히는데, 그러한 자를 일컬어 사나운 개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대신은 무서운 개가 되어 도를 터득한 선비를 물어뜯고, 좌우 측근들은 사직의 쥐새끼가 되어 군주의 실정을 내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군주께서는 이러한 실정을 깨닫지 못하시고 계십니다.

이와 같으니 어찌 군주와 신하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되겠으며, 또한 어찌 나라가 망하지 않겠습니까?(夫大臣為猛狗而齕有道之士矣左右又為社鼠而間主之情人主不覺如此主焉得無壅國焉得無亡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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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漢字, 세상을 말하다] 酒狗社鼠 -주구사서-에 첨삭하여 재구성하였음. 한우덕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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