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치구(負乘致寇)
[요약] (負: 질 부. 乘: 탈 승. 致: 보낼 치. 寇: 도둑 구)
짐을 지고 수레를 타면 도둑이 오게 된다는 뜻으로, 자질이 부족한 자가 분수에 맞지 않는 자리에 앉아 재앙을 부른다는 의미.
[출전] 《주역(周易) 해괘(解卦) 육삼효사(六三爻辭)》
) -->
[내용] 이 성어는 주역(周易) 해괘(解卦) 육삼효사(六三爻辭)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육삼효사(六三爻辭)
“짐을 지고 또 수레를 타면 도둑이 오게 된다. 바르게 하더라도 인색하리라.”
六三:負且乘,致寇至,貞吝。
짐을 지는 것은 소인의 일이고 수레를 타는 것은 군자의 일이므로, 소인이 분에 넘치게 수레를 타면 남의 질시를 받게 된다는 뜻이다.
상왈
“짐을 지고 수레를 타는 것은 또한 추한 것이며, 나로부터 도적을 이룸이니 또 누구를 허물하리오,”
象曰:負且乘,亦可丑也,自我致戎,又誰咎也。
) -->
이하 조선일보 [정민의 世說新語] 부승치구(負乘致寇)의 글.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 -->
주역 ‘해괘(解卦)’에 ‘짐을 등에 지고 수레에 타니 도적을 불러들인다(負且乘, 致寇至)’는 말이 있다. 공영달(孔穎達)의 풀이는 이렇다.
“수레는 신분이 높은 사람이 타는 것이다. 등에 짐을 지는 것은 소인의 일이다. 사람에게 이를 적용하면, 수레 위에 있으면서 물건을 등에 진 것이다. 그래서 도둑이 자기의 소유가 아닌 줄을 알아서 마침내 이를 빼앗고자 한다.”
짐을 지는 천한 자가 높은 사람이 타는 수레 위에 올라앉았다. 도둑이 보고 등에 진 것이 남의 재물을 훔친 것임을 알아 강도로 돌변해 이를 빼앗는다는 말이다.
부승치구(負乘致寇)는 깜냥이 못되면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재앙을 자초하는 일의 비유로 자주 쓰는 말이다.
) -->
이익(李瀷)은 성호사설의 '부차승(負且乘)'에서 이를 풀이했다. 군자도 불우할 때는 등에 짐을 질 수 있다. 고대의 어진 재상 이윤(伊尹)과 부열(傅說)도 한때 밭 갈거나 남의 집 담장 쌓아주는 천한 일을 했다. 그러다가 하루아침에 임금의 스승이 되자 원래부터 그랬던 것처럼 훌륭하게 일을 잘했다. 그러니 등에 짐 지는 것과 수레를 타는 것은 굳이 따질 만한 것이 못된다. 그렇다면 주역에서 왜 이렇게 말했을까?
) -->
성호의 설명은 이렇다.
“이 말을 했던 것은 그 사람이 이익만을 탐하는 소인인지라, 비록 네 마리 말이 끄는 높은 수레에 앉아서도 변함없이 등에 짐을 지는 재주를 부렸기 때문이다. 군자가 아래에 있고, 소인이 득세를 하니, 어찌 도둑을 불러들이지 않겠는가?”
동중서(董仲舒)도 한마디 거든다.
“군자의 지위에 있으면서 천한 사람의 행실을 하는 자는 반드시 재앙에 이른다(居君子之位, 爲庶人之行者, 其患禍必至).”
) -->
제 버릇을 개 못 줘서 수레에 올라앉아서도 재물을 챙겨 등에 질 생각만 한다. 환난이 경각에 닥쳤는데도 등짐만 불리려다 결국 엉뚱한 도둑놈의 차지가 된다. 천한 소인을 수레 위에 올린 임금, 올라앉아 제 등짐 불릴 궁리만 한 소인, 그 틈을 노려 강도질을 일삼은 도둑. 이 셋이 힘을 합치면 망하지 않을 나라가 없다. 소인의 재앙이야 자초한 일이지만, 그 서슬에 나라가 결딴나고 마니 그것이 안타깝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 -->
부차승(負且乘)성호사설 제24권경사문(經史門)
《주역(周易)》에, “짐을 지고서 말을 탔으니, 장차 도적이 이르겠다.”라고 하였으니, 이 짐을 졌다는 것은 소인(小人)의 일이고, 말은 군자(君子)의 기구이다. 소인이 군자의 기구를 탔기 때문에 도적이 뺏으려 한다는 것이니, 이는 군자와 소인으로 말한 것이고 어떤 사실을 가리킨 말이 아니다.
군자도 불우했을 때는 경우에 따라 짐도 지게 되었다. 이윤(伊尹)은 친히 밭도 갈았고, 부열(傅說)은 담 쌓는 데에 품도 팔았다. 이 천한 일을 나쁘게 여기지 않고 몸이 마치도록 하려고 했다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밝은 세상을 만나 황제(皇帝)의 스승이 되었어도 크게 기쁘게 여기지 않고 본래 가졌던 것처럼 여겼으니, 이쯤 되면 짐을 지거나 말을 타는 것은 논할 것도 없다.
이런 말을 한 것은 그 사람이 모리(謀利)하는 소인으로서 비록 고거(高車)와 사마(駟馬)로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도 전일에 짐 지던 버릇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가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군자가 낮은 자리에 있고 소인이 높은 지위에 있게 되면 어찌 도적을 불러들이지 않겠는가?
동자(董子= 동중서)가 이르기를, “군자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서인(庶人)의 행동을 하는 자는 걱정과 화가 반드시 이른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분석을 지극히 바르게 한 말이다.
공의휴(公儀休) 같은 사람은 노(魯) 나라 재상(宰相)이 되었을 때 그의 동산의 아욱을 뽑아 버리고 비단 짜는 아내를 내쫓아 버렸으니, 바로 이쯤 되어야 군자의 지위에 앉아 군자다운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 삼신(三辰)이 궤도를 잃자 선비를 뽑아 재상을 삼고. 오랑캐가 난리를 일으키자 졸병을 뽑아 장수로 삼았으니, 그 직업이 미천하다 해서 뭐 걱정할 것이 있겠는가?
) -->
[주-1]이윤(伊尹): 은탕(殷湯)의 신하. 유신(有莘) 들에 숨어 농사를 짓고 있다가 탕에게 세 번 초빙을 받은 후에 탕을 도와 걸(桀)을 치고 천하를 통일케 하였음.
[주-2]부열(傅說): 은(殷) 나라 고종(高宗)의 신하. 부암(傅巖)에 숨어 담쌓는 데에 품팔다가 고종의 초빙을 받고 고종을 도와 은 나라를 중흥시켰음. 《서경(書經)》 상서(商書) 열명(說命) 편에 보임.
[주-3]동자(董子): 동중서(董仲舒)의 존칭. 이 말은 《한서(漢書)》 동중서전(董仲舒傳)에 자세히 보임
[주-4]공의휴(公儀休): 전국(戰國) 시대 노목공(魯穆公)의 신하. 이 말은 《사기(史記)》 순리전(循吏傳) 공의휴의 기사에 자세히 나타났음.
[주-5]삼신(三辰): 일(日)ㆍ월(月)ㆍ성(星) 세 가지를 가리킴. 삼광(三光)과 같은 명사. 이는 곧 재상의 지위에 비유한 말.
'글,문학 > 故事成語'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열폐식(因噎廢食) (0) | 2016.11.28 |
---|---|
낙엽귀근(落葉歸根) (0) | 2016.11.27 |
물기범지(勿欺犯之) (0) | 2016.11.24 |
구전지훼(求全之毁) (0) | 2016.11.22 |
재필유용(才必有用) (0) | 2016.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