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조각

로마인 이야기 6

"팍스 로마나"

 

시오노 나나미 지음 . 김석희 옮김

한길사 2001년 8월 10일 제1판 제19쇄 395쪽

 

 "천재의 뒤를 이은, 천재가 아닌 인물이 천재가 도달하지 못한 목표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쓰러진 영웅 카이사르의 원대한 대로마정책을 이어받아 반세기에 걸쳐 마침내 그 목표를 달성하고 공화정을 제정으로 바꾸어놓은 로마 최초의 아우구스투스! 그는 카이사르와 목표는 같았으나 수단은 달랐다.

 

   군사적 능력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자각하고 노련한 내정과 외교를 통해 그 진가를 발휘한 아우구스투스! 일관되게 자신의 정치의지를 관철시킨 그는 현실을 직시한 정치가였다. 확대성장에서 안정성장으로 체제를 개편함으로써 로마를 새로운 궤도에 진입시킨 아우구스투스! 그는 '팍스 로마나'를 만든 정치가였으며, '팍스 로마나'는 그를 선택하였다.

 

   자극과 도전이 넘쳐흐르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제 6탄 팍스 로마나! 권력이란 무엇이며 정치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시오노 나나미의 탁월한 감각과 해석을 통해 정치지도자의 또다른 유형이 구현된다."

   이는 책의 뒷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책의 가장 중요한 골자라고 생각되어 여기에 인용하여 본다.

 

   여기 6권에서는 제정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치세를 담고 있다. 그는 카이사르의 양자로서 안토니우스와의 권력투쟁에서 이김으로서 로마의 권력을 장악하게 된다. 로마의 공화정으로는 중부이남의 유럽을 거의 장악하다시피한 로마제국을 통치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카이사르의 유훈을 충실하게 후계자 역할을 다한 황제이다.

 

   아무튼 그래서 로마는 유명무실해진 과두체제에서 일인독재의 제정로마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그것도 원로원의원들과 큰 마찰없이 봄비에 젖듯 제정로마의 틀을 구축시행해 가는 아우구스투스의 치밀함은 독자를 감탄하게 한다. 창업자는 군사력으로, 후계자는 노련한 정치력이라는 금언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마치 조선왕조가 그랬던 것처럼...

 

   젊은 최고 권력자 옥타비아누스 아우구스투스는 제정로마의 기틀을 갖춘 사람이다. 기원전임에도 당시로는 회기적이라할 수 있는 정책을 입안하여 원로원의 승인을 얻어 과감하게 추진한다. 그것도 원로원의 반대를 피할 수 있도록 시기와 법규를 조정하여 군비삭감, 국세조사, 영묘건설, 정보공개, 원로원 재편성..등 제반정책을 단행한다.

 

   특히 권력기반이 취약한 그로서는 원로원과의 관계가 아주 중요하다. 그동안 갖고 있던 원로원의 권한을 일인독재로 끌고 가려는 카이사르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노심초사 신중하게 처리해가는 과정은 많은 통치자들이 배워둘만한 장면들이다. 거기다 이미지정치를 로마시민들에게 구현한 것은 오늘날 여론정치와도 일맥 상통한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그가 핏줄에 너무 집착하는 대목은 모든 권력자들이 누구나 갖는 속성인가 싶어 독자의 입맛을 쓰게 한다. 자신이 갖는 권력의 자리를 자기후손들에게만 물려주려 하는 탐욕은 독재권력의 커다란 문제점이다. 오늘날 세계 모든 나라가 민주정을 채택하고 있지만 독재자들은 누구나 세습으로 가는 부분은 북한의 김씨왕조에서도 확인된다.

 

   내전이 끝나고 평화의 시대(팍스 로마나)가 돌아오니 저출산시대가 당시에도 있었단다. 사람은 바로 국력이라하는데 독신으로, 결혼을 해도 아이들을 적게 가지려는 풍조는 당시 로마사회의 큰 두통거리였다. 사회가 편해지고, 독신으로 지내도 불편하지 않는 사회이면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풍조는 예나 지금이나 똑 같은 현상인 모양이다.

 

   자식을 적게 낳으려는 저출산대책에 부심한 제정로마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을 시행한다. '간통 및 혼외정사법'과 '정식혼인에 관한 율리우스 법'이 그것인데, 자식을 낳아 국가에 봉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세금이나 상속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다. 오늘날 한국에서도 심각한 저출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원용해볼만한 정책이 아닐까?

 

~~읽은 이 : 달 솔~~

 

 

이태리 중북부
- 건축과 조각 위주의 풍경 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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