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izen Photo News'.
▲ 분명 사람이 사는 나라지만 굶어죽는 이가 속출하는 나라 처음엔 가물에 콩 같던 탈북자들 곧 비온 뒤 죽순처럼 많아졌고 급기야 나와도 마주치게 됐다 “이한영은 남북이 같이 죽인 거야 북한이야 죽이고 싶었고 남한은 귀찮아서 눈감아 주고 안 그러면 증거 다 있는데 왜 잡을 생각을 안 하는가”<사진:> 1997년 중국으로 탈출한 뒤 함께 모여 식사를 하던 탈북자들. 그들은 “이렇게 음식을 풍족히 먹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 그는 최근의 그 방송 중에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기도 했다”는 말을 해서 스튜디오를 술렁이게 했었다.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남한에는 아무도 없다. 기쁠 때 슬플 때 이야기를 나눌 아무도 없었다”고 답하는 그를 보며 나는 15년도 전 그가 가장 열을 내며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1997년 이한영 피살 사건이었다. 북한 최고위층의 가족이었던 이한영은 남한에서 망명자로 살다가 밝혀지지 않은 범인의 총격에 피살됐다. “이건 남북이 같이 죽인 거야. 북한이야 죽이고 싶었고 남한은 귀찮아서 눈감아 주고. 안 그러면 증거 다 있는데 왜 잡을 생각을 안 하는가. 그 생각을 할 때마다 우리 처지가 좀 그래. 결국 북한에서는 반역자 되고 남에서도 국민 대접 못 받는구나 싶어서.” 그 이후 나는 심심찮게 ‘북한 이탈 주민’들을 만났다. 북한의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였던 황보영씨도 그중의 하나였다. 그녀는 이후 한국 대표팀으로 국제 경기에 출전했다가 북한 선수들에게 반역자 소리를 듣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다고 했다. 그때 그녀를 인터뷰하던 중 가장 힘든 게 뭐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질문하는 거요. 북한은 정말 굶어 죽냐. 정말 이러이러하냐 다 아는 걸 묻고 또 물어요. 아는 걸 왜 묻는지 모르겠어요.” 그로부터 몇 년 뒤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맡게 됐던 나는 색다른 제보를 받게 된다. 탈북자가 업주로 북한 출신의 여성들을 고용해서 ‘남성 편의 시설’ 즉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뒤에는 몇 번 보도가 된 바 있으나 당시로서는 통일부 관계자를 만났을 때 “이런 사실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토로를 들을 만큼 민감한 사안이었다. 사실 확인을 위해 현장에 잠입했을 때 그곳에는 실제로 탈북 여성들이 있었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던 중 나는 앞서 얘기한 황보영씨가 그렇게 싫어하던 질문을 또 하고 말았다. “정말 그렇게 많이 굶어 죽었나요?” 그때 들은 이야기를 나는 지금도 끔찍하게 기억한다. ▲ 1997년 2월25일 의문의 총격을 받고 숨진 이한영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처 성혜림의 조카로 1982년 남한으로 망명했던 그는 집 앞에서 북한 공작원한테 피살됐다는 의혹을 샀으나 수사는 흐지부지됐다. <한겨레> 자료사진 ★*… 한동안 탈북 여성은 입을 한일자로 다물고 나를 바라보았다. 난처해져서 그냥 궁금해서 여쭤 본 거라고 얼버무리고 다음 얘기로 넘어가려는데 그녀는 내게 찌르듯 질문을 해 왔다. “선생님. 사람이 굶어 죽을 때 어떻게 죽는 줄 아십니까?” 함경도 억양이 그렇게 건조할 수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급작스런 반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그는 말을 계속했다. “아침에 잠을 깨서는 누워서 동생하고 얘기를 합니다. 오늘은 어드메 가서 뭘 먹을까. 어찌 구할까. 그렇게 아이가 웃기도 하고 얘기도 하다가 갑자기 말이 없단 말입니다. 그래서 어찌 말이 없니 하면서 일어나서 보면… 애 얼굴 위로 파리가 왱왱 돌아다닙니다. 기러문 죽은 겁니다. 내 형제 다섯 중에 셋이 그렇게 죽었습니다.” ...김형민 방송 피디 기사 더보기 ☞ 원본글: 한겨레 신문| Click ●닷컴 가기. <변조금지,저작권자. 도매인: 한국 네티즌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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