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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비에 그 자식 훌륭하오

淸潭 2014. 4. 24. 19:47

마지막까지 제자 지킨 女교사에 눈물 삼키며 자리지킨 공무원 아버지

  • 조선닷컴
  • 입력 : 2014.04.24 18:15 | 수정 : 2014.04.24 18:16

    마지막까지 제자들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며 탈출시키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진 경기 안산 단원고 전수영 교사의 아버지는 전제구 산업통상자원부 남북경협팀장이었다.

    아버지는 딸이 실종된 상황에서도 눈물을 삼킨 채 주변에 전혀 내색하지 않고 22일까지 평소와 다름없이 계속 근무해 왔다고 매일경제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대신 부인이 사고 현장을 지켰다고 한다.

    전 팀장은 그러나 지난 22일 저녁 방송을 통해 딸의 사연이 보도되자 다음날인 23일 산업부에 딸의 실종 사실을 알린 뒤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전혀 알아채지 못했던 산업부 직원들은 뜻밖의 비보에 적잖이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전 팀장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각종 회의에다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은데 (실종 사실을 알려서)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며 “알려 봐야 바뀌는 것도 없었고, 주변 업무에 오히려 지장이 될까 걱정됐다”고 말했다.

    전 교사는 세월호가 침몰하던 지난 16일 오전 9시 11분 어머니에게 “엄마 배가 침몰해, 어떡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깜짝 놀라 곧바로 전화를 건 어머니와 12초간 이뤄진 짧은 통화에서 전 교사는 “아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야 한다”는 말만 남겼다. 어머니는 KBS와 인터뷰에서 “엄마가 걱정할까 봐 ‘나, (구명조끼) 못 입었어’ 이 말은 못하고 ‘애들은 입었어’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딸이) 학부형과 연락해야 하고 배터리도 없으니까 얼른 끊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아직 실종 상태인 전 교사는 당시 탈출이 상대적으로 쉬운 선박의 맨 꼭대기 5층에 묵었지만 위험에 처한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가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