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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을 못 견디고......

淸潭 2014. 4. 19. 07:58



☞ 단원고 교감 유서에 “제자들 숨진 곳에 뿌려달라”


★... 단원고 교감 자살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인솔했던 이 학교 강민규 교감이 19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주검을 진도장례식장으로 옮기고 있다. 진도/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학생들 실종에 죄책감 못 이기고 자살

교사들 “얼마나 힘들었으면…” 충격

수학여행을 가다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를 당한 경기도 안산 단원고의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 사고 당시 세월호에서 구조됐던 이 학교 강아무개(53) 교감이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8일 오후 4시5분께 세월호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 인근 야산 소나무에 강 교감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 지난 16일 수학여행 인솔 책임자로 세월호에 타고 있다 구조된 강 교감은 줄곧 진도에 머물며 학생들의 구조를 애타게 기다려왔다. 그러나 지난 17일 오후 9시50분께 진도실내체육관 단상 위에서 교장·교사 10여명이 무릎을 꿇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다 사라져 경찰이 수색을 벌여왔다.

강 교감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유서 2장에는 “모든(수학여행) 일은 내가 추진했고 책임을 통감한다. 내가 발견되면 제자들이 숨진 해역에 화장을 해 뿌려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강 교감이 18일 새벽 1시께 지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돼, 그 직후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이 근무했던 한 교사는 “강 교감은 다정다감하고 마음이 따뜻했던 분이셨다. 학생들에게 유독 정이 많으셨다. 자신이 구조된 뒤 많은 아이들이 실종된 사실을 알고는 무척 괴로워하셨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강 교감이 구조된 뒤 다른 곳으로 옮겨졌는데, 그날 밤 ‘나만 살아서 되냐’며 택시를 타고 진도체육관을 찾아왔다. 그만큼 책임감이 강한 분이었다”고 전했다.

강 교감 자살 소식을 접한 동료 교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교사들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선택을 했겠느냐. 벙어리 냉가슴 앓듯하는 우리도 너무 괴롭다”고 토로했다.

학생들도 “이제 우리 학교 어떻게 되는 거냐. 언니도 오빠도, 좋은 선생님들도 모두 잃게 되는 것 아니냐”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강 교감은 배가 침몰되기 시작한 지난 16일 오전 8시50분께 ‘배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으로 학교 쪽에 상황 보고를 했다. 이어 5분 뒤 “침수가 시작됐다.배가 좌측으로 기울고 있다”고 다시 보고했다. 강 교감은 21분 뒤 다시 교장에게 전화를 걸어 “배가 15도 정도 기운 상태로 정지돼 있다. 해경이 출동했고 승선자 전원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며 당시 상황을 급박하게 전하기도 했다.

강 교감은 공주사대를 졸업하고 1987년부터 교단에 섰으며, 도덕과 윤리를 가르쳐왔다. 2012년 3월 교감으로 승진한 뒤, 안산 양지고 등에서 재직하다 올해 3월1일자로 단원고 교감으로 부임했다. 부인과 1남 2녀를 두고 있다. 진도 안산/정대하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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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