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빈 바랑

천하의 하고 많은 사람 중에 (6 바라밀)

淸潭 2013. 12. 13. 10:06

천하의 하고 많은 사람 중에

 

님에게는 아까운 것 없이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이 마음

거기서 나는 보시를 배웠노라

 

님께 보이고자

애써 깨끗이 단장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지계를 배웠노라

 

님이 주시는 것이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인욕을 배웠노라

 

천하의 하고 많은 사람 중에

오직 님만을 사모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선정을 배웠노라

 

자나깨나 쉴새없이 님을 그리워하고

님의 곁으로만 도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정진을 배웠노라

 

내가 님의 품에 안길 때에

기쁨도 슬픔도 님과 나와의 존재도 잊을 때에

거기서 나는 지혜를 배웠노라

 

이제 알았노라

님은 이 몸께 바라밀을 가르치려고

짐짓 애인의 몸을 나투신 "부처"시라고

 

_춘원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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