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세상사는 이야기

남의일 같지않은 세상사는 이야기

淸潭 2013. 11. 9. 12:10

 

“몸 건강 정신 건강 다 잃었다”…‘기러기 아빠’의 죽음

  • 허자경 기자 
  • 입력 : 2013.11.09 11:07 | 수정 : 2013.11.09 11:40

    아들의 외국 유학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던 50대 남성이 유서를 남겨놓고 숨을 거뒀다.

    지난 8일 오후 9시 43분쯤 인천시 계양구의 한 빌라에서 A(53·전기기사)씨가 숨져 있는 것을 친구 B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경찰에서 “A씨가 최근 들어 ‘죽고 싶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면서 “전화를 해보니 휴대전화가 꺼져 있어 집에 가 봤더니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A씨의 집에선 연탄불과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미안하다. 아빠는 몸 건강 정신 건강 모두 다 잃었다. 가족과 모든 분들께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09년 아내와 아들 둘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고 혼자 살아온 이른바 ‘기러기 아빠’였다. 전기기사인 A씨는 최근 일감이 없는 탓에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학 비용과 미국 체재비(滯在費)는 A씨의 아내가 대부분 부담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연탄불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