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 스님 “절집에 돈이 꼬이면 안 돼” |
동아일보 인터뷰서 “옆 사람 부처라 생각하고 눈물 나게 하지 마라”
|
“종교인들이 존경받지 못하는 (작금의) 현실은 그들 스스로 물질화되고 외형적인 성공만을 추구하기 때문이야. 먹을 게 없으면 깨끗해져. 가난한 집 제사는 우애 있게 지내도 부잣집 제사는 싸움 나잖아.”
설악산 신흥사 조실 오현 스님은 16일 보도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스님은 요즘 우리 정치와 종교를 ‘병든 말이 말라비틀어진 담쟁이덩굴에 묶여 있고, 검은 소가 썩은 물속에 누워 있다(癩馬繫枯椿 黑牛臥死水)’는 원나라 청무 선사의 말을 빌어 표현했다.
스님은 이 말이 “원래 무기력한 상태를 가리킨다. 그렇지만 요즘 헛된 권력이나 힘을 좇는 자들에게도 꼭 들어맞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 |
||
"박 대통령, 과거에 너무 사로 잡힌 듯"
스님은 지난달 3일 만해마을을 동국대에 ‘통째로’ 기부해 세간으로부터 놀라움과 찬탄을 받았다.
이에 대해 스님은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이제는 좀 알려져 만해마을과 만해축전이 돈이 되는 것 같았다. 어디가 제일 운영을 잘할까 생각하다 그래도 학교가 낫겠다 싶어 기부했다”면서도 “절집에 돈이 꼬이면 안 돼. 나 죽은 뒤 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라고 술회했다.
스님은 성추문으로 경질된 윤창중 前 청와대 대변인에 대해서도 “내가 정치를 잘은 모르지만 (윤창중은) 재주는 있지만 살아 온 게 심했어. 독한 말로 남을 짓밟으면서 성공해 진실성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임제록>의 ‘금가루가 귀하긴 해도 눈에 들어가면 독이 된다’는 말을 빌어 사람은 분수에 맞는 처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정 선생의 “능히 벼슬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안 하는 것이 천금이다”라는 말을 빌어서는 최하는 능력이 안 되는데 억지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중인 나도 스마트폰도 쓰고, 세상 바뀐 걸 알고 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아직 아버지 밑에서 보고 배운 과거에 너무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이 스스로 앞장서 변해야 세상 사람들이 편해지는데…”라고 했다.
"부처님오신날은 자신의 모습 돌아보는 날"
오현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은 모두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날이다. 부모는 부모 노릇, 스승과 제자는 그 본분을 다하고 있는지 함께 반성하는 날”이라며 “꼭 불자가 아니더라도 모두 함께 뒤를 돌아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보기에 팔만대장경을 몇 마디로 요약하면 ‘남의 눈에서 눈물 나게 하지 마라’ ‘사람 차별하지 마라’ 이거 아니겠냐. 이렇게 살면 세상 잘 돌아간다”고 했다.
스님은 “부처님이 바라는 세상은 남편을, 아내를, 직장 상사를, 동료를 부처님이다 이렇게 여기면 되지. 꼭 절에 가서 절하고 보시하고 이래야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을 부처님으로 생각하고 공들이고 눈물 나지 않게 하면 돼. 이게 사람들이 태어난 목적 아니겠나. 이걸 잊으면 안 돼.”
[불교중심 불교닷컴, 기사제보 cetana@gmail.com]
'불교이야기 > 명법문 명강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서는 결국 내 마음 치유하는 것” (0) | 2013.05.27 |
---|---|
“마음의 지혜 계발해 진리의 낙 누려라” (0) | 2013.05.27 |
“부처님 깨달은 진리는 색즉시공 공즉시색” (0) | 2013.05.19 |
인류 최초의 교사 부처님은 최고 보다 훌륭함 추구했다 (0) | 2013.05.10 |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불기2557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어 (0) | 2013.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