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어머니의 태도가 금세 바뀌었습니다.
두말없이 문턱에 걸터 앉아 세숫대야에 발을 담갔고
청년은 오른손으로 조심스레 어머니의 발등을 잡았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까이서 살펴보는 어머니의 발..
자신의 하얀 발과 다르게 느껴졌고
앙상한 발등이 나무껍질처럼 보였습니다.
"어머니!
그동안 저를 키우시느라 고생많으셨죠.' 이제 제가 은혜를 갚을게요"
"아니다! 고생은 무슨.... "
"오늘 면접을 본 회사가 유명한 곳이거든요
제가 취직이 되면 더 이상 고된 일은 하지 마시고 집에서 편히 쉬세요".
손에 발바닥이 닿았습니다.
그 순간 청년은 숨이 멎는 것 같았고
아들은 말문이 막혔습니다.
어머니의 발바닥은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어서
도저히 사람의 피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손이 발바닥에 닿았는지 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발바닥의
굳은살 때문에 아무런 감각도 없었던 것입니다.
청년의 손이 가늘게 떨렸고 고개를 더 숙였으며
울음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새어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삼키고 또 삼켰지만
그러나 어깨가 들썩이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한쪽 어깨에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을 때
청년은 어머니의 발을 끌어안고
울음을 터트리며 목을 놓아 구슬피
울기 시작했습니다.
다음날 청년은 다시 만난 회사 사장에게 말하기를
" 어머니가 저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장님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해주셨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만약 사장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어머니의 발을 살펴보거나
만질 생각을 평생 하지
못했을거에요"
"저에게는 어머니 한 분밖에는 안계십니다.
이제 정말 어머니를 잘 모실 겁니다"
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말했습니다
'인사부로 가서 입사 수속을 밟도록 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