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회문시(回文詩)를 소개합니다.

淸潭 2010. 3. 17. 09:08
 회문시(回文詩)를 소개합니다.

 

회문시(回文詩)는 옛 문인들이 가끔 재미삼아 표현했던 시의 형식인가 봅니다.

저도 잘은 모르지만 회문시에도 여러 종류가 있답니다.

오늘 소개하는 회문시는 오언율시(五言律詩)인데 고려시대의 이지심(李知深)이라는 분의 작품입니다.

이 시는 글자를 거꾸로 읽어도 형식과 해석에 아무런 무리가 없다고 해서 회문시가 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散暑知秋早라는 구절을 거꾸로 早秋知暑散이라 읽어도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운자(韻字)와 평측(平仄)도 흐트러지지 않아야 하지요.

 

이제 함께 보십시다. (해석은 저의 졸역입니다.)

 

感秋回文

 

散暑知秋早 悠悠稍感傷

亂松靑蓋倒 流水碧蘿長

岸遠凝煙皓 棲高散吹涼

半天明月好 幽室照輝光

 

가을을 느끼고 회문시를 짓다.

 

더위 흩어지니 가을 가까운 줄 알겠네,

느릿느릿하지만 조금씩 느껴지는구나.

무성한 소나무 푸른 덮개 쳐졌도다.

흐르는 물 절벽에 길게 이어졌구나.

멀리 바닷가 안개 엉켜 뿌옇고,

높은 곳에 사니 부는 바람 흩어져 시원하네.

하늘 반쪽에 밝은 달빛 좋을시고

그윽한 방에 휘황하게 비치는구나.

 

위의 시는 운자가 傷, 長, 凉, 光입니다. 측성운이군요.

****(이 시를 거꾸로 읽으면 이렇게 됩니다.)****

 

光輝照室幽 好月明天半

涼吹散高棲 皓煙凝遠岸

長蘿碧水流 倒蓋靑松亂

傷感稍悠悠 早秋知暑散

 

휘황한 빛이 방에 비춰 그윽한데

좋은 달님 하늘 반쪽 밝히는구나.

서늘한 바람 불어 높은 곳에서 흩어지고

흰 연무는 먼 바닷가에 엉키었구나.

길다란 넝쿨처럼 절벽에 물 흐르고

덮개 쳐진 푸른 소나무 무성하네.

느낌은 조금씩 밀려오는데

이른 가을에 더위 물러간 줄 알겠네.

 

아래의 시는 운자가 半, 岸, 亂, 散으로 역시 측성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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