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세월(歲月) / 김병연(金炳淵)-28

淸潭 2010. 2. 2. 10:58

출처;음악정원

글쓴이;사맛디

 

한시의 산책







      - 세월(歲月)
      - 김병연(金炳淵) 年年年去無窮去 日日日來不盡來 년년년거무궁거 일일일래불진래 年去日來來又去 天時人事此中催 년거일래래우거 천시인사차중최 해마다 해는 가고 끝없이 가고 나날이 날은 오고 쉼없이 오네 해가 가고 날이 오고 오고 또 가니 하늘 때 사람 일이 이 속에 바빠 해가 가고 달이 가도 새날은 끊임없이 온다. 내게로 오는 매일이 쌓여 한 달이 되고 한 해가 간다. 사람은 시간 속을 지나가는 나그네일 뿐이다. 오는 인연 받고 가는 인연 보낼 뿐, 가는 사람 잡지 말고 오는 사람 막지 말 일이다. 숨가쁘게 오가는 시간 속에 공연히 부산한 건 세월이 아닌 바로 나다. 김삿갓 특유의 말장난이 재치로운 시다. 시 한편에서 같은 글자가 두 번 나오는 것도 마땅찮은데, 한 구절에 같은 글자가 세 번과 두 번씩 나온다. 년(年)과 일(日)자가 모두 4번, 거(去)와 래(來)도 4번씩 썼다. 한 해의 마지막 섣달 12월이다. 해마다 보내고 맞이하는 게 자연의 순환이지만 우주의 본래 중심은 변함이 없다. 가고 옴은.. 모두가 인간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죽장에 삿갓 차림으로 각지를 방랑하며 해학과 풍자의 시작품을 남긴 김삿갓, 그도 말년에 무심한 듯 허심한 듯 읊조리고 있는 글에 한없는 자련自憐의 눈물이 고여 있음을 어찌 모른다 할 수 있으리.. 다음과 같은 `표랑일생漂浪一生`의 자탄도 있다. 鳥巢獸穴皆有居 顧我平生我自傷 조소수혈개유거 고아평생아자상 芒鞋竹杖路千里 水性雲心家四方 망혜죽장로천리 수성운심가사방 날집승 길짐승도 집이 있다만 / 내 평생 돌아보니 마음 아파라 / 짚신에 대지팡이 길은 일천리 / 물 따라 구름 따라 사방이 내 집 / 지금 김삿갓이 살아있다면 이 추운 겨울 날 짚신에 감발한 채 술 한 잔에 시 한수로 눈보라 치는 어느 외진 산길을 걷고 있을까? 나비떼처럼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그는 이렇게 노래할 것이다. 날아라 날아라, 훠어이, 훠이.. * 김병연(金炳淵 1807~1863) 자 성심(性深). 호 난고(蘭皐). 속칭 김삿갓(金笠). 조부인 선천 부사(宣川府史) 김익순(金益淳)이 홍경래의 난에 항복하여 가문이 적몰된 것에 굴욕을 느껴, 죽장에 삿갓 차림으로 각지를 방랑하며, 해학과 풍자의 많은 시작품을 남겼다. <김립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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