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끝나자 정치인 발길 '뚝'…태안은 '대선용(?)'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전국 당원들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원봉사하도록 하겠다. 최대한 신속히 피해를 보상하고 복구하는데 노력을 다하겠다"(12월 9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3만 피해주민들의 생계가 막막하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죽을 힘을 다하겠다. 피해주민들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12월 15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전 대통령 후보)
대통령선거가 끝나고서 정작 태안을 찾는 정치인들의 방문은 끊어져 그동안의 방문이 '정치 쇼'가 아니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후보들로 들끓던 태안 기름유출 피해 현장, 정치인들의 모습은 더는 찾아볼 수 없다.
대선이 끝난 지 벌써 사흘째지만 태안을 찾는 유력 정치인들의 발걸음은 뚝 끊겼다. 선거 당일인 19일 오후, 몇몇 대선 후보들의 봉사활동이 정치인들 방문의 전부.
현장에서 만난 태안 현지 자원봉사자들은 결국 기름 범벅이 된 태안조차 '대선용'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구름포 해수욕장에 자원봉사를 나온 김동일(47) 씨는 "섭섭하죠. 많이 섭섭하죠. 그래서 정치인 아니겠느냐"며 "정치인들은 상황마다 행동이 달라지는 것 같다"라며 서운함을 표시했다.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만난 이창섭(55) 씨는 "선거할 때는 국민에게 표를 의식해서 PR 하러 왔다가 선거 끝나니 아예 무관심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태안은 결국 '대선용(?)']
투표권이 없는 어린 학생들 눈에도 정치인들의 무관심은 달갑지 않게 비쳤다.
"나빴죠! 솔직히. 대통령 되면 다인 줄 알아요. 도와주는 게 없어요. 같이 하는 모습 보여주면 좋은 데 그런 것도 없고…." 봉사활동에 나선 태안중학교 3학년 가명상(16) 군의 말이다.
고등학교 3학년 서늘(19) 양은 "좀 (보기에) 그렇다. 막상 중요할 때는 전부 등 돌려버리고. 여기 한 번 와서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정원석(19)군은 "일종의 퍼포먼스 아니었냐. 이미 알고 있다"라며 정치인에 대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 이명박 당선자, 당분간 태안 방문 계획 없어
정치인들의 모습과는 반대로 21일 하루 동안 태안을 찾는 '개미손' 자원 봉사자들의 수는 줄지 않았다. 연말 송년회도 반납하고 구슬땀을 흘리는 봉사자들의 모습은 '순수함' 그 자체였다.
경기도 시흥의 신천연합병원에서 자원봉사를 나온 박홍렬(31) 씨는 "오늘이 원래 송년회 날인데 비용은 성금으로 전달하고 송년회는 반납했다"라며 "직원 40명이 나와서 뜻 깊은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정치인들의 행동을 묻는 질문에는 웃으며 "별로 도움도 안되니 없었던 셈 친다"라고 답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통령 당선이나 패배 수락 연설에서 태안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줄도 없었다. 한나라당 측에 확인 결과, 당분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태안 방문계획은 없는 상태다.
승자와 패자가 엇갈린 17대 대통령 선거, 선거가 끝나자 정치인들의 머릿속에서 망가진 삶의 터전에서 신음하는 어민들의 목소리는 이미 지워진지 오래인 것 같다.
CBS사회부 강현석 기자 wicked@cbs.co.kr
"3만 피해주민들의 생계가 막막하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죽을 힘을 다하겠다. 피해주민들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12월 15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전 대통령 후보)
대통령선거가 끝나고서 정작 태안을 찾는 정치인들의 방문은 끊어져 그동안의 방문이 '정치 쇼'가 아니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후보들로 들끓던 태안 기름유출 피해 현장, 정치인들의 모습은 더는 찾아볼 수 없다.
|
대선이 끝난 지 벌써 사흘째지만 태안을 찾는 유력 정치인들의 발걸음은 뚝 끊겼다. 선거 당일인 19일 오후, 몇몇 대선 후보들의 봉사활동이 정치인들 방문의 전부.
현장에서 만난 태안 현지 자원봉사자들은 결국 기름 범벅이 된 태안조차 '대선용'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구름포 해수욕장에 자원봉사를 나온 김동일(47) 씨는 "섭섭하죠. 많이 섭섭하죠. 그래서 정치인 아니겠느냐"며 "정치인들은 상황마다 행동이 달라지는 것 같다"라며 서운함을 표시했다.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만난 이창섭(55) 씨는 "선거할 때는 국민에게 표를 의식해서 PR 하러 왔다가 선거 끝나니 아예 무관심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태안은 결국 '대선용(?)']
투표권이 없는 어린 학생들 눈에도 정치인들의 무관심은 달갑지 않게 비쳤다.
"나빴죠! 솔직히. 대통령 되면 다인 줄 알아요. 도와주는 게 없어요. 같이 하는 모습 보여주면 좋은 데 그런 것도 없고…." 봉사활동에 나선 태안중학교 3학년 가명상(16) 군의 말이다.
고등학교 3학년 서늘(19) 양은 "좀 (보기에) 그렇다. 막상 중요할 때는 전부 등 돌려버리고. 여기 한 번 와서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정원석(19)군은 "일종의 퍼포먼스 아니었냐. 이미 알고 있다"라며 정치인에 대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 이명박 당선자, 당분간 태안 방문 계획 없어
정치인들의 모습과는 반대로 21일 하루 동안 태안을 찾는 '개미손' 자원 봉사자들의 수는 줄지 않았다. 연말 송년회도 반납하고 구슬땀을 흘리는 봉사자들의 모습은 '순수함' 그 자체였다.
경기도 시흥의 신천연합병원에서 자원봉사를 나온 박홍렬(31) 씨는 "오늘이 원래 송년회 날인데 비용은 성금으로 전달하고 송년회는 반납했다"라며 "직원 40명이 나와서 뜻 깊은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정치인들의 행동을 묻는 질문에는 웃으며 "별로 도움도 안되니 없었던 셈 친다"라고 답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통령 당선이나 패배 수락 연설에서 태안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줄도 없었다. 한나라당 측에 확인 결과, 당분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태안 방문계획은 없는 상태다.
승자와 패자가 엇갈린 17대 대통령 선거, 선거가 끝나자 정치인들의 머릿속에서 망가진 삶의 터전에서 신음하는 어민들의 목소리는 이미 지워진지 오래인 것 같다.
CBS사회부 강현석 기자 wicked@cbs.co.kr
'쉼터 > 요즘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안 해변에 '산타 등장' (0) | 2007.12.25 |
---|---|
박근혜를 보면 ‘이명박 정부’가 보인다 (0) | 2007.12.24 |
꿈을 버린 현실주의는 위험하다 (0) | 2007.12.23 |
태안 앞바다는 아직도... (0) | 2007.12.22 |
대선후의 표정들 (0) | 2007.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