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세상사는 이야기

나를 울린 "고종수"

淸潭 2007. 10. 17. 16:24
 

토요일에 고종수 관련 기사를 봤습니다.


(기사원문 보기!)

http://sports.media.daum.net/nms/soccer/news/general/view.do?cate=23758&newsid=182887)
 

고종수, "연봉 공개는 서운함 반, 이해 반"

[OSEN=대전, 남장현 기자] " 글쎄, 이게 부활일까요. 아직 많이 부족하죠 " .

대전 시티즌의 '앙팡 테리블' 고종수(29)의 최근 활약을 놓고 축구팬들은 설왕설래하고 있다. 이 논란의 주제는 과연 고종수가 예전의 모습으로 완벽히 부활했느냐는 것. 얼핏 보면 그럴 법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많은 게 사실이다.

소속팀 대전을 파죽지세 상승세로 이끌고 있는 고종수는 올 시즌 후반기 들어 9경기에 출장해 1골-1도움을 기록했다. 90분 풀타임 경기도 벌써 6차례나 소화했다. 45분도 채 소화하지 못할 것이란 팀 합류 초반의 우려를 생각한다면 분명 엄청난 발전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선수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 11일 오후 대전 선수단의 연습구장인 KT연구소 제2경기장에서 만난 고종수는 자신을 둘러싼 '부활설(?)'에 대해 명쾌히 답했다.

" 아뇨, 부활은 절대 아닙니다. 부족한 게 너무 많아요. 섬세함과 당장 골로 연결할 수 있는 패싱에서 많이 부족합니다.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입장은 아직 아닌 것 같아요. 현재로선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 .

지나치게 겸손(?)한 느낌. 하지만 고종수는 자신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스승' 김호(63) 감독에게 계속 배울 수 있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 확신했다. 남은 일정을 마친 뒤 올 겨울 꾸준히 동계훈련을 소화하면 다가올 시즌에는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고종수는 대전에 처음 안착한 뒤 전반기 내내 '출전은 언제쯤'이란 의문에 시달려왔다. 자신 역시도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어 온 몸이 근질근질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뛸 만하면 잔부상이 생기는 바람에 기회를 놓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 정말 괴로웠죠. 좀 몸이 된다 싶으면 허벅지며, 사타구니며 통증이 찾아왔으니까요. 급격한 체중 조절이 가져온 결과였죠. 야채만 먹고 하루 4차례 훈련을 하니 몸이 남아나질 않더군요. 쉽게 말해 한마디로 근육에 힘이 붙지 않았어요. 어쩔 수 없었어요 " .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김호 감독과의 각별한 관계. 지난 1996년 수원 삼성의 창단 멤버로 프로에 데뷔했던 고종수는 김호 감독에 대한 물음에 금세 " 한국 최고의 사령탑 " 이라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단지 옛 스승이라서가 아니다. 이유는 대부분 팬들의 생각과 일치할 것 같다. 그는 김호 감독이 추구하는 화끈하고 재미있는 공격 축구를 예로 꼽았다.

" 우리 팀은 말 그대로 '모 아니면 도'식의 축구를 지향합니다. 승점을 챙기기 위해 걸어잠그는 형태의 축구를 하면 당장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이기고 싶어 가끔 그렇게 될 때도 있는데 자꾸 실점도 당해봐야 득점도 할 수 있다는 게 김 감독님의 생각이에요 " .

고종수가 김호 감독을 신뢰하는 이유는 그뿐만 아니다. 선수들과 팬들에 대한 김 감독의 각별한 관심과 애정이다. 선수들에게는 꾸준히 자신감과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축구를 늘 주문한다는 것. '성적이 곧 생명'인 프로의 세계에서 정말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 잘 안풀려서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감독님의 따스한 한마디는 큰 힘이 되요.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늘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시고. 복장조차 프로답게 착용하라고 늘 말씀하세요. 특히 팬들이나 주위 사람들과 '사적 만남'을 갖더라도 슬리퍼 등 예의에 어긋나는 것을 반대하세요. 이런 작은 부분이 그 분을 크게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 .

자신의 직설적인 어투도 할 말을 하는 김호 감독의 영향이 크다고 했다. 고종수는 소신껏 제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되느냐고도 반문했다. 필요할 때 후배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고 혼을 내는 것도 여기서 기인했단다. 차라리 두루뭉실 돌려서 얘기하는 것보다 훨씬 인간적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 제가 실패를 경험했잖아요. 기술적인 부분을 후배들에게 지적하진 않아요. 가르칠 자격도 없고요. 후배들에게 배울 부분도 있잖아요. 전 저보다 좋은 기술을 가진 후배들이나 선배들이 있으면 스스럼없이 물어봐요. 다만 제가 프로생활을 통해, 그리고 그간의 경험을 통해 배운 점들을 충고삼아 말해줌으로써 후배들과 저의 발전을 함께 꾀하자는 생각이에요 " .

고종수는 예전과 지금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마인드의 차이'라고 말했다. 철없던 시절, 축구 외적인 일에 너무 신경쓰다보니 점차 실력도 떨어지고, 불필요한 자만심만 커졌다고 했다. 되돌아간다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웃음도 지어보인다.

" 뭐랄까. 그땐 정말 잘나갔잖아요. 국가대표팀이나 소속팀이나 마치 제가 없으면 안될 것 같고요. 불성실했고, 자만했고 참 한심했어요. 다 부질없는 일이라 느꼈을 때는 이미 늦어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마인드 자체를 바꿨어요. 정말 축구에만 전념하고 싶어요. 그간의 모습을 만회하고 싶어요 " .

지나친 스포트라이트도 부담스럽단다. 지금이 가장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지만 '국가대표팀에서 다시 부른다면' 이라는 질문에는 조금 뜸을 들였다. 역시 미련이 남아있을까. 그러나 금세 고개를 저어보였다. 하고는 싶지만 자신보다 좋은 선수가 많아서란다.

" 아직 생각이 없어요. 주위에 훌륭한 동료들도 많고요. 그저 묵묵히 지금에 충실할 겁니다. 좋은 소식이 있으면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또 그렇지 않더라도 크게 연연하진 않아요. 서운하지도 않고요. 이래뵈도 월드컵에 한 번 나갔잖아요. 지금에 만족할래요 " .

인터뷰 말미에 최근 이슈가 됐던 '연봉 논란'을 조심스레 꺼냈다.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한 고종수는 '서운함 반, 이해 반'이라고 말했다. 굳이 숨길 것도 없지만 그대로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있는데 조금은 부끄럽기도 했단다.

" 처음엔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물론 연봉 생각은 하지 않고 대전에 안착한 거였지만. 추락할 대로 추락해서 왔으니 연봉 안줘도 한 번 보란듯 재기해보자는 생각이었죠. 헌데 막상 터지고 나니 서운하더라고요. 물론 저를 위한 기사였다는 것은 잘 알아요. 기사를 쓴 분의 의도도 이해해요. 지금은 괜찮아요 " .

고종수는 이제 다시 날개를 폈다. 언제 축구를 그만두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 순간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각오다. 비참함이 없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팬들에게 영원히 기억되고 싶단다.

" 저는 운동장에서 말할래요. 팬들에게 제 플레이가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할 것 같아요. 부상없이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어요. 훗날 그 분들의 입에서 '최고의 선수였다'고 회자되는…. 가장 어려운 일일까요? " .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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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됐던 연봉공개 문제에 대해 인터뷰한 내용이었는데
확실히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부활은 절대 아니다,  현재로선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성숙해 졌구나.
실력뿐 아니라 진짜 '선수'가 되었구나..'
기사를 읽고 있자니 뭉클해 지는 느낌이었답니다.


그런데 오늘 기사를 읽고 그만 울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기사원문 보기 2)

 http://sports.media.daum.net/nms/soccer/news/general/view.do?cate=23758&newsid=184681)

가난한 시민구단의 소중한 벗 '팬'

[플라마]

2007 K 리그 마지막 정규 리그 경기가 치러진 14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은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경기에 이기더라도 6강행이 쉽지 않았던 대전이었기에 이날 승리와 6강 진출확정은 팬들에게 기적과도 같은 결과였다.

그동안 '대전 시민구단'이라는 명예로운 이름 앞에 항상 따라다니던 '가난'이라는 단어. 대전은 팬들 사이에서 가난한 시민구단으로 불려왔다. 재정이 어려운 만큼 창단 10년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날 '기적'이 없었더라면, 창단 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이란 꿈은 다시 꿈으로만 머물러야 했었다.

시즌 초 성적 부진과 최윤겸 전 감독과 이영익 수석코치 간의 불화로 인한 동반 퇴진까지. 그동안 정말 마음고생이 많았던 대전 팬들에게 이번 6강 진출은 생각지도 않았던 큰 감동이었을 것이다.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여기저기서 울먹이는 소녀팬들이 보였고, 많은 사람이 목이 터져라 대전을 외쳐댔다. 몇몇 대전 서포터즈는 흥분한 나머지 경기장으로 뛰어들어 선수들에게 달려갔고, 당황한 경호원들이 재빨리 뛰어가 그들을 제지하기 시작했다. 아마, 경호원들도 그런 상황이 즐겁긴 마찬가지였을 듯싶다.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하는 팬을 목격한 구단 관계자는 이내 달려와 경호원을 말리는 모습을 보였다. 구단 관계자도 뛰어내려 온 팬의 마음을 이해하는 듯했다.

▲ 경호원에게 붙잡힌 채 " 고종수 " 를 외치는 팬에게 다가가 포옹해주던 고종수
 

▲ 경호원에게 제지당하고 있던 팬에게 다가가 포옹해주는 강정훈

▲ 경기 종료 1시간후에도 응원가를 부르며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팬

▲선수단 버스가 있는 곳에는 팬들이 가득했다. 동원된 경찰들이 일렬로 서서 대기하고 있었고, 팬들은 응원가를 부르면서 선수들을 기다렸다.

▲ 선수들을 기다리는 팬들

▲ 'I♥DCFC'

▲ 계속 깃발을 흔들며 응원가를 부르던 대전 서포터즈

▲ 버스가 나오자 팬들은 버스를 따라가며 선수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 버스가 떠나자 아들과 함께 나온 데닐손

선수들이 떠나고 나서도 응원가를 부르며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하던 팬들. 마지막까지 선수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그들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극적으로 6강에 합류한 만큼 대전이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로 팬들에게 다가가기를 기대해본다.

[플라마ㅣ대전월드컵경기장=구윤경] bjandme@eflamm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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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흔한 편이긴 하지만
이렇게 사진 한장을 보고 울어버리다니..

6강진출이란 결과보다 더 멋져보이는 장면..ㅎ

 

저렇게 경기장에 뛰어들어 고종수를 외치는 팬을 그냥 부둥켜 안을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은 저 마음.


지난 몇 년간 와신상담하며 쓴 눈물을 삼켰을 선수와
시민들의 힘으로 꿋꿋이 대전시티즌을 지켜온 서포터스 여러분들..

 

어떤 장면보다 멋진 그림이었습니다.

 

연고지가 어디냐 누구 서포터스냐 이런 걸 다 뛰어넘어서 진짜 진심이 느껴지는 감동의 장면이었습니다.